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키아 ‘빅딜’ 가능성에 관심 집중, 변수는 통신사업 시장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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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못 면한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 노키아 인수로 재도약 꿈꾸나
시장 침체 심화 양상, 노키아 올 1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
주요 국가 5G 구축률 90% 이상, 6G 상용화는 2028~2029년 이뤄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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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자산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를 인수하면 시장에서 다소 저평가받고 있는 자사 내 네트워크 사업부의 경쟁력을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키아 자산 인수에 관심

2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자산 인수에 관심을 표했다. 노키아는 한때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 공급 업체였지만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기업이 치고 나오면서 휴대전화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노키아는 모바일 기기에 신호를 전달하는 장비를 포함해 통신망 장비는 제조하는 데 주력하며 통신장비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재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엔 어려움이 크다. 중국의 화웨이 등 경쟁 기업들이 부쩍 성장하면서 노키아의 동력이 꺼지고 있어서다. 이에 노키아는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 부문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재발굴하기 위해 자금을 확충하겠단 취지다. 노키아는 사업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하는 것부터 분사 혹은 경쟁사와의 합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평가받는 네트워크 사업부, 2021년엔 매각설도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자산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 삼성전자의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강자지만 통신 장비 분야에선 화웨이나 에릭슨 등 경쟁 업체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한 번 투자를 결정하면 세팅뿐 아니라 운영 및 보수까지 해가며 오랜 시간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보수적인 통신 시장에서 삼성이 경쟁 업체를 뛰어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 자체의 투자 대비 수익성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21년엔 삼성전자가 자사의 네트워크 사업부 매각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결국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은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분기 말 기준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1%에 불과했다. 화웨이(31.4%), 에릭슨(28.9%), 노키아(18.5%)에 이은 4위권 수준이다. 삼성전자로선 새로운 출구전략을 구성할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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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업계 부진, 6G 상용화도 멀었다

다만 통신장비 사업 전반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가 실제 노키아를 인수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당장 노키아만 봐도 올해 1분기 매출이 46억7,000만 유로(약 6조8,68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화웨이도 지난 4월 스마트폰 자회사 아너의 사업 매각을 마무리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고, 에릭슨은 지난해 3월 미국 기업 에어리스(Aeris)에 사물인터넷(IoT) 사업부를 매각했다.

삼성전자 역시 사업 축소 조짐을 보였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3억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인력 조정을 통해 국내 직원 총 4,000명 중 700여 명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같은 침체기는 통신장비 시장의 수익 창출원인 5G 구축이 완료되면서 비롯됐다.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일본, 쿠웨이트, 태국, 한국 등 주요 국가의 5G 구축률은 이미 90%를 넘어섰다. 델오로는 올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통신장비 업계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6G 상용화가 시급하지만, 업계에선 6G 상용화가 빨라도 2028~2029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를 할당받고 본격적으로 망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당장으로선 통신장비 산업에 대한 투자 유인 동기가 부족한 상황이란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