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아이폰15 시리즈’ 판매 주춤, 반면 화웨이폰은 출시 한 달 만에 시장 점유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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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Gfk "아이폰15 시리즈의 최근 한 달간 중국 판매량 6% 감소"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 향후 ‘글로벌 실적’ 타격 불가피
‘애국’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화웨이폰, 아이폰과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아이폰15 시리즈/사진=애플

중국 시장 내 아이폰15 시리즈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시장조사기관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초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의 ‘아이폰 금지령’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신제품 출시 때문이다. 사실상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애플이 화웨이에 밀렸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가운데, 애플의 전체 판매 실적 중 19%에 달하는 중국 시장의 최근 부진은 글로벌 실적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예상치보다 중국 내 판매량 저조한 ‘아이폰15 시리즈’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의 최근 한 달간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도 아이폰15의 중국 내 출시 후 17일간 판매량 감소 폭을 전작 대비 4.5%로 추정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는 중국과 북미 지역 등 40여 개 국가에서 1차 출시됐다.

아이폰15 판매 부진의 첫 번째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 등 애플에 대한 규제 조치가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금지 명령을 내렸다. 최근에는 아이폰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착수했다.

화웨이가 지난 8월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가 예상 밖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아이폰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메이트60 프로는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대 판매량을 돌파하며 전작의 2배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미국의 압박으로 난관에 봉착한 국민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국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중국 시장 부진이 가져올 결과

애플의 이번 중국 사업 부진은 글로벌 실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플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3.7%로 1위였으며, 올 1분기에도 19.9%로 여전히 1위를 지켰다. 올해 3분기부터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한 14.2%에 그쳤지만, 아직까지는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애플이 내놓는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점도 애플의 글로벌 실적 전망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11일 “향후 애플의 시가총액이 더 크게 감소할 수 있다”면서 “애플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뚜렷한 반전 계기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 비전프로와 같은 신제품도 단기간 매출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애플카도 루머에 불과한 제품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29일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사진=화웨이

애플, 사실상 화웨이에 밀렸다”는 평가도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화웨이에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가 이달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시장 내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인 반면, 화웨이와 샤오미, 아너 등 현지 업체의 중국 시장 스마트폰 판매는 두 자릿수까지 성장하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제프리스의 분석가들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미국의 강도 높은 수출규제 영향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그간 애플은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미국 정부의 규제로 고사양 스마트폰 및 반도체를 개발하기 어려워지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냈지만, 최근 화웨이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모바일 반도체를 탑재한 ‘메이트60 프로’를 선보이면서 중국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웨이의 성공을 두고 애플이 더 이상 규제로 인한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애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약 4,000만 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이폰15 시리즈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화웨이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애플 주식도 이러한 중국 시장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57% 가까이 상승했지만,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 나온 뒤로 30일(현지 시간)까지 12.9% 가까이 하락했다. 애플의 현재 시가총액은 2.2조 달러(약 2,987조원) 수준으로, 지난 석 달간 약 1조 달러(약 1,358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