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개 서비스 ‘우대빵’ 10억 추가 투자 유치해 시리즈 A 80억으로 마무리
전통적 중개업의 디지털화, 온라인 중개 서비스 통해 중개인·매수인 편의성 증대 ‘반값 중개 수수료’ 고수, 가격 경쟁력 무기로 가파른 성장세 기존 중개업계와의 갈등 존재, 중개시장 가격 조정의 불씨 될까
29일 아파트 전문 부동산 중개 서비스 ‘우대빵’을 운영하는 에스테이트클라우드가 CJ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에스테이트클라우드는 SV인베스트먼트, 센트럴투자파트너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신한캐피탈로부터 70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총 80억원의 시리즈 A 라운드를 마치게 됐다.
우대빵은 중개인의 업무에 최적화된 단일 중개 시스템을 개발해 낙후된 부동산 중개 업무를 디지털화했다. 중개인은 우대빵의 관리자 시스템을 통해 계약부터 정산 관리, 임장, 이사 등 약 200개 이상의 사항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55개의 지점·가맹점에서 우대빵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중개 수수료는 절반 수준까지 낮추고, 허위 매물을 최소화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했다. 에스테이트클라우드는 이번 투자에서 확보한 자금을 우대빵 직영점·가맹점 확장과 인력 확보, 추가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섭 에스테이트클라우드 대표는 “사용자들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부동산 거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우대빵 지점·가맹점을 통해 균일하고 높은 수준의 중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서비스 확장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낙후된 부동산 중개 업무의 디지털화
에스테이트클라우드는 부동산 매도인과 임대인, 중개인을 위한 프롭테크(PropTech) 기업으로 중개인의 업무에 최적화된 단일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 중개 시스템 ‘우대빵’을 개발해 전통적인 중개 업무를 디지털화했다.
중개인은 우대빵을 이용하면 가계약 관리, 정산 관리 등 중개 및 협업에 필요한 업무를 하나의 관리자 시스템으로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매수인은 우대빵 서비스를 통해 중개 수수료와 사고 우려를 덜 수 있으며, 거래가 완료된 부동산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합리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우대빵은 ‘한 달 빠른 실거래가’ 서비스와 ‘아파트 찾는 손님’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대빵에서 한 달 이내에 거래된 아파트 계약 건수 비율은 59%에 달하며, 평균 거래 기간도 1개월 9일까지 크게 단축했다. 현재 우대빵이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매물 수는 3만 4,500개, 누적 거래 금액 7,929억 원에 달한다.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필두로 대형 아파트 중개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반값 수수료’ 가격 경쟁력이 최대 무기
우대빵은 허위 매물 우려가 없다는 점, 단독 매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든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공통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인 만큼 고객의 눈길을 끌 만한 장점은 되지 못한다. 실제로 우대빵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저렴한 중개 수수료다. 우대빵은 직접 다수의 직영점을 운영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맹점에도 개발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실물 점포 운영 시 발생하는 월세 등 고정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서비스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절약한 비용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 반값’이라는 파격적 서비스 모델 유지에 쓰이고 있다.
우대빵에서는 중개 수수료 ‘반의반 값’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전국 모든 지점에서 지난해 10월 개편을 거친 중개 수수료 상한요율의 반값으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료가 저렴한 만큼 감당해야 할 부분도 있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매물 정보를 동시에 관리하고, 긴 시간을 들여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 등 기존 중개업 대비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중개업의 상식을 부수고 ‘혁신’을 꿈꾸는 서비스인 만큼, 차후 기업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중개수수료 개편안’ 이후 불거진 갈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값과 전셋값이 뛰자 중개료를 두고 수요자들의 불만이 팽배하기 시작했다. 중개인들은 지역 내 견제를 피하고자 최고요율에 가까운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지역 내 매물은 고유 매물이 아닌 공통관리망으로 공유되는 만큼 낮은 중개 수수료를 고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자,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은 매매 6억원 이상부터, 임대차 3억원 이상부터 상한 중개보수 요율을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매매의 경우 △6억~9억원 거래는 상한 요율이 현행 0.5%에서 0.4% △9억~12억원은 0.9%에서 0.5% △12억~15억원은 0.9%에서 0.6% △15억원 이상은 0.9%에서 0.7%로 각각 낮춘다. 하지만 고가 주택은 중개료가 절반 수준이 되었지만, 중저가 주택의 중개료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시장의 불만을 가라앉히는 데 실패한 것이다.
개편안 시행 후 이런 빈틈을 파고들어 우대빵은 ‘상한 요율의 절반’ 수수료를 내세웠다. 기존 중개업계의 ‘룰’을 깬 것이다. 그로 인해 공인중개업계와 우대빵 사이의 갈등이 발생했다. 2020년에는 강서지역 부동산모임 회원들이 “우대빵부동산중개법인과 직원들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집값 담합 및 시세 교란 행위)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우대빵 사무실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중개사들이 우대빵 사무실에 몰려와 ‘반값 수수료는 질서 교란 행위’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대빵이 현행 법정 중개보수 요율보다 크게 저렴한 중개 보수를 무기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수요자는 편리한 저가의 서비스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우대빵이 반값 서비스를 고집하며 서비스 몸집을 키워갈 경우, 다른 중개사 역시 고객 유치를 위해 중개료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며 서비스 가격이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차후 우대빵은 업계 내 경쟁과 갈등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서비스 품질이 악화하지 않도록 유의해 성장세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