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사노피로부터 317억원 마일스톤 수령
에이비엘바이오, ABL301 미국 임상 1상 첫 투여 완료 ABL301, 파킨슨병 치료제로 근본적인 병인 해결 사노피와 협력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기를
지난 2일,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파킨슨병 치료제) 첫 미국 임상 1상 첫 투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 임상실험을 통해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단계별 용량 투여를 통해 결정한다. 계약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로부터 단기 마일스톤 2,500만 달러(한화 약 317억원)를 수령한다. 사노피는 유럽 최대의 제약회사로 지난해 매출액은 430억 달러, 한화로 50조원을 넘겼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텍기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독자적인 연구와 글로벌 파트너쉽을 통해 그랩바디-T, 그랩바디-I, 그랩바디-B와 같은 다양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그랩바디-T가 적용된 ABL503과 ABL111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ABL101과 ABL103은 2023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그랩바디-I 기반 ABL501은 국내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ABL301은 알파-시뉴클레인 축적을 억제하는 동시에 혈액뇌관문(BBB)에 발현된 IGF1R을 표적 해 항체 뇌 전달률을 향상한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ABL301에 대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에이비엘바이오가 임상 1상 완료를 책임진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사노피와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ABL301 임상 진행에 박차를 가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신약 전문기업회사
에이비엘바이오는 두 개의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 단백질인 이중항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이다. 암 치료를 위해서는 항암제를 섞어 쓰는 병용요법이 사용되곤 하는데 이중항체는 병용요법의 단점인 비싼 가격과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 형태로 이중항체를 개발하고 있어 고형암, 혈액암, 퇴행성 뇌 질환 등 여러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다수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하는 동일한 기전의 후보물질이 아닌 각 질환에 따라 해당 적응증에 적합한 항체를 붙인 서로 다른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차별성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랩바디-B는 Biogen의 아두카누맙(Aducanumab)과 Eli Lilly의 도나네맙(Donanemab) 등이 직면한 BBB 투과 문제를 BBB 셔틀 타깃을 통해 보완했으며, 그랩바디-T는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기전으로 4-1BB 단독항체의 간 독성 문제를 해결했다. 그랩바디-I 역시 두 가지 면역관문을 표적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높이고, 기존 PD-L1 치료제의 내성과 낮은 반응률을 개선했다. 이러한 기술력과 전문성이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쟁력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From Good to Great’ 비전하에 플랫폼과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가속화 및 지속적인 기술이전 성과 달성할 것을 목표로 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이중항체 전문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ABL301이 뭐길래, 마일스톤 수령하나
지난 9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로부터 ABL301의 단기 마일스톤 4,500만 달러(한화 약 626억원) 중 2,000만 달러(약 278억원)를 수령한다고 밝힌 바 있었지만 이제야 수령하게 되는 것이다.
사노피가 주목하는 ABL301은 파킨슨병의 잠재적 병인인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 하는 항체와 그랩바디-B 플랫폼을 결합한 이중항체다. 알파-시누클레인은 뇌세포 사이에서 신경전달을 돕는 단백질로, 돌연변이가 생겨 분해되지 않고 응집될 시 신경세포의 사멸을 야기해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병의 원인이 된다. ABL301은 뇌혈관 벽에 존재하는 IGF1 수용체를 통해 뇌로 들어가 신경세포 밖에 뭉쳐져 있는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게 되고, 항체와 결합한 응집체는 다시 대식세포의 인식 대상이 된다. 이 대식세포가 응집체를 분해함으로써 신경세포 손상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병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퇴행성 뇌 질환 신약으로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는 그랩바디-T와 그랩바디-I를 기반으로 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그랩바디-T가 적용된 ABL503과 ABL111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ABL101과 ABL103은 2023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그랩바디-I 기반 ABL501은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에이비엘바이오는 원래부터 기술력 갖추고 여러 약품에 대해 단계적 임상 실험 승인을 받고 있었다.
ABL301 외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으로 ABL503가 있다. 지난 2021년,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503의 임상 1상 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텍 아이맵(I-Mab Biopharma)과 공동개발 중인 ABL503은 PD-L1과 4-1BB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 후보물질로, 인체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을 치료한다. 4-1BB는 항암효과는 뛰어났지만 단독항체로 개발될 경우 심각한 독성 부작용이 발생해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제약업계의 마일스톤이란?
단계별 기술료라는 의미의 마일스톤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 시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임상 1상부터 개발 성공까지 확률이 단 9.6%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술을 사들이는 입장에서 선수금(계약금)을 먼저 지급하고 단계별 성공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신약 라이선스 계약은 크게 확정된 계약금, 단계별 기술료, 로열티 등 세 가지로 분류되며, 이 중 개발 단계별 성취도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즉, 마일스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마일스톤은 성공보수 방식으로 신약 개발이 최종 성공할 때까지 수년에 걸쳐 단계별로 받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환경 요소로 연구 중단되거나 임상 실험에 실패해 더 이상 개발 단계를 나아가지 못할 경우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임상 실패 시 이미 수취한 금액을 일부 반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사노피와의 빅딜은 에이비엘바이오에게 글로벌 위상을 향상하는 매우 의미 있는 기회가 됐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밝힌 것처럼, 사노피와 협력을 통해 ABL301 임상 진행에 박차를 가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