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OTT 전성시대’, 통신 3사서 쏟아지는 OTT 결합 요금제
국내 통신 3사, 경쟁적으로 OTT 결합 상품 선보여, 해외서도 동일한 시장 상황 소비자로선 고마운 결합 상품, 비싼 데다 다양하기까지 한 OTT 이용 부담 낮춘 덕 통신사의 고객 유치 전략, OTT 결합 요금제 넘어 직접적인 콘텐츠 투자까지
SK텔레콤, KT, LGU+ 등 국내 통신 3사가 OTT 구독료와 통신 요금을 결합한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유료 방송 사업자의 대표격인 IPTV까지 OTT와 결합 요금제를 출시하는 추세다. 방송 시장 패러다임이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에서 OTT로 전환된 까닭이다.
급증하는 국내 통신+OTT 결합 상품
국내 통신 3사 중 먼저 SK텔레콤은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우주패스 all·웨이브(Wavve)·플로(FLO) 중 원하는 상품 2가지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내년 상반기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도 출시할 전망이다. KT는 다이렉트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4개월 동안 티빙(TVING) 혹은 디즈니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넷플릭스, 지니뮤직·밀리의서재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커스텀해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선보였다. LGU+는 무제한 요금제인 5G 프리미어 레귤러 이상 요금제 가입 고객에 한해 넷플릭스·티빙·유튜브 프리미엄·디즈니플러스 등 다양한 OTT 서비스를 제공한다.
IPTV와 OTT 결합 요금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 KT, LGU+ 등 국내 IPTV 3사는 OTT 게이트웨이를 자처할 정도다. SK브로드밴드는 애플 4K 셋톱박스와 OTT 박스인 ‘플레이Z’를 통해 OTT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고, KT는 지난해 자사 IPTV 브랜드를 ‘지니TV’로 전면 개편하고 OTT 전용관을 별도로 마련했다. LGU+는 OTT와 콘텐츠 시청에 최적화된 IPTV인 ‘OTT TV’를 선보였다. 아울러 케이블TV와 위성방송들도 OTT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은 해외에서도 관측됐다. 지난 6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소비자들이 5G 무제한 요금제와 OTT 서비스,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 등의 혜택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다양한 OTT 플랫폼의 구독·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OTT 올인원 플랫폼 ‘플러스 플레이’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며 통신사와의 결합 상품을 넘어 OTT간 결합 상품의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치솟는 OTT 이용료, 통신사서 OTT 결합 상품 선호할 수밖에
통신사들의 경쟁적인 OTT 결합 상품 출시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OTT의 연이은 구독료 인상이 거론된다. 실제로 올 하반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자사 OTT 서비스의 구독료 인상을 단행했으며, 애플도 25일(현지 시각) 애플TV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월 6.99달러(약 9,500원)에서 9.99달러(약 13,500원)로 40%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올해 초부터 수익개선과 가입자 수 증진을 위해 타인과의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같은 가구 구성원 내에서만 예외적으로 계정 공유를 허용했으며, 디즈니플러스 역시 내달 1일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비밀번호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실제 구독료뿐만 아니라 소비자 체감 구독료마저 상승한 탓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신사 결합 상품을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7월 발표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통신 요금에 OTT 서비스가 포함되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의 사용 비율은 이동통신만 22.7%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현재 이동통신 요금제로 OTT를 이용 중인 응답자의 47.3%는 통신사 선택 시 OTT 혜택 여부가 주요한 결정요인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OTT 둘러싼 통신사 간 본격 경쟁 시작되나
한편 통신 업계 관계자들은 통신사에서 OTT가 갖는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객이 통신사를 선택할 때 각 통신사와 결합한 OTT 플랫폼의 콘텐츠가 주된 요인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략은 신규 가입자 유치와 기존 고객 유지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KT는 OTT 결합 요금제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며 올해 2분기 5,76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5%나 증가한 수치다. 또 동기간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4,634억원의 영업이익을, LGU+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2,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합치면 약 1조원을 상회하는 대기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는 제휴 OTT 플랫폼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토대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통신사 간 경쟁이 점점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KT는 스튜디오 지니를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선보였고, 메가 히트를 거뒀다.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 경쟁력을 선점한 KT는 내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30여 편을 제작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할 전망이다. 통신업계가 단순 통신 서비스를 넘어 OTT와의 합종연횡으로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