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벤처 투자, 작년 동기대비 15.7%에 불과

벤처투자 작년 동기 대비 15%, 지난달 대비 33%에 불과 투자금 대부분 초기 벤처에 몰려, 저가 매수 의지 표현 투자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큰 폭 감소라는 평 미 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자산 가격 하락세 당분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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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벤처 투자액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5%나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도 크게 감소했다는 지적이 잇따랐으나, 1월에는 작년 12월 대비로도 33.6%에 불과하다.

1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벤처투자액은 2,5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1조6,406억원 대비 84.8%나 감소한 것이다. 작년 12월의 7,681억원 대비로도 66.4%가 감소했다. 총투자 건수도 작년 1월의 176건, 12월의 119건에서 올 1월에는 83건으로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시리즈 C 이상 큰 폭 축소, 시드와 Pre-A 등에 투자 몰려

벤처 투자 업계 관계자는 1월이 전통적인 투자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큰 폭의 축소라는 점을 인정했다. 최근 들어 시리즈 C 이상의 대규모 투자 안건이 투자심사 안건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은 ‘저가 매수’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초기 벤처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투자를 안 하면 라이센스가 문제가 생기고, 큰 금액을 올리면 예전엔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대로 다른 투자사 어디가 더 들어오냐는 질문 정도로 투심(투자심사위원회)가 끝났는데 메쉬코리아, 왓챠 등의 사례를 보면서 투심 자체가 시리즈 C 이상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사에 대한 투자는 급감한 반면, 시리즈 A 이하의 초기 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는 모양새다. 지난 1월 83건의 벤처투자 중 투자금 비공개 및 10억 이하인 경우가 각각 61.45%, 28.92%로, 90% 남짓의 투자가 모두 초기 벤처에 유입됐다.

회수시장 경색도 VC 업계 어려움 가중

IPO 등의 회수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도 VC 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8월 쏘카가 시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한 상장을 했다가 상장가 대비 7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이후 계획됐던 컬리, 오아시스 등의 ‘대어’들도 모두 상장을 포기한 상태다. 심지어 VC 투자가 아니라 사모펀드 투자로 성장했던 골프존카운티도 2조원대 상장을 계획했으나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가격을 받아 들면서 올 1월에 상장을 포기했다.

IPO 시장의 어려움은 VC 간 주식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2월에 예상됐던 오아시스 상장으로 최대 1,00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컬리 주식을 팔고 오아시스 주식을 구입했던 2021년의 결정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오아시스마저 수요예측 부진에 반토막 가격 상장을 고민하다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VC 간 주식 거래에서도 큰 폭의 가격 인하가 없으면 거래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재원은 계속 쌓이는 중, 저가 매물에 대한 수요는 있어

그렇다고 벤처 투자 업계 자체가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투자 재원은 쌓이고 있으나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상장 기업들뿐만 아니라 비상장 기업도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탓에 이른바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마라’는 증권가 속어에 따른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 금액은 합계 10조원이 넘는다. 지난 2022년 12월 말 기준, 총 1,737개 벤처펀드, 51조원의 약정 금액이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역대 최대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냉각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미 연준의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축소)’이 확인되었음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큰 폭의 기준 금리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되었던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하락세다. 14일(미국시간) 발표가 예정된 2023년 1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2021년 하반기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자산 가격 하락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