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데이터로 본 불편한 진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이 쓰레기 줍기보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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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 거는 것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을 더 꺼려
연락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어색함
연구 결과, 간단한 워밍업으로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심리적 장벽 낮출 수 있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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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사회적 관계가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중요성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특히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의지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친구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의사소통 심리학(Communications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해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오랜 친구가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연락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했다.

2,4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7개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잃어버린 오랜 친구가 있으며, 그들에게 연락할 의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망설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도 함께 제안했다.

끊어진 인연, 다시 잇기 망설이는 이유

캐나다 대학생 4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91%가 연락이 끊긴 친구가 있지만, 다시 연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의 어느 시점보다 지금 당장 연락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망설임의 원인으로는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 오랜 시간으로 인한 어색함 등이 꼽혔다. 즉 사람들은 옛 친구의 삶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존 연구 결과는 이러한 걱정이 기우에 불과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데, 연락이 끊긴 친구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연락을 반기고 고마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사람들이 걱정을 극복할 수 있다면 옛 친구와 다시 연결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명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보다 옛 친구로부터 연락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사 소통을 시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고, 자신에게 연락하면 기뻐할 것으로 생각되는 옛 친구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만 모집해, 옛 친구의 연락처 정보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작성하는 시간을 줬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러한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옛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즉각적으로 더 큰 행복감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옛 친구는 낯선 사람? 시간이 만든 심리적 거리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상황을 과도하게 분석하지 말고 “전송” 버튼을 누르라고 조언한다. 또한 연구진은 옛 친구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받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지 생각해 보도록 유도했다. 답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연락 자체를 친절한 행동으로 여기도록 제안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은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의 수를 크게 늘리지는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288명을 대상으로 쓰레기 줍기, 치과 예약, 어린 시절 좋아하는 노래 듣기,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기, 옛 친구에게 연락하기 등 다양한 일상 행동에 대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은 쓰레기를 줍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을 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시간이 흐르면서 옛 친구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옛 친구에게 다시 연락하는 것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옛 친구와의 관계 회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더 큰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특정 사회적 상호 작용을 연습하는 ‘워밍업’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현재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3분 워밍업 과제를 수행하고, 다른 그룹은 소셜 미디어를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험 결과 현재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3분 워밍업 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워밍업 과제를 수행한 그룹의 절반이 옛 친구에게 연락한 반면, 소셜 미디어를 훑어본 그룹에서는 3분의 1만이 연락을 시도했다.

사회적 관계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적인 사정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관계는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옛 친구와의 연락이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간단한 준비만으로도 연락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옛 친구와의 연락을 넘어, 멀어진 관계 회복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회적 관계 개선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