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eyoung Park (MBA, 2023)
Ⅰ. 부동산 버블을 탐지할 수 있다면?
최근 부동산 시장은 버블(Bubble)이 꺼지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시장을 살리고자 부리나케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만약 부동산 버블을 미리 탐지할 수 있다면,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드는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부동산 버블의 여파
부동산 버블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더불어, 금융 당국이 유동성 회수를 위해 기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은 심해졌다. 서울 주요 대단지 아파트는 집주인이 관리비, 이사비용, 명품 가방까지 내걸며 전세와 매매를 홍보하고 있지만, 이전과 달리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림 1을 보면,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건에도 못 미쳐 전년 대비 73.7%나 줄어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가 실물시장 충격으로 직결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현재 부동산 정책을 고금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세 정책으로 하루빨리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가 너무 무겁고, 대출 이자까지 높아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과세 완화 및 규제 철폐를 통해 부동산 거래량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 부동산 정책을 성급히 바꾸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엄청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20・30세대의 ‘빚투’, ‘영끌’을 이끌어 청년이 빚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무작정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정부는 적정한 수준의 부동산 규제를 유지함으로써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들에게 주택 소유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간 역대 정부는 위 두 가지 노선을 번갈아 걸어가며 버블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정책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도한 규제로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라는 시장 기본원리를 위배해서는 안 되며, 지나친 방관으로 투기, 영끌, 빚투 등의 시장 혼란을 주어서는 안 되는 정책을 수립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동산 버블을 미리 찾을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은 과열된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기 전까지 버블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는 부동산의 내재 가치(Intrinsic value)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시장 참여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내재 가치 상승으로 착각하고, 다른 참여자들의 결정에 휩쓸려 버블이 생긴다. 버블이 터지면 부풀려졌던 자산 가격이 폭락하게 되고, 가계 부채 증가와 금융기관의 대규모 채권 부실로 이어져 심하게는 경기 침체까지 확대될 수 있다.
만약 부동산 버블을 미리 찾아낼 수 있다면 어떨까? 위에서 우려한 상황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을 사전에 찾아내 버블이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에 조치를 취할 것이다. 게다가 국제적으로 상호 연관성이 커진 오늘날에 어느 한 나라의 버블은 세계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버블을 예측하는 것은 개인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본 글에서는 부동산 버블에 해당하는 요소를 찾아내고 통계적으로 검증했던 일련의 과정을 쉽게 풀어낼 것이다. 이때 부동산 과열의 원인으로 꼽히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실제로 버블에 해당하는지 회귀 분석과 통계 검정을 통해 확인할 것이다.
Ⅱ. 버블의 역사와 버블이 반복되는 이유
버블이란 사람들이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몰리면서, 해당 자산의 가격이 내재 가치보다 크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경제가 과열됐을 때 주로 나타난다. 경제 활황 등의 이유로 한동안 부풀어 올랐던 버블이 터지면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금융기관에도 큰 충격을 준다. 이는 금융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를 초래할 수도 있다.
버블의 역사
세계 금융 시장에서 버블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반복됐다. 네덜란드 튤립 버블(1630년대), 영국 동인도 회사 버블(1720년대), 일본 부동산 및 주식 버블(1980년대), 닷컴 버블(1990년대), 미국 주택 버블(2000년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일본 부동산 버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1980년대 초 엔화가 급등하면서 일본 무역 상황이 악화되자 일본 정부는 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이후 시장의 유동성이 커지자, 투기가 조장되면서 1985년에서 1989년 사이에 일본 주식과 도시 토지 가치가 세 배로 뛰는 버블이 생겼다. 1989년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이르면서 도쿄 황궁 부지의 가치는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부동산 가치보다 커졌다. 결국 1991년 버블이 터졌고 일본의 장기침체기인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알아보자. 과거 미국에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수의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부동산에 대거 뭉칫돈을 넣었다. 이에 따라 미국 주택 가격이 1996년에서 2006년 사이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 또한 금리가 하락하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로 주택을 샀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을 잡고자 미국 행정부가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상환 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의 채무불이행이 연달아 터지게 됐다. 이에 주택 관련 채권이 휴지 조각이 되면서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도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미국 대표 금융기관이었던 베어스턴스, 리먼 브라더스를 필두로 주요 헤지펀드 및 투자은행이 파산 위기를 겪었다. 이를 교훈 삼아 외국인 투자자는 한층 더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며 한국 외환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린 후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판을 치게 됐고, 그 결과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버블이 반복되는 이유
업계에서 부동산 버블을 판단하는 주된 방법은 통화량과 아파트 시가총액의 비율을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늘어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통화량과 아파트 시가총액 증가율의 차이가 평소보다 크면 버블로 의심할 수 있다. 시중에 풀려있는 돈은 적은데, 아파트 가격은 이와 무관하게 증가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버블이 가장 심했던 2021년 11월에 통화량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은 147%까지 치솟았고, 이는 아파트의 내재 가치 대비 역대 최대로 고평가됐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버블은 주기를 갖고 반복될까? 전문가들이 위 지표와 같이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부동산 버블의 징후를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대중들은 멈추지 않고 ‘영끌’, ‘빚투’를 위시한 도박을 일삼고 있는 걸까?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는 그의 대표 저서 ‘이상 과열’을 통해 절대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시장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시장이 무엇 때문에 저평가・고평가됐는지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투자 의사 결정은 쉽게 사용 가능한 정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즉 대다수 투자자가 깊이 있는 정량적・정성적 분석하기보다는, ‘카더라’ 식의 얕은 정보에 매혹되어 도박에 가까운 의사 결정을 내린다.
