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75% 해고·트럼프 복귀? ‘머스크의 트위터’ 잡음 이어져

“대규모 감원 계획 없다”던 머스크, 직원 정리해고 지시 대량 감원에 주요 인사들도 포함 ‘표현의 자유’ 강조하는 머스크, 트위터 무기화 어떻게 해결할까

160X600_GIAI_AIDSNote

2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 정리해고를 지시했다. 이는 440억 달러 규모(약 62조3,500억원)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확정 후 이틀 만이다. 지난 26일 머스크 CEO는 “대규모 감원 계획은 없다”며 트위터 직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도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위터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감원 명단 작성을 요구하는 등 트위터에 직원 해고 계획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일부 부서에서는 다른 부서보다 더 많은 직원이 해고될 것”이라고 NYT에 귀띔했다.

대량 감원이 불러온 해고 공포 및 유해 콘텐츠 관리 부실 우려

이미 올해 들어 1천 명이 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트위터 인수가 기정사실화된 이달에만 총 530명이 퇴사한 상태다.

앞서 외신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자금을 댈 투자자들에게 인수 완료 후 트위터 전체 직원 7,500명 중 75%를 해고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해고 규모가 절반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과거 트위터에서 스팸 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에드윈 첸은 “대량 감원은 결국 수백만 명의 이용자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현재 트위터에 직원이 너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머스크의 감원 계획은 상상하지 못한 수준이다. 그렇게 되면 트위터는 해킹이나 아동 음란물 등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의 인수 작업 완료 직후 파라그 아그라왈 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등 트위터 주요 인사가 줄줄이 해고됐다. 시걸 CFO는 28일 트위터 프로필을 ‘전 CFO, 트위터의 팬’으로 바꾸며 해고 소식을 알렸다.

NYT와 WP는 “트위터의 정리해고는 이번 인수 보상으로 직원들에 대한 주식 보조금 지급이 예정된 11월 1일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발생할 비용을 아끼기 위해 대량 해고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트위터 직원들 사이에서는 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CNN

‘머스크의 트위터’ 어떻게 변할까

머스크 CEO의 인수 완료로 트위터는 오는 11월 8일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된다. 뉴욕증시 내 트위터 주식 거래는 지난 28일 트위터의 상장폐지 신청으로 이미 중단된 상태다. 비상장회사로 바뀐 트위터는 분기 실적 공개 의무가 사라지며, SEC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유주인 머스크 CEO가 원하는 대로 트위터를 바꿀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자칭 “언론의 자유 절대주의자”인 머스크는 오랫동안 트위터의 콘텐츠 제한 정책에 대해 비판에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트위터의 행보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낸 바 있다. 머스크는 차후 표현의 자유를 위해 트위터의 콘텐츠 중재 정책을 재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차후 행보에 관한 우려도 다수 제기된다. 제프리 하워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부교수는 트위터의 콘텐츠 제한 정책을 완화할 경우,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혐오와 폭력을 유발하기 위해 트위터를 쉽게 무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머스크는 결국 자유방임적인 단순한 방식으로는 플랫폼 내 콘텐츠를 관리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의 여파는 미국 정치계까지 번졌다. 트위터가 좌파 성향으로 자신들에게 편견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온 우파들은 이번 인수 소식을 반겼다.

반면 민주당 출신 엘리자베스 워렌 미 상원의원이 “우리의 민주주의에 위험한 소식”이라고 언급하는 등 좌파는 비교적 이번 인수를 경계하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