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흥행 딛고 달리는 디즈니+, 하반기 ‘슈퍼IP’ 확보 가능할까

‘철수설’ 시달리던 디즈니+, ‘카지노’, ‘무빙’ 연속 흥행으로 날개 달았다 월트디즈니, 시장 침체 극복 위한 구독 요금 인상·계정 공유 단속 방안 제시 하반기 오리지널 시리즈 다수 공개 예정, ‘슈퍼 흥행’ IP 확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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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즈니+ 앱의 주간 사용 시간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디즈니+ 앱의 주간 사용 시간은 1.85억 분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 철수설 등 혼란을 딛고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흥행에 성공, 빠르게 국내 영향력을 키워가는 양상이다.

‘철수설’ 딛고 국내 시장 안착 성공

디즈니+는 국내 출시 초기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손꼽혔다. 디즈니+가 글로벌 OTT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넷플릭스를 살벌하게 뒤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 2분기까지 디즈니플러스가 확보한 글로벌 유료 구독자는 1억1,600만 명(누적)으로, 넷플릭스(2억763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국내에 상륙한 디즈니+의 월 이용료는 9,900원으로 넷플릭스(스탠다드 1만2,000원)보다 저렴하며, 아이디 하나로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업계는 탄탄한 자체 IP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디즈니+가 국내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올 초 출시한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가 흥행했음에도 불구, 디즈니+의 국내 시장 영향력은 지지부진하다.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 본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전 세계 임직원의 3.2% 수준인 7,000여 명을 해고하며 위기설이 불거진 것이다. 디즈니+의 글로벌 신규 가입자 수가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0만 명가량 감소(1억5,780만 명)한 점 역시 철수설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카지노> 이후 내놓은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디즈니+의 입지 역시 점차 안정되는 양상이다. 디즈니+ 앱의 주간 사용 시간은 8월 둘째 주 1.12억 분, 8월 셋째 주 1.63억 분, 8월 넷째 주 1.85억 분으로 ‘무빙’ 공개 이후 매주 증가하고 있다. 특히 8월 넷째 주 이용 시간은 ‘무빙’ 공개 전인 8월 첫째 주(0.8억 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진=디즈니+

요금 인상·계정 공유 단속 발표, OTT 시장 침체 넘어라

하지만 디즈니+가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OTT 시장이 제작비 급증, 수익성 악화, 신규 이용자 감소 등으로 인한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월트디즈니는 구독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디즈니+ 서비스의 구독 가격을 인상하고, 비밀번호 공유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CNN비즈니스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오는 10월 12일부터 광고 없는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료를 월 13.99달러(약 1만8,400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에도 가격을 월 7.99달러에서 월 10.99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가격 인상 결정의 배경은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 악화다. 디즈니+의 올 2분기 글로벌 구독자 수는 1억 4,610만 명으로 지난 분기 대비 7.4% 감소했다. 인도 내 디즈니+ 핫스타(Disney+ Hotstar)가 크리켓 리그 중계권을 잃은 뒤 구독자 수가 24%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가입자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밀번호 공유 단속 조치에도 착수한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는 올해 말 비밀번호 단속을 위한 추가적인 세부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에 앞서 본격적인 비밀번호 공유 단속에 나선 넷플릭스의 경우, 미국 내 계정 공유 단속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 동안 59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사진=unsplash

‘흥행 IP’ 확보해 시장 질주할 수 있을까

이처럼 디즈니+는 수익성 방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추세이며, 국내 OTT 시장에서도 5위 자리를 겨우 지키고 있다. 앱 사용량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2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100만여 명에 달했다. 이어 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가 400만~500만 명, 디즈니+ 180만 명 순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빙>과 같은 흥행 대작이 꾸준히 발표될 경우, 디즈니+가 ‘후발 주자’ 타이틀을 떼고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디즈니+는 콘텐츠 경쟁력을 다지고 자체 IP를 확보하기 위해 오리지널 시리즈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올 하반기 디즈니+는 △배우 위하준·지창욱 등이 출연하는 마약 수사극 ‘최악의 악’ △남주혁·이준혁·유지태 등이 촬영을 마친 다크 히어로물 ‘비질란테’ △청춘 로맨스 드라마 ‘사운드트랙 #2’ △방탄소년단(BTS) 10주년 다큐멘터리 ‘BTS 모뉴먼츠: 비욘드 더 스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연 디즈니+는 흥행작 ‘슈퍼 IP’를 확보해 국내 OTT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출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