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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S Boot Camp 수강 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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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S 입학시험 문제가 공개되고 난 다음에 또 말들이 돌던데, 무슨 박사 시험 문제를 냈다는 둥 어쨌다는 둥ㅋㅋ

학부 4학년 경제학과 고급계량 정도, 통계학과 학부 고학년 시계열 정도에 나올만한 내용들에 불과하다.

나중에 대학원 박사 수업 문제들 공개하면 무슨 말이 나올려나? ㅋㅋ

문제가 AI랑 아무 관계 없다는 둥 그러던데, 일부러 Deep Neural Net, Reinforcement Learning이 쓰일 수 있는 DGP가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확인하는 항목을 추가했다.

암튼, 이번에는 어문계열 출신인데 정말 이 악물고 열심히 공부해서 이 모든 걸 이해하고 시험 잘 치신 분의 후기를 공유한다.

Source: www.englishspectrum.com

학부는 XX과 (*주-어문계열)를 나왔고요, 석사는 대표님께서 익히 알고 계시는 빅데이터 석사를 나왔습니다.

(중략)

이러나 저러나 대학원 시절에 대표님을 만났더라면 대학원 수준의 통계수업도 도전해보고 했을텐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만나뵙게 된 것을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략)

 

어쨌든 이렇게 부족한 문과 출신이 감히… 어떻게… MSDS에 가겠다고 이 수업을? 이라고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참 무섭고 두려워서 지금까지 딱히 저의 배경에 대해 정확하게 말씀을 못드리고 있다가

이제서야 admission을 앞두고 어차피 알게 되실테니 조심스럽게 메일 드립니다.

 

당연히 제가 MSDS에 직행할 수 있을거라는 오만하고 가벼운 생각으로 수강을 한 것이 아니었어요.

다른 분께서 쓰신 후기를 봤는데 저랑 비슷한 마음이셨더라고요.

신청을 하면서 제 마음은 딱 뱁새의 마음이었습니다. 황새를 너무나도 따라가고 싶은 뱁새의 마음이요.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질 지 언정 출발점에 누워있는 뱁새보다는 나을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MSDS prep class를 신청했습니다.

 

첫 수업부터 되게 멘붕이었어요. 이런 스타일의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저 말고 대부분의 다른 황새 분들은 A1~A5 이런건 당연히 모두 알고계시며 heteroskedascity, heteroskedasticity, OLS, MLE, Asymptotic, CUAN, BLUE 등등 용어들은 쏟아져 나오는데 제가 아는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요. 대표님께서 따라 오냐고 물어보시는데 제가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를 분간하기조차 힘들었습니다. 황새분들의 발목을 잡으며 민폐를 끼칠 순 없으니 뱁새로서 수업시간은 대부분 조용히 넘어갔고 복습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노력했어요.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일단 적어두었다가 수업이 끝나면 김창진 교수님 노트라든가, 유튜브, 블로그 등등을 활용해서 개념에 대해 다시 익혔고 그런 후 문제를 보니까 서서히 익숙해지더라고요. 검색하다가 찾은 UCL의 Econometrics 강의노트도 뱁새인 제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Dynamic Optimisation 부분은 대표님께서 겁주신(?) 것에 비하면 훨씬 괜찮았습니다. 당연히 대표님께서 강의를 너무 잘 해주셨기 때문이겠죠. 수업시간에 수식을 바로바로 따라가기는 어려웠지만, 개념적으로 BE (*주 – Bellman Equation)는 어떤 것이다, Hamiltonian은 어떤 것이다, Phase diagram은 어떤 것이다 이런 것들은 수업을 들으면서 이해를 했고, 끝난 후에 다시 하나하나 derivation을 따라가보면서 Lecture note를 꼼꼼히 따라가니까 깊이있는 이해까지는 아니겠지만 내주신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는 가능했습니다. 막히는 부분은 또 유튜브 등을 통해서 메웠구요.

시험 준비를 위해서 2주 정도는 잠을 제대로 잔 날이 없었어요. 회사가서 몽롱하게 있을지언정 거의 밤을 새고… 공부를 했고 몬스터, 글루콤 같은 약물에 의존해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뱁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대표님께서 아… 진짜 얘는 시험을 너무 못봐서 블랙리스트감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어요. 바보같이 수준 낮은 질문들을 office hour에 들고가야 했던 게 쪽팔렸지만 그래도 지금 쪽팔린 게 낫다 하는 마음으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office hour에 거의 제 질문만 다뤄주실땐 아……. 황새분들께 폐를 끼친 것은 아닌가 하고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었고요.

시험은 말씀해주신대로 어려웠습니다.

