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AI ‘챗GPT 서치’ 출시하며 구글에 도전장, AI 검색 시장 뜨거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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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타입 선보인 지 3개월 만에 챗GPT 서치 정식 출시
AI와 대화하듯 검색해 정보 확인, 출처·이미지 등도 표출
AI 검색이 '대화형 플랫폼'으로 진화, UI 변화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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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자체 검색 엔진 ‘챗GPT서치’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 7월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테스트에 돌입한 지 3개월 만이다. ‘검색 시장의 지배자’인 구글이 올해 5월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며 수성에 나선 가운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퍼플렉시티 등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점차 거세지는 양상이다. 더구나 최근 검색 시장이 기존 검색 엔진이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향후 빅테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챗GPT에 통합된 형태로 꼬리 질문도 가능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오픈AI는 챗GPT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자사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서치GPT’라는 이름으로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지 석 달 만이다. 챗GPT 서치는 기존 챗GPT에 통합된 형태로 제공되는데 검색창 아래에 있는 작은 지구본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웹 검색이 시작된다. 일반적인 검색 엔진과 사용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화하듯 질문할 수 있는 챗GPT의 장점이 더해졌다.

챗GPT 서치에서 친구와 채팅하는 것처럼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적합한 정보를 찾아주고 출처 링크와 이미지도 함께 표시한다. 한두 단어를 검색하는 일반 검색 엔진과 달리 긴 줄글 형태로 질문이 가능하다. 오픈AI가 소개한 예시를 보면 “이탈리아 포시타노에서 저녁에 갈 만한 레스토랑을 추천해 줘”라고 검색하면 인터넷에서 정보와 이미지를 가져와 각 장소별 특징, 장점, 거리 등을 정리해 알려 준다. 검색 결과에 출처 버튼을 클릭하면 AI가 검색에 활용한 웹페이지 목록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끊김이 없이 대화를 나누며 검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 덕에 사용자들은 이제 정보 검색을 위해 웹페이지 창을 수십 개 열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동안은 구글, 네이버 등 기존 검색 엔진은 필요한 키워드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관련된 블로그 등 웹페이지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해당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 열어봐야 했다. 하지만 챗GPT서치 같은 대화형 AI 검색 플랫폼을 이용하면 필요한 추가 질문을 하나의 창에서 연속해 이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앞서 받은 답변에 대한 꼬리 질문이 가능하다. 오픈AI는 “GPT서치의 답변에는 정보의 출처로 바로 연결되는 링크가 제공된다”며 “웹의 독창적이고 고품질 콘텐츠와 연결해 사용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단 학습시켰다는 그간의 비판에 대응해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르몽드 등 미디어 업체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대해 루이 드레퓌스 르몽드 발행인은 “AI 검색이 가까운 미래에 정보에 접근하는 주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오픈AI와의 협력은 르몽드를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서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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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서치/사진=오픈AI

GPT서치 등 AI 검색 서비스에 대한 엇갈린 평가

업계에서는 챗GPT 서치가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의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구글에 상당한 위협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도 오픈AI가 지난 7월 서치GPT를 공개하자 오픈AI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구글의 주가가 3%나 하락한 바 있다. 다만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9월 ‘오픈AI가 ‘구글 킬러’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적다’는 기사를 통해 오픈AI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WP는 “서치GPT가 구글이나 퍼플렉시티의 AI 검색을 넘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일부 사용자에 따르면 서치GPT는 사실이 아니거나 환각을 출력했으며, 쇼핑이나 지역 정보와 같은 질문에는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AI 검색 서비스에서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치GPT에 대한 테스트에 참여한 아나나이 아로라 연구원도 “오픈AI가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했지만, 챗GPT가 출시됐을 때만큼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이들도 적지 않다. 대니얼 레미 연구원은 “구글의 AI 오버뷰보다 서치GPT가 더 정확한 답을 찾아줬다”고 전했다. 검색 마케팅 회사인 브라이트엣지는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구글의 AI 오버뷰, 퍼플렉시티, 서치GPT 등 주요 AI 검색 서비스가 각자의 특성이 있어 사용자에 따라 평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복잡한 질문에 대해서는 서치GPT가 가장 심층적인 응답을 해 유용하고 빠르고 간결한 검색은 퍼플렉시티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AI 오버뷰는 최신 트렌드와 실용적인 링크를 많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저마다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의 정확도와 신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초 스탠퍼드대학교에서 AI 모델들이 20만 개의 법률 관련 질의에 대해 생성한 답변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챗GPT의 오류 비율은 69%에 달했다. 메타의 라마는 오류 비율이 88%로 더 높았다. MS의 빙도 선거 관련 정보의 오답률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월 구글이 내놓은 AI 오버뷰는 건강 관리법으로 ‘돌을 하루 하나 먹으라’는 답변을 내놓는 등 정확도 측면에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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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AI 오버뷰/사진=구글

퍼플렉시티 등 경쟁자들 공세에 구글 아성 흔들려

AI 검색 시장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오픈AI가 프로토타입인 출시 3개월 만에 서비스를 본격화한 현재, 업계에서는 구글이 구축해 놓은 검색 시장이 GPT서치로 인해 단숨에 뒤집힐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MS도 지난해 초부터 빙 검색을 앞세워 검색 시장에서 반전을 꾀했지만, 실제 점유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검색의 정확도 차원이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AI 음성 비서 등이 보편화되면 검색 엔진에 접속하기보다는 챗봇에 물어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구글의 아성은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은 올해 50.5%에서 내년 48.3%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2억5,000만 명의 주간활성이용자를 보유한 오픈AI의 참전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AI 검색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AI, 구글, MS 외에도 AI 검색에 특화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최근 8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며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성장세가 빠른 스타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도 자체 검색 엔진 출시를 검토 중이다. 메타는 현재 구글과 MS 빙을 기반으로 뉴스, 주식, 스포츠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자체 AI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메타 AI를 구동시킬 계획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주요 서비스에 탑재된 메타AI 챗봇에 자체 검색 엔진을 통합해 소셜미디어 안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메타는 AI 검색 엔진 개발을 위해 최소 8개월 이상 웹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크롤링(crawling·웹페이지의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는 것)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