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클라우드, 분사 1년도 안돼 “1500억 투자 유치, 기업가치 1조원 달성” 토종 업체 자존심 세울 수 있을까

연 30% 고속성장하며 지난해 NHN으로부터 독립 정부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두각, ‘공공 점유율 47%’로 ‘민간 시장 70%’ 장악한 외국 아마존, MS와 겨룰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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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N클라우드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서비스 업체 NHN클라우드가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4월 독립법인 출범 후 첫 투자 유치로, 이번 투자로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을 달성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공공 기관, 금융, IT,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한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공공분야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39%를 수주하며 공공 클라우드 전환 시장 선두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투자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 카리테스 주식회사로부터 집행됐다.

NHN클라우드는 클라우드, AI(인공지능), XaaS(클라우드 기반 제반 서비스)와 같은 기술 R&D(연구개발)를 강화할 계획이다.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 사업도 확대해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거점 지역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도하기로 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점차 커져가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NHN클라우드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면 국내를 대표하는 클라우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은 드림라인, 드림마크원, GS ITM과 같은 디지털 인프라 기업과의 시너지도 노릴 계획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백도민·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국내 클라우드 산업 핵심 기업으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클라우드 산업의 생태계 발전과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으로 활약하겠다”고 말했다.

매년 30% 성장하며 분사… 공공분야 클라우드 강자로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IT서비스 업체인 NHN으로부터 독립해 기업과 공공 기관을 상대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부가 매년 30% 넘는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회사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자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웹상에서 간단한 클릭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클라우드 사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진입하지 못하는 국내 공공 및 금융 부문 클라우드 시장에서 NHN클라우드는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간 기업이 아닌 공공·행정기관을 상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2016년부터 도입된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받아야 한다. 소스코드 공개와 함께,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버와 민간 클라우드 서버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 인증을 받았지만 공공망과 민간망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외국계 기업들은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정부는 “2025년까지 총 8,600억원을 투입해 모든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업체들에게 공공 부문 클라우드 시장이 열린 가운데, NHN클라우드는 행정·공공기관 클라우드 점유율 47%를 차지하며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운영과 기술 지원, 개발과 테스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는 과금체계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고, 전문가들이 24시간 서비스를 도와 사고 없이 서비스를 이어나가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 독식하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일부 개방… 업계 ‘빨간불’

정부가 이달 말부터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완화하면서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의 70% 이상을 해외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독식하던 국내 업체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이달 안으로 등급제로 바꿀 것이라 발표했다. 그동안은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은 등급 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됐지만, 보안 중요도가 가장 낮은 ‘하’에 대해선 규제가 완화되는 것이다. 보안 등급 ‘하’에 대해서는 물리적 망 분리 의무 조항을 없애 해외 클라우드 업체들도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진출할 길을 열어준 것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민간 부문에 이어 공공 부문까지 해외 클라우드에 잠식될 수 있다”며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해외 업체들에 맞서 국내 업체들도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