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기업 아이젠사이언스, 42억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전사체 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인공지능 플랫폼 보유 부작용 적은 약물, 난치성 질환 약물 개발에도 효과 스위스 등 글로벌 빅파마, 신약 개발에 AI 도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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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려대학교 기술지주 YouTube 캡처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아이젠사이언스(대표 강재우)가 프리 시리즈 A로 4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메디톡스벤처투자, 쿼드자산운용, 고려대학교 기술지주가 참여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강재우 대표가 2021년 4월 창업한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이다. 강 대표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고려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글로벌 인공지능 신약 개발 경진대회에 참가했던 당시 다수의 우승 경험을 통해 획득한 신약 개발 전주기 관련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아이젠사이언스 강재우 대표는 5일 “이번 투자를 통해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2023년까지는 최소 3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에서 선도물질 이상의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국내외 제약사들과 사업개발 성과도 창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별화된 AI 플랫폼

아이젠사이언스는 단백질 구조 기반의 다른 인공지능 신약 개발사와는 차별화된 세포 수준의 전사체 데이터(transcriptome profiles) 기반의 신약 개발 인공지능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질환 표적의 녹다운(Knock down)과 유사한 수준의 전사체 변화량을 유도하는 신규 구조의 약물을 스크리닝 및 설계할 수 있다.

이로써 약물의 오프 타깃 효과(Off-target Effect, 타깃 외의 조직 및 장기에서 치료 유전자가 발현되는 현상)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기술은 환자의 전사체 정보를 이용해 질환 표적이 명확하지 않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서 가상 전사체 지도를 확장해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하고 전사체·구조기반 연계 혁신 분자설계 기술을 포함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자체 항암제 및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해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유토이미지

AI 신약 시장의 성장

최근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는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전통적인 약물 연구개발 과정에서는 개발 전 대상 질환을 정하고 관련 논문을 필터링한 뒤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신약 개발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이며 비용은 약 2~3조 원 이상이다. 실패 확률은 92%로, 들이는 노력 대비 성과를 거둘 확률이 적은 셈이다.

하지만 해당 과정을 AI 알고리즘이 수행할 경우 한 번에 100만 건 이상의 논문을 탐색할 수 있어 수십 명의 연구자가 1~5년간 해야 할 일을 하루 만에 진행할 수 있다. AI 플랫폼은 오랜 기간 축적된 방대한 연구 자료와 병원 진료 기록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혁신적인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찾아내 약의 효능을 예측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이에 스위스 제약사 로슈나 미국의 얀센과 화이자, 독일의 바이엘 등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AI 플랫폼 기업과 손을 잡고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세계적으로도 아이젠사이언스와 같은 신약 개발 AI 스타트업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대웅제약을 비롯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등 많은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AI 전문기업과 협력해 AI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AI 신약 개발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매년 40%씩 성장해 2024년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자체적인 인공지능 플랫폼을 갖춘 아이젠사이언스가 성장하는 시장 속에서 차별화된 의약품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