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부정맥 ‘심방세동’, 삶의 질을 위협하는 ‘조용한 살인자’

불규칙한 심장 박동, 조기 발견 및 치료 중요
인종, 성별, 경제적 여건에 따른 진단 및 치료 불평등 존재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웨어러블 기기, 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전 기대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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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면서 가슴에 통증이 생기고, 어지럽고 숨이 가빠지면 심방세동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상방인 심방에 전기 신호가 잘못 전달될 때 발생한다. 그 결과 불규칙한 심장 박동으로 인해 혈액이 하방으로 펌핑 되지 않고 고이게 된다. 치명적인 결과 외에도 심방세동은 신체적 불편함을 유발하고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심장학자이자 전기생리학자인 민투 투라키아(Mintu Turakhia)는 “우리는 심방세동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이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심장의 노화에 따라 심방세동이 나타난다. 아울러 심방세동은 뇌졸중 외에도 심장마비, 심부전, 혈전, 심지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은 약물 치료와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기 위한 시술인 심율동전환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나, 환자 스스로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병 중 하나다. 심방세동 환자의 3분의 1은 자신이 심방세동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발작은 빠르게 왔다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발작성 심방세동) 사람들은 잠시 피곤하거나 숨이 가쁘다고 느끼지만 금세 회복되어 병원에 가지 않을 수 있다. 2023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2년 동안 심방세동 환자의 4분의 1이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흑인은 과소 진단, 여성은 치료 접근성 제한, 빈곤층은 의료 서비스 불균형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심방세동 유병률은 4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높은 수치는 부분적으로 의료기기의 발전으로 심방세동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수십 년 전보다 더 오래 살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나이’가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반영한다. 한편 비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질환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졌다. 흡연과 수면 무호흡증도 또 다른 위험 요인이다. 역학자들(Epidemiologist)은 현재 40세 이상 백인의 경우, 평생 심방세동 위험이 3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흑인의 경우는 5명 중 1명이다. 흑인의 유병률이 낮은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나, 부분적으로는 과소 진단의 결과일 수 있다고 한다.

진단과 치료에 성별 차이도 존재한다고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알프레드 병원의 심장 전문의이자 전기생리학자인 루이스 시건(Louise Segan)은 지적했다. 시건은 심방세동 증상이 불안 때문에 발생한다는 말을 들었던 많은 여성을 치료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여성은 남성과 같은 비율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초기 연구에서는 여성이 심장 중재술 후 더 많은 합병증을 경험한다고 발표했었다. 다행히도 최근 자마 심장학에 게재된 대규모 연구의 2023년 하위 분석에 따르면, 펄스 필드 절제술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치료받은 사람들은 성별에 따른 결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츠버그대학교의 심장 전문의 자레드 마그나니(Jared Magnani)는 심방세동을 건강 불평등의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심방세동은 감시와 발견이 필요한 질병이다. 그리고 약물 치료와 같은 결정을 내릴 때 파트너와 함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더 발전된 치료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미국 심장 협회(AHA) 저널 Circul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부유한 지역 주민들에 비해 가장 빈곤한 지역의 주민들은 심장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거나 심방세동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낮고 예후도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마디로 심방세동은 ‘비싼’ 질병이다.

조기 발견·치료 강조,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 기대

심방세동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좋다. 정상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면 향후 몇 년 동안 질병의 궤적과 결과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발작성’ 심방세동은 더 심각한 ‘지속성’ 심방세동보다 치료가 더 쉬운데, 어떤 유형에서든 영양 개선, 금연, 절주와 같은 생활 습관 변화가 초기에 효과적이었다. 심박수를 늦추고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도 있다. 작년 11월 주요 의료 단체는 심방세동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심장 건강에 좋은 습관에 더욱 집중하고 심장 리듬을 조절하기 위해 조기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다행히도 농구계의 거장이자 작가인 카림 압둘-자바(Kareem Abdul-Jabbar)가 자신의 심방세동 진단에 대해 이야기한 홍보 캠페인 덕분에 심방세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심방세동은 웨어러블 기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2019년 애플의 심장 연구에 따르면 애플 워치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성공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을 확진하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며칠 분량의 데이터를 기록하여 의사에게 보내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를 통해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환자가 병원에 가기 전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는 질환에 특히 유용하다.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애플 스터디(Apple Study) 앱을 다운로드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것을 보면 심방세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심방세동을 일찍 인지할수록 심방세동이 발생할 확률은 낮아지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보조 기기의 역할이 앞으로 더 많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