버블의 핵심 원리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바로 ‘군중 심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비이성적인 본성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 간 독립성이 깨지면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집단으로 하게 된다.
Ⅲ. 한국 부동산 경매시장의 특징
이번 장에서는 부동산 매매 시장의 버블을 예측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경매시장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설 때 빛을 발하는 것은 경매시장이다. 부동산 전망이 암울하다 보니 낙찰 경쟁률도 현저히 낮아지게 되고,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눈에 띄게 낮아지게 되면서 투자 인센티브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매시장은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72건으로, 동년도 6월 1,330건을 기록한 이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게다가 2022년 10월 전국아파트 낙찰가율은 83.6%로,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동년도 9월(83.1%) 대비 0.5%p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감정가가 시세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경매시장에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틈새 공략을 위해 부동산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고, 저평가된 지역을 선별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경매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경매시장에서도 버블은 발생한다
자연스럽게 한 가지 궁금증이 떠오른다. 경매시장도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버블이 형성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한국 부동산 경매시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한국에서 경매는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한국 경매시장에서 추정 가격을 높게 산정하거나 경쟁이 붙어 경매에서 이긴 사람이 손해를 보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타 선진국과 차별되는 한국의 고유한 부동산 경매 시스템 때문이다.
한국의 부동산 경매 제도는 밀봉식 경매(Sealed-Bid Auction)와 최고가격입찰제(First-Price Auction)를 방식을 취한다. 밀봉식 경매는 다른 참가자들의 가격을 알 수 없어 입찰자 간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특징이 있고, 최고가격입찰제는 최고가를 써낸 자가 낙찰되며 자신이 제시한 가격을 지불하는 제도다. 입찰자들은 매매 시세보다는 낮고 경쟁자들보다는 높은 가격을 입찰가로 써내므로, 입찰 가격은 통상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세입자 또는 채권자 등의 이해 관계자가 입찰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다른 경쟁자들보다 압도적으로 큰 금액을 입찰 가격으로 적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만약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격이 내재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거나, 미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자리 잡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초과 수익을 기대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며, 경매의 1등 가격과 2등 가격 간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다. 게다가 입찰자들이 군중 심리에 의해 모여들면서 입찰 가격이 부풀려진다는 점에서, 이것은 부동산 매매시장의 버블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부동산 경매시장은 매매시장을 선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앞서 살펴봤듯 부동산 시세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매매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이 싼 가격에 경매시장으로 옮겨가면서, 경매시장이 활기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매시장의 버블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부동산 매매시장의 버블 또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Ⅳ. 버블 지표: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
선행연구 조사
그간 진행돼 온 부동산 시세나 경매 낙찰가를 예측하는 기존 연구는 헤도닉 가격 모형(Hedonic price model)과 시계열 모형(Time series model)을 주로 사용했다. 헤도닉 모형이란 재화의 가격이 재화에 내재한 특성들의 양의 합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회귀 모형이다. 기존 연구는 헤도닉 모형에 부동산의 특징이 될 수 있는 변수를 최대한 많이 추가해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무작정 많은 변수를 추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변수의 타당성이 부족한 채 불필요한 변수를 모델에 포함하면,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으로 추정량의 분산이 커져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는 헤도닉 가격 모형을 이용한 연구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데이터 및 변수 선정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경매시장의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를 버블의 지표로 보고 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소개할 것이다.
