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에 출사표 던진 아마존, ‘오픈AI 대항마’ 앤트로픽과 손잡고 승기 가져갈까

AWS 엔지니어들, 앤트로픽 개발 AI 모델 사용한다 앤트로픽 “구글과의 관계 끊어낸 것 아냐”, GCP와 동행 시사 AI의 도덕적 가치 전면에 내세운 앤트로픽, 아마존과 시장 장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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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앤트로픽

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사업 강화를 위해 약 5조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을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폭넓게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AI 분야에서 급성장 중인 클라우드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최대 40억 달러(약 5조3,68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초기 투자로는 12억5,000만 달러(약 1조6,919억원)가 투입되고, 향후 일정에 맞춰 27억5,000만 달러(약 3조7,222억원)를 추가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마존웹서비스 관련 거래 중 최대 규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앤트로픽은 생성형 AI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는 AI 분야 스타트업으로, 현재 챗봇 ‘클로드(Claude)’를 운영 중이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앤트로픽의 AI 기술을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엔지니어들이 앤트로픽이 개발한 AI 모델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앤트로픽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됐다.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의 투자액이 40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AWS와 직접 관련된 거래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트로픽 역시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의 클라우딩 컴퓨팅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업계에서는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는데, 앤트로픽은 AWS의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과 ‘인퍼런시아’를 활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SNS에 다리아 아모데이 앤트로픽 창업자 겸 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앤트로픽과 협업을 확대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AWS는 이제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아마존)는 앤트로픽 팀과 그들이 개발한 모델에 대한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심층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아마존이 믿을 만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AI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앞서 앤트로픽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는 구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전 우버 엔지니어이자 기술 평론가인 게르겔리 오로스는 SNS에 “AWS가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된 것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 큰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투자에서 중요한 점은 AWS가 어떻게 앤트로픽과 협력하는 지보다 GCP가 어떻게 앤트로픽과 이별했는지다”고 말하며 “구글이 앞서 앤트로픽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앤트로픽이 GCP를 ‘선호 클라우드 제공업체’로 사용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앤트로픽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GCP를 사용 중이라고 밝힌 앤트로픽은 이후 구글로부터 3억 달러(약 4,061억원)를 투자 유치했다. 당시 구글은 앤트로픽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재 구글의 맞춤형 칩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연이은 생성형 AI 출시, 시장 과열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며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게 된 생성형 AI는 글자와 이미지, 오디오 등 기존 콘텐츠를 학습하고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AI 기술이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반면, 생성형 AI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AI 시장은 올 하반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고도화된 생성형 AI를 선보이며 과열되고 있다. 먼저 구글은 이달 19일 AI 비서 바드 익스텐션(extention)을 선보였다. 구글은 해당 시스템을 사용자의 지메일 및 구글 드라이브를 해당 시스템에 연동해 개인 비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다음 날인 20일에는 오픈AI가 챗GPT를 결합한 이미지 생성 AI 달리3(Dall-E3)를 출시했다. 달리3는 기존 모델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원하는 요청사항을 장문의 글로 한 번에 입력해야 하는 불편을 없애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같은 날 아마존도 생성형 AI가 탑재된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2.0을 공개했다. 알렉사2.0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기능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생성형 AI 시대에 맞게 대화에 최적화된 기술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클로드 사용 화면 예시/사진=앤트로픽

LLM AI 시장 양분하는 앤트로픽-오픈AI

생성형 AI의 선도 기업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주력 모델인 챗GPT와 클로드는 모두 LLM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다. LLM 기반 생성형 AI는 사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부터 제품 설명, 기사 작성 등 다양한 콘텐츠 생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내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LM 세그먼트는 33.6%의 점유율로 AI 시장을 주도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35.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챗GPT와 클로드는 인간과 유사한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자사의 LLM 기반 생성형 AI 클로드의 강점으로 AI도 도덕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실제로 앤트로픽은 최근 ‘책임 있는 확장정책(Responsible Scaling Policy)’을 발표하며 AI 시스템 개발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앤트로픽은 “우리는 AI 모델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AI 모델로 인해 직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피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AI 모델 출시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안전 테스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빅테크 기업 들이 앞다퉈 AI에 발을 들이며 시장이 과열되는 가운데 ‘기술의 도덕적 가치’에 방점을 둔 앤트로픽과 아마존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