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뛰 불가’ 30초 광고 도입하는 유튜브TV, 그래도 여전히 경쟁력 ‘발군’
예약 기반 TV광고 서비스 ‘유튜브 셀렉트’에 30초 광고 넣는다 현지 채널 제공에 힘쓴 유튜브TV, 경쟁력 확장 발판 마련 성공 유튜브TV의 성장, OTT 시장에도 영향력 미친다
유튜브가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30초짜리 광고를 TV앱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TV 화면에서 유튜브에 대한 새로운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 시청자가 비디오를 일시 정지할 때 훌루(Hulu·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일시 중지 광고와 유사한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유튜브TV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이 같은 결정이 유튜브TV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 TV 광고 통해 시청자 유입률 높인다
18일(현지 시각)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예약 기반 TV광고 서비스인 ‘유튜브 셀렉트’에 건너뛸 수 없는 30초짜리 광고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TV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TV에서 유튜브를 시청할 때 사용된다.
유튜브는 이를 통해 더 많은 광고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더 많은 시청자들을 모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브 셀렉트’ 노출의 70%가 TV를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30초짜리 긴 광고를 통해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15초짜리 광고를 두 번 연속 재생하는 것보다 30초짜리 통 광고를 한 번 재생하는 방식이 유튜브TV 이용자들에게 더 잘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게 유튜브 측의 설명이다.
유튜브는 변경된 광고 서비스를 미국에 먼저 도입한 이후,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닐 모한 유튜브 CEO(최고경영자)는 “시청자들이 TV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젊은이들은 영화와 축구 등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고 유튜브로 TV를 시청한다. 유튜브TV 30초 광고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유튜브TV의 성공 비결은?
닐슨(Nielsen)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유튜브TV를 통해 TV를 시청한 인구는 1억5,000만 명에 달했다. 실제 유튜브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기존 TV 네트워크 모두에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되는 서비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엔 월별 성장을 기록한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미국의 멀티채널 비디오 배급사 순위에 따르면, 유튜브TV는 Comcast, Charter, DirecTV만큼은 아니어도 엄청난 속도의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분기 2백만 명에 불과하던 유튜브TV 시청자는 2022년 2분기 5백만 명을 넘어섰다. 거의 두 배를 상회하는 증가세다.
유튜브TV의 성공 비결은 뭘까. 사실 유튜브TV 자체가 그리 저렴한 vMVPD(유료방송서비스)는 아니다. 또한 채널이 가장 많은 것도 아니다. 미국의 fuboTV가 130개 이상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을 때 유튜브TV가 송출할 수 있는 채널은 85개 남짓이었다. 이는 실질적으로 타 배급사에 비해 큰 차별점이 없다는 게 유튜브TV가 직면한 평가 중 하나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유튜브TV는 이후 가능한 한 많은 시장에서 더 많은 지역TV 채널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유튜브TV를 통해서라면 미국 어느 지역에서든 현지 채널을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했다. 보급형 패키지를 통해 무제한 DVR 녹화를 포함하는 유일한 vMVPO라는 점도 유튜브TV의 성장을 돕는 발판이 됐다. 훌루 라이브 또한 이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긴 했으나, 훌루는 녹화된 콘텐츠에서 광고를 건너뛸 수 없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케이블TV 대비 저렴한 유튜브TV, 경쟁력 점차 높아진다
미국 내 한인들 사이에서도 유튜브TV의 경쟁력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그간 TV 케이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큰 비용을 들여 스포츠패널 팩 등 원하는 채널을 따로 구입해야 했다. 특히 그나마 제공되는 200개 남짓의 채널 중에서도 볼 만한 채널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된 불만이었다. 그러나 유튜브TV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주요 채널들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컴퓨터나 모바일 디바이스, 애플TV, XBox 콘솔 등 다양한 매개체를 이용해 유튜브TV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유튜브TV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유튜브TV의 등장으로 케이블 TV 시장만 긴장하는 것은 아니다. OTT 시장도 유튜브TV의 강세에 밀려 다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두 시장의 양상은 전혀 다르다. OTT 시장의 경우 ‘주문형 구독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달 수수료를 지불하면 애플리케이션을 열었을 때 언제든 사용자가 원하는 영화나 TV 에피소드 등을 시청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유튜브TV는 ‘라이브TV 멀티채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실시간 송출되는 케이블TV의 개량판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렇듯 확연한 차이점에도 OTT 시장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시청자의 긍정적 시청 경험’ 때문이다. 예컨대 디즈니플러스 OTT의 경우 디즈니의 고전 애니메이션인 미키마우스, 푸우, 인어공주를 비롯해 아이언맨 등 마블 스튜디오 영화, 지오네셔널 지오그래픽 등 다큐멘터리를 제공하며 질 높은 서비스를 선보인다. 넷플릭스 또한 오리지널 컨텐츠를 비롯해 다양함을 넘어 방대한 수준의 시청각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OTT 구독료가 너무 아깝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시청각 자료의 양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막상 OTT 애플리케이션을 열어도 뭘 봐야 할지 고민만 하다 다시 끄게 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월 64.99달러(한화 약 7만원)로 구독 비용이 OTT 대비 상대적으로 비쌈에도 유튜브TV가 경쟁력을 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