첫 문제부터 예상치 못한 OVB (*주 – Omitted Variable Bias)가 나와서 많이 당황했어요. Measurement Error를 다루는 문제들이 많았다보니 그 위주로 나올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참 바보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배운 내용, 공부한 내용을 떠올리며 열심히 풀어보았습니다. 한 문제 푸는데 이미 1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이러다 답안 작성을 다 못하겠다 싶어서 크게 흔들렸던 것 같아요. MA(5)까지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런 내용이 나와서 너무 놀랐고 x_2t=y_(t-2)라는 조건도 상상도 못한 조건이라 많이 당황했던 것 같아요. 그러는 사이 2시간이 지났다고 하셔서 정말 마음이 너무 급해졌습니다. 4번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평이하게 바꿔주신 관계로 보자마자 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3번을 고민하다가 답안을 다 못쓸까봐 4번부터 답안을 썼던 게 기억납니다. 여러모로 부랴부랴 쓰느라 되게 두서없이 엉망으로 써서 쓰면서도 죄송했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나오면서 40점은 나오려나? 하면서 자책을 많이 했어요. 주말엔 부족했던 잠을 몰아잤는데 시험점수 나오면 이제 대표님께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나 나 혼자 말도 안되는 점수를 받아서 대표님께서 대노하시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을 계속 했습니다. 오늘은 출근길에 블로그에 MBA와 MSDA 설명을 해두신걸 보고는 대표님께서 나는 역시 MBA를 가라고 하실까? 하면서 아침 내내 계속 고민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가든 개강 전 공부를 더 해가고 싶은데 수리통계학을 보고 갈까 하고 강의도 알아보던 중이었고요.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미국식 채점기준을 적용해주신 덕에, 성실성 점수를 반영해 주신 덕에 저에게 예상치 못한 합격목걸이가 쥐어진 걸 알게 되었어요. 솔직히 성적표를 보고는 너무 기뻐서 회사에서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닐 뻔 했습니다. 커트라인을 간신히 턱걸이로 넘은 수준이지만 저 따위가…….. 뱁새가…. 감히…….? 합격을 해도 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합니다.

뱁새지만 그래도 폐를 최소한으로 끼치면서 턱걸이지만 완주를 해낸 거 아닐까 하는 뿌듯한 마음도 있지만 사실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대표님께서 이건 그냥 기초라고. 그 다음에 훨씬 어려운 것들이 MSDS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고 몇 번이고 말씀해 주셨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대표님도 메일 보고 많이 당혹스러우실 것 같아요. 이런 애는… 당연히 걸러져야 하는데 왜 여기에? 싶으실 것 같고요.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감히 이 시험을 턱걸이지만 통과는 한 것이니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것 일까요. 통과를 해서 기쁘기는 한데 잠이 안옵니다……. 통과한다는 것 자체를 감히 상상조차 한적이 없어서요………. 부디 노여워 마시고 ㅠ_ㅠ 뱁새 주제에 용케도 여기까지 왔네… 라는 관점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ㅠㅠ

지난 한달 반 동안 내용이 버겁긴 했지만 (제가 감히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참 재밌었습니다. 몰랐던 새로운 언어들을 배워가면서 아! 이게 이거였구나! 하는 순간들이 많아서 세계가 확장되는 기분과 더불어 즐거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뱁새조차도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어디가서 배우기 힘든 이런 좋은 강의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메일이 너무 길었죠?ㅠㅠ 찔리는게 많아서 구구절절 쓰게 되었습니다…….

빅데이터 석사를 했지만 항상 마음속에 의구심이 있었어요. 졸업 논문도 쓰레기 같은 걸 쓰고 졸업해서… 너무너무 부끄러운 마음이 항상 있었고요. 대표님께 배운 한달 반 덕에 이제 아주 조금은 어깨를 살짝 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디가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이제 참새에서 비둘기가 되기 위해서 계속 열심히 공부할게요.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와서 한동안 말을 잃었습니다.

주변에 이런 케이스들이 드물게 있기는 했습니다.

경영학과 출신에 대기업 다니다가 그만두고 와서는 대학원 통계 수업 한번에 따라가고 그런 애들.

제가 평소에 말하는대로, DNA가 다른 애들이었습니다.

저보다 덜 고생해도 더 빨리, 더 많은 지식을 익힐 수 있는 축복받은 인재들이죠.

(중략)


진짜 농담이 아니고 메일 받고 울었다. 공부하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내가 딱 저 부분 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르더라.

나도 그 때 생긴 중지 손가락의 펜 자국이 몇 년간 안 없어질만큼 펜을 놓질 않고 또 쓰고 또 쓰면서 겨우겨우 이해했었으니까.

Office Hour 질문이라고 장문의 이메일을 몇 차례 받으면서, 정말 이 악물고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구나 싶었는데,

답안 채점하는 내내, 문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훈련, 수업 내용을 활용하는 능력이 잘 갖춰진 답안지라고 생각했고,

Office Hour 까지 진행해가며 가르친 보람(?)이 느껴지는 답안지였다.

 

충분히 어깨를 펴고 자랑해도 된다… 가 아니라 열정과 학습 속도에 고개 숙이고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이런 인재 분들이 2류 교육을 받고, 자신의 가치와 역량을 영원히 모르고 사는 그런 인생 대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1류 교육을 제공해서,

내가 공급하는 교육을 2류, 3류로 추락시킬 수 있도록 청출어람 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前 MSDS, 현 MSc Artificial Intelligence 입시시험 후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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