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절감 주효했다” 수익성 개선 성공한 컬리, 이번에도 업계 ‘게임체인저’ 등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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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재고자산 회전율 0.4회 상승, "수익성 개선 원동력 됐다"
업계선 "재고회전율 차이 적어, 광고비 29.5% 줄인 게 더 주효"
전략 구성 다각화 이룬 컬리, 오프라인 매장도 집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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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창립 이후 지속된 테크(AI·데이터·개발·기획) 부문 투자와 더불어 ‘수요예측’ 고도화 작업 덕이다. 분석 시스템을 통해 상품 발주 수량 및 시점의 최적화를 이뤄냈고 그 결과 재고와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선 컬리의 주요 동력원은 재고회전율보단 광고비 절감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컬리 “재고자산 회전율 제고,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연결기준 34.3회로 전년 대비 0.4회 올랐다. 2021년(32.7회)과 비교하면 1.6회 상승한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로, 통상적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면서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처럼 컬리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엔 고도화된 수요예측 알로리즘인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데멍이)’의 영향이 컸다. 컬리는 앞서 2015년 마켓컬리 서비스 론칭 이후 리테일 테크 관련 투자의 일환으로 수요예측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해 왔고, 이후 자체적인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으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하루의 주문량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물류센터와 인력 운영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물류 부문을 운영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판매 후 남는 물량은 폐기하는 신선식품의 경우 작년 폐기율은 0.4%에 머물렀다. 그동안 폐기율이 1%대를 유지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줄어든 셈이다.

컬리는 이 같은 재고자산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의 큰 줄기라고 강조했다. 상품가치가 하락하는 재고와 신선식품이 줄면서 재고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게 주효했단 설명이다. 실제 재고비용은 매년 컬리의 발목을 잡아 왔다. 예컨대 2020년 기준 SSG는 컬리보다 매출은 1.36배 크면서도 재고자산은 41% 수준으로, 컬리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매출을 재고로 나눈 재고자산회전율도 SSG가 8,700%일 때 컬리는 2,622%에 머물렀다. 결국 SSG가 컬리와 같은 재고를 갖고도 약 3.3배 큰 매출을 기록하는 효율을 지녔단 의미다. 이렇다 보니 SSG의 재고비용도 2020년 150억원으로 컬리의 363억원에 비해 월등히 적었다. 컬리가 재고회전율 제고 성과에 축포를 터뜨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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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직접 출연한 김슬아 컬리 대표의 모습/사진=컬리

“컬리의 수익 동력, 재고회전율보단 ‘광고비 절감'”

그러나 재고자산 회전율이 수익성 개선의 주요 포인트였다는 데 대해선 업계 관계자 간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컬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5,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4분기에도 5,3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3분기와 별반 차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컬리의 재고자산은 4분기 말 기준 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612억원 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컬리의 매출액 증가분이 크지 않은 데다 재고자산도 2%대 감소한 정도였던 만큼 재고회전율이 높은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단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이에 업계가 주목하는 건 광고비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포장비를 12.7%(201억원→176억원), 광고선전비를 29.5%(109억원→77억원) 줄였다. 지난 2021년 톱스타 전지현을 전면에 내세우다 김슬아 대표가 직접 광고를 출연하는 것으로 홍보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는 점도 컬리의 광고비 절감책이 눈길을 끄는 원인 중 하나다. 컬리의 주요한 수익성 강화 전략이 광고비 축소에 있음을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이 2% 감소할 때 광고비는 더 많이 줄었다”며 “수익성 개선 방향성이 광고비에 상당 부분 몰려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강화 전략 다변화, 오프라인 겨냥해 고객 확보 나선다

컬리의 이 같은 수익성 강화 전략을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는 꽤나 긍정적이다. 내실경영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매출 충성고객을 확대 재생산하는 ‘두 마리 토끼잡이’ 전략을 택한 셈이기 때문이다. 컬리의 전략이 잘 드러나는 지점이 컬리의 페스티벌 행사다.

앞서 컬리는 지난해 7월 서울시 소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컬리 푸드 페스타’를 진행한 바 있다. 컬리에 입점해 있는 85개의 협력사의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준비해 협력사와 소비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또 컬리는 당해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맺기도 했다. 국내 최대 점포를 보유한 편의점 ‘CU’ 내에 ‘컬리존’을 운영하기 위함이다.

컬리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까지 공략함으로써 브랜드 각인 효과와 미래 고객 유입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수익 창출을 이뤄내겠단 방침이다. 단순히 광고에만 돈을 쏟아붓던 지난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컬리의 재도약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샛별배송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컬리가 이번에도 다시 한번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