본 논문에서 데이터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의 강남구 및 노원구의 분기별 거래량을 활용했다. 한국에서 거래량과 입찰 건수가 가장 활발한 강남구와 노원구 지역이 연구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본 논문은 헤도닉 가격 모형을 기본 골자로 하되, 일부 변형을 줬다. 종속 변수로는 보정된 낙찰가율(y)을, 독립 변수로는 유찰 횟수(FB_NUM), 입찰자 수(BD_Num),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Index_5), M2 통화량(M2)으로 설정해 변수 선택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을 뒀다.
종속 변수인 보정된 낙찰가율에 관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법원 감정가(통상 KB시세)를 분모로, 낙찰가격을 분자로 하는 기존 낙찰가율은 분모와 분자 간 약 7~11개월의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본 논문은 아래 식을 통해 기존 낙찰가율의 분모인 법원 감정가를 ‘낙찰 시점’의 시세로 보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추가로 해당 회귀 모형의 독립 변수에 대해 부연 설명하면, 첫 번째로 ‘유찰 횟수’는 경매 위험 요인을 설명하는 통제 변수 역할을 한다. 즉 유찰 횟수가 많다는 것은 매매가보다 낙찰가가 높게 형성되어 경매 참여자들이 거래를 포기한 횟수가 많고, 이에 따라 다음 경매에서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입찰자 수’는 단어 그대로 해당 경매에 입찰한 사람들의 수를 의미한다. 즉 경매시장에 시장 과열(버블)이 발생하면 입찰자 수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입찰자 수는 버블의 후보 지표로써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로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는 앞서 여러 번 설명했으므로 생략한다. 마지막으로 ‘M2 통화량’을 모델에 추가한 것은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세도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부동산의 내재 가치 배제 및 차우 검정 필요성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학군, 일자리, 아파트 층수, 도로 근접성, 연식, 아파트 구조, 교통편의성 등 내재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필자는 위 낙찰가율 회귀 모형에 로그를 취해 내재 가치를 소거함으로써 본 논문의 본래 취지인 경매 특성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세부 과정은 아래와 같다.
또한 본 논문은 버블이 생기면 구조적 붕괴(Structural break)가 발생했을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차우 검정(Chow test)를 진행했다. 이는 버블이라는 시장 과열 시기가 비이성적 투자 심리로 인해 여타 시기 대비 다른 양상을 띨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여기서 차우 검정이란 시계열 자료에서 특정 기간 전후 데이터를 두고, 두 개의 선형 회귀 모형의 회귀 계수를 비교해 ‘구조적인 충격 또는 변화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통계 검정이다.
회귀분석 및 차우 검정
우선 전체 기간을 두고 회귀 분석을 진행했다. 종속 변수는 ‘보정된 낙찰가율'(y)을, 독립 변수로는 유찰 횟수(FB_NUM), 입찰자 수(BD_Num),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Index_5), M2 통화량(M2)이다.
그림 5에 나와 있듯이 수정결정계수(Adj.R sqaure)는 0.774이고, 모든 독립 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전체 기간 회귀 모형에서 Index_5(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의 계수가 0.039로 다른 독립 변수 대비 낙찰가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차우 검정을 통해 구조적 붕괴 시점을 확인해 보자. 그림 6을 보면, 226(2016년 2분기)에서 구조적 붕괴가 일어났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조적 붕괴가 일어났던 226을 기점으로 구조적 붕괴 이전과 이후 데이터를 구분하여 두 개의 회귀 모델을 만들고, Index_5(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 즉 버블지수)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자.
그림 8을 보면 구조적 붕괴 이전에는 Index_5가 유의수준 0.05를 기준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구조적 붕괴 이후에는 Index_5(t-stat=2.613, p-value=0.01)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실제 버블이 발생한 지점(구조적 붕괴 시점)에 버블 지수(Index_5)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그림 9을 통해서도 Index_5가 구조적 붕괴 시점인 226 근처에서 크게 출렁이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26 시점 이후 Index_5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해당 시점인 2016년 2분기 당시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시중 유동자금이 강남 재건축 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부동산이 과열된 상황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1등과 2등 간 입찰 가격 차이를 버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해당 지표를 활용해 버블이 계속 부풀려지는 것을 방지하고 예상치 못한 시기에 버블이 터져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전에 조치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