[기자수첩] 보고서로 알아보는 2022 결산 및 2023 세계 VC 동향 – ② US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액수 모금한 2022년 미국 펀드 분명하게 하락세로 돌아선 후기 단계 기업들 2023년 트렌드는 ‘다운라운드’ 자금 조달 위해 벨류 하락 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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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세계 경제가 직면할 과제는 2022년에 이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문제, 글로벌 공급망 구조조정 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벤처 경제에서는 2022년을 정리하는 한편 2023년을 예측한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와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제전망과 함께 세계 벤처 업계를 관통할 트렌드를 함께 살펴본다.


2022년은 미국 벤처 투자 업계에 있어 첫 번째 하락세를 기록한 해다. 미국의 VC 거래 건수와 VC 투자 총액 모두 22년 4분기 내내 계속 감소했다. VC 투자액은 21년 4분기 사상 최대 기록에서 3분의 1 미만으로 크게 감소했다. VC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사상 최고치지만, 많은 VC 투자자들은 대규모 투자를 철회했다. 투자활동의 둔화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2년 4분기에 VC 들이 집중한 분야

대체 에너지, 배터리 스토리지, 클린테크, ESG, 군사 및 우주 중심 솔루션, B2B 솔루션, 보건 및 생명공학 분야가 22분기 VC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1년간 미국 정부는 EV 생태계 개발 및 에너지 인프라 개발에 상당히 유리한 법률을 추진해 왔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기조를 따라 투자했고 해당 분야에 VC 투자를 촉진할 수 있었다. △항공 우주 및 방위 회사 Anduril 15억 달러 △원자력 혁신 회사 TerraPower 8억 3천만 달러 △에너지 스토리지 회사 Form Energy 4억 5천만 달러를 조달하는 성과가 있었다.

지속 가능성과 ESG 활동에 대한 전 세계적 트랜드 속에서 기업들은 투자 유치를 위해 해당 주제를 이해하고 보고해야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규제 보고 요건을 관리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었고, ESG 중심 솔루션과 레그테크 솔루션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됐다. 이러한 수요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2022년 미국의 모금 활동 추세

미국의 벤처 투자금액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상장시장의 혼란과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제약 등이 펀드 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장의 컨센서스와 반대되는 결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기침체 이전에 이미 논의되고 있던 펀드들의 결성으로 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경기 회복의 신호가 아니라는 의미다.

반면 벤처 투자횟수는 2022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기존 VC 기업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유동성 공급자들이 신생 펀드보다는 검증된 VC 기업과 펀드 매니저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22년 4분기에는 자금 조달 시기가 눈에 띄게 바뀌어 자금이 완전히 자본화 되는데 최근 몇 년 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이에 따라 총 모금액은 2023년으로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성숙 기업들은 2022년에 목표를 어떻게 조정했는가?

후기 기업의 비용 절감 기조가 완전한 뉴 노멀이 됐다. 이제 대량 해고는 실리콘 벨리에서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한편 초기 기업은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성장성이 가장 중요하고 수익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2022년 동안 비용을 억제하고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도록 강요받았다. 

22년 4분기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기술 회사들이 다음 자금조달 라운드를 연기하거나 IPO 창구가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현금 보존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들의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것이 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금 관리에 대한 집중과 평가 하락 압력은 후기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초기 투자 단계에서 VC 투자 감소는 훨씬 덜 심각했다. 대부분의 시리즈 A 및 B 기업이 이미 최소 금액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 라운드를 지연시킬 수 없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2022년 VC 단계별 기업가치의 중앙값 데이터 중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후기 단계에 있는 기업의 가치 평가액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상세 데이터를 살펴보면, 상반기에는 미미한 수준으로라도 전년도보다 증가한 수치를 보였지만, 3분기 이후로 분명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3분기부터 후기 단계에 있는 기업들의 벨류가 분명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편 유니콘 기업들은 다운라운드를 회피하기 위해 결사적이다. 22년 4분기 동안 미국 VC 업계에서는 스타트업들의 벨류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열중했다. 많은 기업들이 브릿지 펀딩을 조달하거나 다운 라운드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기 위해 플랫 라운드를 개최하거나 기존 펀딩 라운드의 연장을 실시했다. 

유니콘 지위 상실에 따른 부정적인 평판과 직원들의 사기 하락을 감안할 때 기존 가치 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은 특히 10억 달러 규모의, 이를테면 유니콘이라는 문턱을 맴도는 기업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이제 이들 기업의 현금 보유고가 소진됨에 따라 다운라운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에 따라 가치가 평가되는 경우가 많으며, 높은 가치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투자 조건을 수용해야 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에게 매각이나 청산 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복수의 청산 우선권 또는 특정 성과 지표에 기초하여 기업의 평가를 조정하는 Ratchet 등이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옵션들의 본래 목적은 투자자의 투자를 보호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이 실적을 잘 내고 높은 가치를 유지하도록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2022년 미국의 엑싯 추세

2022년 4분기까지 미국에서는 686억 달러를 회수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6054억 달러에 비해 대략 88% 하락한 수치다. 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52억 달러를 회수했는데, 직전 분기 대비 약 60% 하락했다. 2분기에서 3분기에 하락한 10%에 비해 매우 급격히 줄었다. 2022년 1분기부터 급격한 하락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총회수 금액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 달러 이하를 기록했다.

엑싯이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IPO가 실종되고, M&A조차 줄었다. 규모에 따라 살펴보면, 5억 달러 이상의 대형 엑싯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수 있는 IPO의 통로가 닫히고 있기 때문에 대형 엑싯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거시경제 불확실성의 폭풍을 공공 시장이 견뎌내는 와중, 스타트업들의 기존 출구전략은 2022년에 큰 타격을 입었고, 22년 4분기 말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많은 성숙 기업들의 기업 가치 하락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M&A는 지난 분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저조한 상태를 유지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벨류가 더 떨어질지 여부를 보기 위해 주저하거나 기업들이 현금 부족, 최상의 조건에서 매각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 절감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23년 1분기에 예상되는 흐름

23분기를 앞두고 미국 VC 투자는 에너지와 B2B 솔루션을 포함한 우선순위가 높은 섹터를 제외하고 억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연금 및 국부펀드가 투자 배분을 검토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2023년 후반에 VC 투자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 발생하는 기술 부문의 정리해고 건수를 감안할 때, 인재들은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인건비가 업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신규 스타트업의 상승세가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들이 공모 연기를 선택하고 있어 2023년에도 미국 내 기업공개(IPO) 건수가 상당 기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IPO라는 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법이 막힘에 따라,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후발 기업들의 다운라운드는 더 흔해질 것이다. ‘다운 라운드’는 기업이 이전 펀딩 라운드에서보다 낮은 평가액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펀딩 라운드를 말한다. 기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거나 시장 상황이 달라졌거나 투자심리가 위축됐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성숙 기업들이 자본을 더 조달하지 못하고 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재원이 바닥난다면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낮은 평가액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낮아져 투자 대가로 낮은 밸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낮은 평가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 다른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다운라운드가 더더욱 흔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던 일부 기업의 가치가 그 수준 이하로 떨어져 더 이상 ‘유니콘’으로 불리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니콘이라는 지위를 지키지 위해 해당 회사들은 미래 성장 잠재력에 불리한, 이를테면  Ratchet과 같은 조건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