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분석 스타트업 ‘메이아이’, 순항 중 부딪힌 ‘EU 규제’ 암초
AI 활용해 매장 내 방문객 분석한다, 메이아이 60억원 투자 유치 자체 영상처리 인공지능 'daram' 이용해 고객 정보·동선 데이터 확보 AI법 합의로 규제 사슬 옥죄는 EU, AI 인물 식별·분석에 '태클'
영상 처리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메이아이가 6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삼성벤처투자가 리드했으며,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플럭스벤처스, 중소기업은행,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신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빅베이슨캐피탈 역시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메이아이는 영상처리 인공지능 ‘daram’을 활용해 매장 내 방문객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다. 얼굴, 전신 이미지 등에서 이용객의 연령대와 성별 등을 예측하고, 이를 분석해 시각화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EU(유럽연합)를 중심으로 AI의 ‘안면 분석’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메이아이는 규제 올가미를 피해 무사히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AI 솔루션 ‘매쉬’로 매장 데이터 확보
메이아이는 공간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영상 처리 인공지능 솔루션 ‘매쉬(mAsh)’를 서비스하고 있다. 매쉬는 매장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방문객의 성별, 연령대, 동선, 체류 시간, 행동, 상품과의 인터렉션 등을 분석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솔루션으로, 고객사는 매쉬를 활용해 방문객과 매장 퍼포먼스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외부 유동 인구수, 방문 및 구매 전환 비율, 주요 고객층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는 식이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그룹, SK텔레콤, 교보문고, 신세계, 이랜드리테일 등이다.
메이아이는 차후 확보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고객 확장 및 사업 개발, AI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는 “메이아이가 보유한 영상처리 AI 기술력과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 분석 전문성, 그리고 사업화 역량 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향후 글로벌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 분석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유의미한 성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보내는 ‘조용한 신호’ 읽는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대부분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구매가 고민되는 상품 앞에서 오래 체류하거나, 상품을 직접 만지고 살펴볼 뿐이다. 이 같은 고객의 ‘조용한 신호’는 상품 진열 및 매장 운영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읽어내기 위해 메이아이는 자체 영상처리 인공지능 daram을 개발했다. daram은 △CCTV 영상 속 인물의 검출·추적 모듈 △추적 중단 시 재식별 모듈 △추적 이미지셋을 기반으로 한 정보 추정 모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메이아이는 CCTV 환경 내 방문객 분석에 최적화된 daram을 활용, 영상 속 방문객의 주요 관절 포인트를 중점으로 위치와 자세를 추정할 수 있다. 영상 내에 여러 인물이 등장해 인물상 일부가 겹치거나 가려지는 경우에도 정확한 추적이 가능하며, 설령 추적이 중단돼도 재식별을 통해 안정적으로 방문객 추적을 이어갈 수 있다. 전신 이미지를 기반으로 분석을 진행하는 만큼 방문객이 마스크 등으로 인해 얼굴을 가리고 있어도 문제없다.
메이아이의 목표는 모든 공간에서 CGA(방문객 수, 성별, 연령대) 정확도 95%를 유지하는 것이다. 회사는 실제로 공간과 환경에 따라 90-98% 정도의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메이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21 인공지능 온라인 경진대회’에서 이미지 분야 최종 1위를 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장 발목 잡는 EU ‘AI 규제’ 드라이브
하지만 시장은 기술력과는 별개로 메이아이의 성장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최근 EU가 ‘AI 안면 분석’ 규제 논의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8일(현지시간) AI법(AI Act)’으로 알려진 AI 기술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AI법은 챗GPT 등 민간 서비스부터 정부의 생체인식 정보 수집 등 모든 AI를 포괄하는 세계 최초의 규제법이다.
해당 법안에는 AI의 위험성을 분류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정치·종교·인종 등 특성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것,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인터넷·CCTV 영상에서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것 등이 금지 행위로 규정됐다. AI를 이용한 ‘소셜 스코어링(개인의 특성,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데이터로 점수를 매기는 것)’도 금지 사항이다.
EU는 이미 디지털서비스법(DSA), 디지털시장법(DMA)과 같은 디지털 법률을 통해 IT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바 있다. AI법 역시 이미 세계 각국의 AI 규제 논의의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최근 기술에 초점을 맞춘 청문회와 포럼을 개최하고, AI를 다루는 초당적 법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핵심 기술인 AI ‘인물 분석’에 본격적인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메이아이는 과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