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닭컴’ 운영사 푸드나무, 온힐파트너스 대상 300억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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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나무, 최대 주주 '온힐파트너스'로 변경
경영권 150억 할인 매각, 회사빚 연대보증 이전도
무리한 사업 다각화 독됐나, 2년간 적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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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랭킹닭컴

최근 경영권이 매각된 랭킹닭컴 운영사 푸드나무가 새 최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온힐파트너스 측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푸드나무 자회사 부채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며, 적자 상태인 자회사 다수도 정리하기로 했다.

푸드나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드나무는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250억~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할 예정이다. 이는 푸드나무 시가총액(435억원)의 최대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상증자에는 온힐파트너스를 포함해 5~6곳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7일 푸드나무 창업자인 최대주주 김영문 대표와 특수관계인 김영완 부대표는 온힐파트너스에 보유 주식 840만3,140주 중 60만 주를 9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양도가액은 1,500원으로, 계약 체결 전 거래일인 4일 종가(3,775원) 대비 60% 낮은 가격이다. 오는 11월 중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온힐파트너스 측 이사와 감사가 선임된 후 잔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11월 말 주식 양수도 절차가 완료되면 온힐파트너스는 푸드나무 지분 42.86%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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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힐파트너스, 연대보증 채무도 인수

온힐파트너스는 계약 조건에 따라 푸드나무와 종속회사의 주채무에 대해 김 대표가 갖고 있는 연대보증 채무 일체도 인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6월 말 기준 푸드나무가 KDB산업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에서 차입한 509억원에 대해 신용대출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를 맞는 1년 이하 차입금이 464억원, 그보다 기간이 긴 차입금이 107억원 수준이다.

이는 푸드나무가 지분 매각을 결정한 주된 이유로 거론되는 지점이다. 김 대표가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식 240만여 주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김 대표가 회사 채무 연대보증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 일부를 헐값에 서둘러 판 것이란 해석이 팽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 측은 올해 6월 경영권 매각 추진 당시 매각가로 주당 5,000원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푸드나무 주가는 2,500원 안팎이었다. 김 대표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기대했으나 인수 후 추가 자금 투입 부담 등으로 인수 후보자들과 이견이 컸다. 결국 김 대표 측은 연대보증을 넘기는 조건으로 매각가를 크게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푸드나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8억원 수준에 그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푸드나무의 지난해 매출은 1,907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는데 이는 실적 공시를 시작한 이래 첫 매출 감소다. 영업손실은 2022년 적자 전환한 후 지난해 178억원으로 157억원이 늘었다. 올해 1분기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고,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보다 늘었다.

단기간 사업 확장한 결과

업계는 푸드나무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푸드나무는 최근 3년간 자회사 확대에 몰두했다. 2021년까지는 식품프랜차이즈업과 식자재 유통사업 등을 영위하는 ‘에프엔프레시’, ‘에프엔어니스티’, ‘에프엔서플라이’ 등 3개의 자회사를 운영했고 이듬해엔 2022년 자회사 4개를 추가 설립했다. 신규 자회사는 ‘에프엔플레이스’, ‘에프엔풀필먼트’, ‘에프엔블럭’, 베트남법인 ‘CONG TY TNHH’ 등이다.

푸드나무는 신사업을 벌이면서 매출 규모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적자 폭도 커졌다. 자회사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가진 에프엔프레시의 매출은 2021년 286억원, 2022년 312억원, 지난해 342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당기순손실 4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 7곳 중 이익을 낸 곳은 에프엔풀필먼트(4억원), 에프엔서플라이(8,800만원) 두 곳뿐이다.

이에 온힐파트너스는 푸드나무의 종속회사 7곳 중 에프엔서플라이, 에프엔플레이스, 에프엔풀필먼트 3곳만 남겨두고 모두 정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푸드나무의 핵심인 랭킹닭컴 닭가슴살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푸드나무는 매출의 70% 이상을 랭킹닭컴, 피키다이어트, 맛있닭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간편건강식품 사업에서 거둔다. 온힐파트너스는 랭킹닭컴과 연계해 건강기능식품과 반려동물식품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