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맞춰지는 텍사스 ‘머스크 제국’, 이번에는 학교 세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본사 위치한 텍사스 오스틴에 '학교' 건립 K-12 스쿨로 시작해 대학교까지 확장, 이공계 인재 양성 목표 독립 행정 조직 갖춘 머스크의 '텍사스 유토피아' 현실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텍사스 오스틴에 교육 기관을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선단체 ‘더 파운데이션’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면세 신청서를 국세청에 제출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신청서가 지난해 10월 제출됐으며, 올해 3월에 이미 승인됐다고 전했다. 오스틴을 중심으로 시작된 머스크의 ‘유토피아 타운(utopian town)’ 사업에 본격적인 출발 신호가 켜진 것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이공계 중심 ‘머스크 학교’
신청서 내용에 따르면 새로운 교육기관은 머스크가 기부한 1억 달러(약 1,300억원) 기금으로 설립된다. 우선적으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중심 K-12 스쿨(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생을 유치·교육하는 기관)을 먼저 개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텍사스에 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몬테소리 교육(The Montessori Method)’에 초점을 맞춘 학교를 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몬테소리 교육은 실습, 자기 주도적 활동, 협력 놀이 등을 강조하는 아동 중심의 교육법이다.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을 주장하는 머스크에게는 적합한 교육 방식인 셈이다.
첫해는 50명의 학생들을 모집하고, 차후 모집 학생 수를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후 ‘최고 수준의 교육’에 헌신하는 대학까지 기관을 확장한다는 것이 더 파운데이션의 중장기적 목표다. 실제 더 파운데이션은 면세 신청서에서 “남부대학 협회 및 학교 대학 위원회의 인증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관의 교육은 STEM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교수진이 맡으며, 커리큘럼에는 시뮬레이션, 사례 연구(Case study), 디자인 및 제조, 실험 등 실무 관련 활동이 다수 포함된다.
한편 머스크가 교육 분야에서 움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미 2014년에 5명의 자녀와 소수의 학생을 위해 ‘애드 아스트라’라는 교육 기관을 연 전적이 있다. 머스크는 2020년 애드 아스트라를 폐쇄했으며, 지난해 50명가량의 학생을 수용하는 온라인 전용 학교 ‘아스트라 노바’를 열었다.
머스크의 원대한 꿈 ‘유토피아 타운’
이번 교육기관 설립은 머스크의 유토피아 타운 설립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WSJ는 머스크가 오스틴 인근 배스트롭카운티에 자신의 유토피아 타운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머스크는 3년 전부터 텍사스 오스틴 외곽 토지를 매입 중이다. 지난 3월 기준 머스크가 사들인 토지는 24.28㎢ 규모로, 종로구 면적(23.9㎢)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다.
머스크는 해당 지역에 테슬라, 스페이스X, 보링 등 자사 직원들을 위한 저렴한 모듈식 주택, 야외 스포츠 시설 등을 갖춘 주거시설을 건립 중이다. WSJ는 머스크가 이 지역을 “일종의 텍사스 유토피아”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측근인 스티브 데이비스 보링컴퍼니 사장의 “이 도시에서는 시장 선거를 따로 치러야 한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자체 행정 조직까지 갖춘 완전한 ‘머스크 타운’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에는 테슬라 본사가 위치해 있음은 물론, UT 오스틴(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외 50여 개의 대학 및 연구 기관이 자리해 있다. 교육 기관 설립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기에 적합한 입지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이공계 대학교 설립 움직임은 결국 머스크의 유토피아 실현을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