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홍수 속, 서빙 로봇 시장에 출사표 던진 RGT

3세대 AI 서빙 로봇 ‘써봇’, 주문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반면 까다로운 관리, 렌탈 비용 등 업주들 고민 중국산 로봇에 대응할 독보적 기술 개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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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티(RGT)는 지난 8일 자율 주행 로봇인 AI 서빙 로봇(이하 써봇)을 전국 120여 개 PC방 프랜차이즈에 공급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장된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로 공간 인식이 가능한 써봇은 난도가 있는 움직임이 가능한 만큼, 결제와 서빙까지 지원한다. 알지티 정호정 대표는 “앞으로 서빙 로봇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서비스 업장에서 고객을 위한 서비스 품질의 개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RGT 홈페이지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나는 AI 로봇

알지티 2018 2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써봇의 제조 개발과 더불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순 서빙만 가능했던 기존의 AI 서빙 로봇에서 걸음 나아가 주문과 결제 기능까지 추가된 만큼,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3세대 AI 서빙 로봇인 써봇은 기존 알지티의 서빙로봇에 20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IC카드 리더기가 탑재됐다. 고객들은 써봇 뒷면에 부착된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메뉴를 확인·주문할 수 있다. 주문을 받은 써봇은 서빙과 퇴식을 담당한다. 고객은 직원과 접촉 없이 계산까지 마칠 수 있어 식당 방문의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에 자영업자는 테이블 오더를 위해 별도의 태블릿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 식당에서 많이 사용하는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 포스가 연동되어 있어 업장 입장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형 PC방은 규모가 크고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써봇은 멀티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여러 대가 동시 운영이 가능하며 설령 여러 대가 한꺼번에 돌아다니더라도 두 가지 주행 모드를 가지고 있는 데다 공간을 스스로 인식할 수도 있어 사각지대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편리함 위해 도입한 로봇인데, 업주들 고민은 날로 깊어져

사람은 지도를 보며 길을 찾고 로봇은 SLAM이라는 기술을 통해 지도를 그린다. SLAM은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king’의 약자로, 맵을 작성함과 동시에 위치 추정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는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필수적인 기능이다.

이 지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한데 오도메트리(Odometry)와 라이다 센서(LiDAR 센서)가 그것이다. 오도메트리는 주행 거리를 측정하는 개념으로, GPS처럼 절대적인 위치를 알려 주는 것은 아니지만 출발 지점으로부터 내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상대적인 위치 측정 개념이다. 로봇의 바퀴에 달린 ‘엔코더’라는 센서의 값과 거리를 통해 위치를 추정한다.

라이다 센서는 최근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 센서 기술 중 하나다.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주변 사물과 지형지물이 어떤지 파악이 가능해 ‘자율주행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파악한 지도를 3D 영상으로 모델링 할 수 있으며 로봇 청소기의 경우 이 영상을 통해 깨지기 쉬운 물건을 감지하고 큰 가구에 가까이 다가가 청소가 가능하다. 알지티는 여기에 실내조명이나 햇빛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투명 물질 맵핑 기술’까지 구현해 오차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서빙 로봇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운영의 효율과 편리를 위해 들여온 로봇이지만, 운영 초기 단계인 만큼 직원의 손이 안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로봇은 단순하게 나온 음식을 고객에게 가져다주기만 할 뿐 직접 전달해 주지 못한다. 결국 직원이든 고객이든, 사람이 직접 그릇을 가져가고 다시 내려놓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잦은 고장이나 까다로운 관리 또한 문제다. 로봇 특성상 전문가가 매장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세심한 케어가 필요한 탓에 렌탈 비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업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빙 로봇 시장의 확대, 아직은 메이드 인 차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시장 확대와 인건비의 상승으로 서빙 로봇을 쓰는 업장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현재 알지티는 30여 개의 국내 외식업 파트너사를 비롯해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UAE,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써봇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PC방 프랜차이즈, 스크린 골프장이나 요양 시설, 헬스장, 복합 쇼핑몰까지 로봇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가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의 중국산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현재 음식점 등에서 유통 중인 서빙 로봇 10대 중 9대 이상은 ‘메이드인차이나’라는 얘기다. 중국의 서빙 로봇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한국 시장으로 진출한 중국 푸드테크의 경우 2016년 설립돼 2021년 기준 우리나라를 비롯한 50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1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미래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의 서비스 로봇 제품은 핵심 부품인 레이저 센서와 카메라 등 자체 기술 적용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위치 추정 기술인 슬램(SLAM) 기술 역시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원가가 점점 낮아지고 정밀성이 높아지는 것”을 성장의 이유로 꼽았다.

한국이 서빙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외국 로봇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누적되는 데이터의 차이가 극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데이터 독점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알지티만의 독보적인 기술로 이뤄진 써봇이 과연 빛을 발할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