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치과의사 플랫폼 인티그레이션, 100억 시리즈B 유치, 의료인 플랫폼 경쟁 앞서 나가나
의사 출신 대표들이 기업 합병, 커뮤니티와 교육, 커머스 제공 4년간 27배 이상의 분기 매출 상승, 한의대생 70%가 가입 분야별로 경쟁 치열한 의료인 플랫폼 시장, ‘돈 되는’ 정보 제공이 관건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 의료인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티그레이션이 100억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63억으로, 의료계 커뮤니티 기반 스타트업 가운데 최대 투자금액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이번 투자는 벤처투자회사 TBT의 주도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A벤처스, IBX파트너스, 하나은행,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인티그레이션은 2019년 한의계 플랫폼 스타트업 메디스트림을 설립한 데 이어, 치과의사 플랫폼 모어덴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데니어와 M&A를 체결하면서 의료인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인끼리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와 강의 플랫폼, 쇼핑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병원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경영지표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도 출시했다. 이런 성장을 발판으로 인티그레이션은 지난 4년간 약 27배의 분기 매출 성장을 이뤘다. 올해 추정 매출은 약 14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람 TBT 대표는 “의사 출신의 창업자가 커뮤니티를 조성해 동료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와 커머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 돋보였다”며 ” 향후 병의원 경영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플랫폼이 되겠다는 비전에 공감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한의계-치의계 플랫폼 뭉쳐 정보, 쇼핑, SW 등 “의료인을 위한 종합 서비스” 제공
인티그레이션은 “모든 의료사업가들이 데이터 기반 클리닉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메디테크(meditech)’ 플랫폼”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티그레이션은 한의계 플랫폼이던 메디스티림(Medistream)과 치의계 플랫폼이던 모어덴(Deneer) 두 곳이 한 데 뭉쳐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정희범 대표(한의사)와 송언의 대표(치과의사)는 회사를 통합해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대상로 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인티그레이션이 운영하는 한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트림‘은 한의사, 한의대생의 72%가 가입했고, 치과의사 커뮤니티 ‘모어덴’과 치과위생사 커뮤니티 ‘치즈톡‘ 또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티그레이션은 의료인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강의를 제공하는 클래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병원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편리하게 구매 가능한 쇼핑 기능도 제공하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지원 서비스와 경영 소프트웨어도 강점이라는 평가다. 인티그레이션 관계자는 “기존 프랜차이즈에서만 가능하던 의약품, 건기식, 식품개발도 추진하고 있어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범 메디스트림 대표는 “가입률과 활성도가 높은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가격 협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고 있다”며 “현장 입장에서 의료기관의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의료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송언의 데니어(모어덴 운영) 대표는 “치과와 한의과 모두 개원의 비중이 70%가 넘으며, 1개 사업장당 평균 종사자가 4.1명이라 진료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료인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메디스트림, 모어덴 두 서비스가 협력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티그레이션은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기존 서비스를 재정비하고 한의원과 치과의원 유통망을 활용해 B2C 시장도 진출할 예정이다.
넘쳐나는 의료인 플랫폼, ‘질 좋은 정보’ 확보 전쟁
분야별로 의사 전용 온라인 서비스가 건재한 상황에서 인티그레이션이 얼마나 의료계 영향력을 확보할지는 관건이다. 의료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의사 전용 온라인 서비스도 활발해졌다”며 “의사뿐 아니라 치과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 쪽으로 서비스 종류와 대상이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인 대상 플랫폼도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커뮤니티와 정보를 제공하는 의료인 포털 서비스로 ‘메디게이트’, ‘닥플’, ‘아이엠닥터’, ‘닥터니즈’가 있고, 제약 포털 서비스로 ‘HMP’, ‘닥터빌’, ‘후다닥’, ‘유메디’ 등이 있다. ‘넥스트메디슨’, ‘엠디그루’, ‘페디넷’, ‘스카이닥터’는 커뮤니티 전문 서비스를 내세운다. 이밖에도 의료인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서비스 ‘인터엠디’, 소셜미디어 메신저 ‘메디스태프’, 의료학술포털 ‘키메디’ 등이 각자 영역에서 서비스를 공고화하고 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의료인 대상 서비스와 경쟁하면서 보다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결국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티그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업무 환경과 조직 문화를 재정비하고, 우수 인력을 적극 채용해 한의원과 치과의원의 운영 고도화와 인프라 혁신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