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허덕이는 소상공인,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경기 호황’
소상공인, 불황에 매출 감소 이어지자 '금융지원 정책' 요구↑ "소상공인 적극 지원할 것" 중기부, 올해 정책자금 3조7,000억원 발표 불경기 해소 위해 대책 마련 촉구하는 목소리도
불경기로 매출이 감소해 난관에 봉착한 소상공인들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정책으로 ‘금융지원 정책 확대’를 꼽았다.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상권 개발 등 실질적 도움을 바라는 목소리도 컸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고용보험료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불경기 해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 소상공인이 원하는 정책: 금융지원, 상권 활성화
10일 전국 130만 사업장에 도입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기대하는 경제정책’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상공인이 가장 기대하는 정책은 ‘금융지원 정책’으로 응답자의 36%가 꼽았다. 뒤이어 ▲상권 활성화 정책 24% ▲폐업과 재창업 지원 정책 16% ▲경영지원(세무·노무·법무) 프로그램 지원 정책 11% 순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원 정책을 선택한 소상공인 A씨는 “현실적이고 당장 힘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경기 불황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성장 금융지원 정책과 상생 금융지원 정책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정책의 성격으로 구분하면, 금융적 지원보다 비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이 2배 가까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저금리 대출·성장 촉진 자금 등의 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은 36%, 상권개발·전통시장 부흥·재도약 지원 등 비금융적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은 64%다. 상권 활성화를 강조한 소상공인 B씨는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상권은 돈을 줘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 상권 회복 운동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계 상황에 달한 소상공인의 목소리도 있었다. 불경기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점포철거비, 폐업지원금, 재도약 지원 등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소상공인 정책 강화됐지만, 경기 침체 해소할 방안도 필요해
한편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정책자금 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23.7% 증가한 3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금별로는 ▲일반 소상공인의 경영애로 완화 지원 1조1,100억원 ▲저신용 등 취약 소상공인이나 재난 피해 소상공인의 경영안정 1조8,000억원 ▲유망 소상공인의 혁신성장 촉진 8,000억원을 공급한다. 대환대출, 일시적 경영애로자금 등 소상공인별로 지원 자금을 다양화해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면서, 유망 소상공인은 성장 가능성에 따라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육성하겠단 계획이다.
이외에도 10일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고용보험 가입 촉진을 위해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사업’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사업주)에게 보험료의 일부를 최대 5년간 지원해 고용보험 가입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골자다. 고용보험 가입을 1년 이상만이라도 유지할 경우 비자발적 폐업을 신청하더라도 구직급여 및 직업능력 개발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소식을 발표한 김봉덕 소상공인코로나19회복지원단장은 “폐업 이후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고용보험은 경영위기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며 “올해는 고용보험료 지원 비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하는 등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소상공인을 위한 한시적 대책 마련도 중요하지만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인 ‘불경기 타파’가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경영 실태 및 정책과제’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92.5%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전국 사업체의 95.1%에 달한다.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경제에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불경기 해소를 위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