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우회 가입 그만”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디지털 망명자’ 단속 본격화
'IP 우회' 요금 절약 꼼수 안 먹히나? 6개월마다 국적 확인 "6개월마다 우회해 로그인하면 그만" 심드렁한 소비자들 고가 요금제 질타 이어져도 가격 인하는 없다? 유튜브의 저력
유튜브가 프리미엄 멤버십 구독료를 절약하기 위해 국적을 속이는 ‘디지털 망명자’ 단속 강화에 나섰다.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으로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이 인상되자, IP 우회를 통해 요금 절약에 나선 이용자가 급증하면서다. 높은 멤버십 요금에 대한 국내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가격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IP 우회로 요금 절약, ‘디지털 망명자’ 급증
유튜브는 국가별로 멤버십 구독 요금에 차이를 두고 있다. 한국의 월 구독료는 1만4,900원으로 고가인 반면, △인도(약 2,000원) △나이지리아(약 1,000원) △이집트(약 2,850원) △아르헨티나(약 1,387원)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요금이 매우 저렴한 식이다. 이에 일부 한국 소비자들은 VPN(가상사설통신망)을 활용, 구독료가 낮은 나라의 IP로 우회해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며 구독료 부담을 줄여왔다.
이 같은 ‘꼼수’를 인지한 유튜브는 지난 24일, 멤버십 구독 당시 위치했던 국가에서 6개월 이상 떠나 있을 경우 멤버십이 정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멤버십을 구매한 국가에서 5개월 이상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유료 멤버십 정지 알림을 받게 되고, 해당 국가에서 로그인하지 않은 기간이 6개월을 넘기면 자동으로 멤버십이 정지되는 식이다. 유튜브가 직접 프리미엄 멤버십 사용자의 이용 국가에 대한 일종의 ‘인증’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규제만으로 이용자들의 ‘디지털 망명’을 원천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VPN을 이용해 6개월마다 자신이 가입할 때 설정한 국가 IP로 서비스에 접속하면 유튜브의 감시망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그냥 인도로 한 번씩 로그인하면 되는 것 아닌가”, “가격 내리면 이럴 일도 없다”, “필요한 사람들은 답을 찾아낼 것이다”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 올리고 할인까지 없어” 소비자 불만 폭발
디지털 망명자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최근 우리나라를 덮친 ‘스트림플레이션’이 지목된다. OTT 플랫폼을 필두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료가 줄줄이 상승하는 가운데, 유튜브 역시 국내 프리미엄 멤버십 가격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11월 한국 멤버십 서비스 이용 가격을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3%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9월 월 8,690원이었던 요금을 1만450원으로 인상한 이후 3년 만이다.
소비자들은 가파른 가격 인상폭에 불만을 쏟아냈다. 별도의 요금 할인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 유튜브 코리아가 1만5,000원에 달하는 높은 요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 유튜브에는 △42개 국가에 적용되는 가족(계정 공유) 요금제 △80여 개 국가에 적용되는 학생 멤버십(최대 60% 요금 할인) △유튜브 뮤직을 제외한 저가형 멤버십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등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 요금 할인 혜택이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튜브가 가격을 인하할 이유가 사실상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미 국내외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다진 유튜브가 굳이 가격 경쟁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의 부가 혜택인 음악 감상 서비스 ‘유튜브 뮤직’은 오랜 기간 한국 음원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멜론을 추월, 국내 음원 플랫폼 1위 자리에 등극한 바 있다. 유튜브는 가격을 인하하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을 갖췄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