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생태계 확장 첫걸음? 자회사 ‘비로보틱스’, 치타모바일로부터 30억원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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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 업체 오리온스타 모회사 치타모바일
“소비자 삶 개선하려는 비로보틱스 사명감에 공감”
‘가격 경쟁력-풍부한 시장 경험’ 공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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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당구장에 보급된 서비스 로봇/사진=비로보틱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비로보틱스가 중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사인 치타모바일(Cheetah Mobile)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배민 생태계 확장’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서빙로봇 국산화·보급대수 확대에 박차

2019년 배달의민족 산하에서 서빙로봇 렌탈 서비스를 론칭한 서비스 로봇 회사 비로보틱스는 올해 2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며, 서빙로봇사업실을 리드했던 김민수 실장이 초대 대표를 맡아 운영해 오고 있다. 사업 5년 차에 접에든 비로보틱스는 지금까지 전국 1,600여 개 매장에 약 2,200대의 서빙로봇을 보급했으며, 이 외에도 서빙로봇 연동솔루션 등을 제공 중이다.

비로보틱스의 주력제품인 ‘배민로봇 S’ 모델은 단순 서빙 기능은 물론 테이블오더 연동 서비스, 로봇 제어 프로그램 등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해당 모델은 지난 9월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37만 명의 소비자가 투표한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서빙로봇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

비로보틱스는 주력 상품의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앞세워 서빙로봇의 국산화 및 보급대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로봇 개발에 착수하고, 기존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서빙로봇 보급 사업을 스크린골프장, PC방, 당구장, 물류센터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외식업 전문업체 신화푸드그룹에 100대 이상의 서빙 로봇을 보급하며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비로보틱스는 이후 카카오VX스크린골프장, 창원NC파크야구장, 인쇄소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 로봇을 도입하며 그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또 지난 4월부터는 인증 중고 렌털 서비스를 시작해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비로보틱스에 로봇을 공급하는 중국 로봇 생산 기업 오리온스타의 모회사기도 한 치타모바일은 서비스 로봇의 활용 채널을 다양화하려는 비로보틱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타모바일 관계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비로보틱스의 사명감에 깊이 공감했고, 회사 구성원들의 역량과 열정이 인상적이었다”며 “비로보틱스가 가진 방대하고 체계적인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로보틱스는 치타모바일의 자회사 오리온스타와 폭넓게 협업함으로써 보다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인공지능(AI) 및 로봇 솔루션을 개발할 방침이다.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배민 로봇이 국내 생산과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오리온스타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개척·선도해 업계 표준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산인구 감소로 로봇 활용도 다양화

과거 산업 제조 현장과 물류 등 한정된 용도로만 활용되던 로봇은 최근 서빙을 비롯한 서비스 업계는 물론 농업, 국방, 보안, 의료, 돌봄에 이르는 사회 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급감에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으로 대두되면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30년 사이 한국의 생산인구는 약 320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서비스 로봇의 50% 이상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산화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조리로봇 스타트업 에니아이는 사전에 입력한 레시피에 따라 조리 과정의 일부를 수행하는 로봇 ‘알파 그릴’을 수제 햄버거 업체 등을 중심으로 보급 중이며,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대형 빌딩에 입점한 카페 등과 협업해 실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직접 요식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도 있다. 로봇 카페 ‘베러댄유어스’를 오픈한 서비스 로봇 업체 로브로스가 대표적 예다. 해당 카페에서는 소비자가 키오스크 시스템을 활용해 주문을 하면, 로봇 2대가 역할을 분담해 음료를 만들고 소비자가 이를 픽업대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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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하이치병원에 보급된 의료 서비스 로봇/사진=오리온스타

中 기업과 손잡고 국내외 시장 모두 공략

업계에서는 비로보틱스가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치타모바일과의 자회사 오리온스타와 손을 잡게 된 점에 주목했다. 중국산 로봇의 가격 경쟁력은 물론 오리온스타의 풍부한 시장 경험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016년 설립된 오리온스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격히 늘어난 임시병동에 투입돼 의료진을 대신해 물품과 의약품, 식사 등을 배달하고 의사와 환자 간 원격 통신을 지원하며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나아가 자체개발한 음성 인터렉션과 이미지 인식, 시각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비로보틱스가 서비스 로봇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목표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에도 굳은 의지를 내보인 만큼 오리온스타와의 동행은 배민 생태계 확장은 물론 로봇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서빙 등 서비스 현장에서 활약하는 로봇의 보급을 확대해 모두가 일하기 편한 세상과 진일보한 솔루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