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비, ‘최대 송금 시장’ 美 진출, “캐나다, 호주, 유럽까지 간편 송금 서비스 넓힐 것”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이어 글로벌 진출 은행보다 90% 싼 수수료, 하루만에 인출 가능한 속도 강점 성장하는 해외 간편 송금 시장, 핀테크 업체마다 비슷한 서비스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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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센트비

외환 전문 핀테크 업체 센트비가 미국에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이어 센트비가 현지에서 해외로 송금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 네 번째 국가가 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 송금 시장이다. 지난 2021년 기준 미국에서 해외로 향하는 개인 해외 송금 규모는 약 727억 달러(약 93조 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잠재 고객은 3억 3000만 명으로 분석된다.

센트비 송금 서비스를 활용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유학생, 이주노동자 등은 미국에서 해외로 빠르고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비슷한 서비스보다 적은 수수료도 강점이다. 센트비는 현지 은행에 비해 최대 90%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송금은 하루에 최대 50여 개 국가로 보낼 수 있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해외 송금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많은 사용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꾸준히 점유율을 높였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센트비는 이번 미국 시장 지출을 계기로 해외 송금 업체에서 글로벌 핀테크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센트비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유럽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시중 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속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조준

2015년 설립된 센트비는 소액을 해외로 보내는 송금 서비스에서 출발해 기업 해외 송금이나 글로벌 서비스로 비즈니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말 누적 해외송금 건수는 120만 건을 넘었고, 누적 송금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앱과 PC를 통해 클릭 몇 번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이었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돈을 찾는 데 최대 일주일이 걸렸지만 센트비는 전당포나 우체국같이 나라별로 다양한 수취 파트너들을 확보해 송금한 당일에도 돈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송금수수료도 흥행에 도움이 됐다. 일반 은행에서 해외송금을 할 때 중개은행과 현지은행을 거치면서 각종 수수료가 붙지만, 센트비는 파트너사와 협약을 맺고 절차를 단순화했다. 최대 10분의 1 수준의 수수료 때문에 해외 유학생이나 국내 외국인 근로자에게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입소문을 타고 외국인 근로자 약 20만 명이 센트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2020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 전체의 4분의 1이 센트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탄탄한 이용자를 바탕으로 그동안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 진출해 기업 해외 결제와 글로벌 송금 및 결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싱가포르에선 국내 핀테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외환 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2021년 싱가포르 전자지급 결제대행(PG) 서비스 라이선스 승인을 받기도 했다. 센트비 관계자는 “개인 서비스의 경우 매월 이용 고객의 75% 이상은 기존 고객이다”며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한 기업은 90% 이상 다시 센트비를 찾는 만큼 서비스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엔데믹으로 더욱 치열해지는 해외 송금 시장

사진=모인

빠르고 간편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내세우는 핀테크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모인은 47개국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해 172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기존 은행보다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속도 등 핀테크 업체들이 내세우는 강점도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한 번에 보내는 ‘풀링’과 사전에 대규모 자금을 송금해 놓고 개별 송금 때마다 인출하는 ‘프리펀딩’ 방식으로 기존 송금 방식에 비해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해외송금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마다 조금씩 다를 순 있지만, 큰 틀에서 개념은 비슷하다”며 “금융 사고 없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고객을 늘려 나갈 수 있는지에 따라 업체들의 생존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국이 안정화되고 여러 나라들이 빗장을 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의 사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 해외송금 규모는 2018년 135억달러에서 2020년 코로나의 영향으로 97억달러까지 줄었지만, 2021년 98억달러로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는 유학생과 외국인근로자의 출입국이 늘어나면서 해외송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