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식각기술 보유 ‘볼트크리에이션’ 100억원 규모 투자 마무리
소재 한계 뛰어넘은 ‘에칭’ 기술로 통기성 우수한 폴리머 필터 개발 원천 기술로 자체 개발한 이온빔 장비로 FMM 사업 도전 항공·모빌리티 분야까지 사업 확장 노린다
건식 식각기술의 원천기술 보유 기업 주식회사 볼트크리에이션이 지난 9월 말 추가 공장 설립 등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100억여원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프리밸류 1,500억원으로 진행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기존 주주들은 물론 파인만자산운용이 신규 주주로 참여했다.
투자 진행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재 CFO는 “이번 투자 라운드는 많은 분이 너무 높은 밸류라고 우려했으나 지금까지의 기술개발을 지켜봐 온 기존 투자자들이 성과를 높이 평가해 투자에 앞장서주셨다”며 “새롭게 파인만자산운용에서 당사의 기술을 흔쾌히 인정해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 내부 인력들도 증자에 참여한 것이 당사의 기술 신뢰성을 높게 평가받는 데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볼트크리에이션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구멍을 균일하게 식각이 가능한 ‘저온 이온빔 건식 식각’ 방식을 개발해 현재 디스플레이에 적용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IPO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통기성 우수·재사용 가능한 ‘바이오가드 마스크’ 개발
볼트크리에이션의 주력 기술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정밀하게 뚫는 ‘에칭(Etching)’이다. 지금까지 에칭 기술은 특정 소재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으나 볼트크리에이션은 소재에 대한 제약을 뛰어넘어 각종 상품에 에칭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앞서 볼트크리에이션은 PET 소재의 얇은 플라스틱 필름 한 장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 미세먼지와 이물질·침방울은 거르고 공기는 통과시키는 ‘폴리머 필터’를 개발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필수적 요소인 높은 수준의 마이크로(μm)단위 타공 기술을 마스크 필터에 적용한 것이다.
이를 적용한 호흡기 보호 마스크 ‘Face Bio-Guard’ 는 KF-94 마스크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물질을 걸러낸다. 공기투과도가 30%에 이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는 것도 가능하며 세척, 소독을 통해 6개월~1년가량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와디즈 펀딩 직후 5,0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현재 일본 마쿠다케 펀딩과 미국 킥스타터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볼트크리에이션은 B2C 시장을 겨냥해 최근 용인 소재 설비를 인수, 내년 1분기 대량 공급을 계획 중이다.
디스플레이용 FMM 사업 출진 준비
볼트크리에이션의 특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용 FMM(파인메탈마스크)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 도출을 앞두고 있다. FMM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국산화가 가장 미진한 영역으로 꼽힌다. 일본의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중소형 FM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인 토판프린팅(TOPPAN)이 FMM의 원료인 인바(invar, 니켈·철 합금) 공급망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
볼트크리에이션의 FMM 생산 방식인 마이크로 에칭 기술은 ‘이온 빔(ion beam)’을 활용한다. 이온빔은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방향성을 갖게 만든 이온의 흐름을 의미한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이온 주입, 불순물 제거 시 이온빔을 가속해 사용한다. 볼트크리에이션의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이온빔 장비로 750PPI(1인치 당 픽셀 수) 급의 FMM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FMM의 PPI가 높을수록 고해상도 OLED 생산에 유리한데 현재 하이엔드급 OLED에 사용하는 FMM의 PPI가 60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장비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볼트크리에이션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FMM의 품질은 압연한 인바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얼마나 많은 화소를 증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온 빔을 활용하면 40μm(마이크로미터)급 미세 에칭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볼트크리에이션은 난관을 뚫고 지난해 10월 750ppi급 FMM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현재 글로벌 톱티어 주요 고객사와 함께 양산을 전제로 한 FMM 장비 공정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볼트크리에이션이 늦어도 11월 중순께 공정 스펙(specification) 테스트를 완료하고 초도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정대로 FMM 양산 공급이 가시화될 경우 볼트크리에이션은 FMM 개발 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APS홀딩스(APS머티리얼즈), 필옵틱스(필머티리얼즈), 웨이브일렉트로닉, 비상장사 풍원정밀 등이 FMM 양산공급을 위해 공정 라인 최종 점검에 진입한 상태다.
한편 지난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책 과제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KF-X 방산 산업까지 진출한 볼트크리에이션은 항공 모빌리티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인천 송도에 지점을 설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