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약 2조’, 역대 최고 실적 기록한 BYD “하루 평균 240억원 이익 거둬”
BYD 실적 서프라이즈, 전년 대비 순이익 82%, 매출 38% 상승 해외사업 성장세도 무서워, 올해 9월까지 ‘신에너지차 판매량 글로벌 1위’ 달성 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전망에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
‘중국의 테슬라’ BYD가 올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출 규모 역시 15만 대를 웃돌며 중국 시장을 넘어 해외 사업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실적 전망이 악화하면서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같은 이유로 세계 각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둔 국내 배터리 업계 역시 올해 4분기와 내년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BYD,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지난달 30일 BYD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BYD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04억1,000만 위안(약 1조9,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8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역시 1,622억 위안(약 30조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가까이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상황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보조금 지급 정책의 영향으로 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 밖의 실적 호조로 이날 BYD 주가는 전날 대비 1.1% 오른 244.6위안에 마감했다.
BYD는 이번 실적과 관련해 “신에너지차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며,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1~9월까지 BYD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누적 207만9,600만 대에 달한다. BYD가 9월 한 달 기준으로만 28만6,900대를 인도한 반면, 같은 기간 테슬라 차이나의 인도량은 7만4,073대에 그쳤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칩에 대한 자체 생산 능력을 BYD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달 17일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중국 내 신에너지차량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야디의 성장은 특별하다”면서 “특출한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 공급망의 많은 부분을 제어해 비용을 최소화한 점이 BYD 성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기차 업체 최초로 기존 고성능 니켈 기반 삼원계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 개발·탑재로 전면 전환한 업체는 BYD가 유일하다.
中 전기차 시장 넘어 세계로 질주하는 BYD
BYD의 견고한 실적 외에도 해외 사업 성장세도 무섭다. 올해 1~9월까지 누적 기준 BYD의 수출 규모는 15만4,000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0%나 증가한 수치로 현지 신에너지차 생산 기업 가운데 최대폭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 최초로 일본 도쿄 모터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3위인 일본 자동차 기업 닛산을 맹추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BYD의 전 세계 판매량은 닛산(82만4,353대)과 맞먹는 82만4,001대를 달성했다. BYD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BYD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 외 판매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는 최종적으로 3,000만원대에서 1억원대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급형 중저가 전기차부터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두루 공략하며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BYD의 전기차는 중국, 미국, 캐나다, 헝가리, 인도 등 70개 이상 국가와 400개 이상 도시에 공급되고 있다.
‘훨훨’ 나는 BYD와 반대로 부진 예상되는 테슬라
한편 BYD와 달리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배터리 셀 공급업체 파나소닉은 지난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북미에서 고급 전기차 판매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며 “2분기부터 테슬라의 X, S 모델의 수요 급감으로 배터리 셀 생산량이 6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미자동차협회가 파업을 중단한 것도 테슬라의 향후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이유다. 지난달 30일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3사는 전미자동차협회와의 합의에 도달하면서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테슬라가 반사익을 거둘 거란 기대가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정적 전망을 반영한 듯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4.8% 하락한 197.36달러로 추락하면서 지난 5월 26일 이후 연저점을 다시 경신했다. 실적 발표 이후 거래일인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8.7%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여기에 현재 월가에선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낮추는 애널리스트들마저 늘고 있다.
한편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이차전지 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세계 각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 분기 최고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4분기와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K-배터리’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30일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32.56포인트(1.41%) 하락한 2277.99로 마감한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이차전지 관련 대형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 배경으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지목된다. 아울러 내년 예정된 미국 대선도 전기차 시장 성장을 뒤흔들 주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