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제조 창업기업에 부담금 면제·기술분쟁 지원 강화
부담금 면제 받은 기업이 생존율·매출액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술보호법 개정안’으로 창업 중소기업 기술 분쟁도 지원 기술 보호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아 현실성 떨어진다는 의견도
정부가 제조업 창업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16개 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부담금 면제 제도 일몰 기간을 5년 연장키로 했다. 아울러 기술 침해를 당한 중소기업이 신고는 쉽게 하고 소송 부담은 낮출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함께 개선했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일부 개정, 신규 제조업 보호·육성에 방점
중소벤처기업부는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창업 지원법’과 ‘중소기업기술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기술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제조 창업기업 부담금 면제 제도’는 제조업 창업기업에 대해 창업 후 7년간 16개 부담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면제될 수 있는 부담금으로는 △농지보전부담금 △폐기물부담금 △특정물질수입부담금 △해양심층수이용부담금 △지자체공공시설수익자분담금 △대체초지조성비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 △대기배출부담금 △수질배출부과금 △대체산림자원조성비 △교통유발부담금 △지하수이용부담금 △물이용부담금 등이 있다. 특히 물이용부담금의 경우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섬진강 등으로 나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제조업 창업기업 1만 376개 사에 대해 16개 부담금 332억원을 면제한 바 있다. 특히 조사 결과 부담금 면제 창업기업의 81.5%가 부담금 면제 제도가 제조 공장 설립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실제 부담금 면제를 받지 않은 기업에 비해 생존율, 매출액, 고용 등 주요 지표가 모두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 기술 침해 신고는 쉽게 전자문서로, 소송 부담까지 낮췄다
이날 함께 의결한 ‘기술보호법 개정안’은 중소기업 기술 침해 행위 신고방식을 기존 서면에서 전자문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접수 절차가 손쉬워졌고 자료 유실이나 분실 등의 우려도 없어졌다. 중기부는 또 전자문서를 접수하기 위한 전용 이메일을 새로 열기로 했다. 신청인이 시스템을 통해 행정조사 신고서와 관련 자료를 접수하고 진행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기술 보호 울타리’ 내 행정조사 접수기능도 내년 초까지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중소기업 기술 분쟁 시 발생하는 법률비용을 지원하는 ‘기술보호 정책보험 지원사업’ 추진 근거를 포함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이 예기치 못한 기술 분쟁에 휘말릴 경우 법률 비용 등을 보험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보험 가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노진상 중기부 기술보호과장은 “기술보호 정책보험의 홍보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보험사와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선하는 등 기술 분쟁을 겪는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제조 창업기업 부담금 면제 제도 일몰 기한은 2027년 8월 2일까지 늘어났다. 부담금 면제 대상인 제조 창업기업은 시·군·구청 기업지원과에 신청하면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기술보호 정책보험, 현장 반응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월 22일 ‘중소기업 기술보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기술 유출 및 탈취 발생 이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경우가 무려 42.9%가 된다는 설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법률비용 부담을 이유로 꼽은 기업이 전체의 38.9%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기술보호 정책보험 서비스를 내놨다. 최대 1억원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업이 30%, 정부가 70%를 지원하고 기본 160~200만원, 특약 200~230만원의 보험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가입률은 저조한 상태다.
또 한국전력(이하 한전) 산하 기업들을 통해 최대 500만원 지원금을 제시하고 있으나 복수의 손해보험 관계자들에 따르면 배정된 예산 대비 가입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한국남동발전(주)에서는 자사 100만원, 정부 400만원, 합계 500만원의 지원금을 최대 3년에 걸쳐 제공하는 안으로 기술보호 정책보험 지원사업 신청기업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 손해보험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기업의 경우 고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고 기술 유출이 매출액에 타격이 큰 경우가 많지 않아 가입자들이 몰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다수의 국내 기업이 간단한 변형을 적용한 후 특허를 받아 대출을 확장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기술보호 정책보험보다 특허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것이 더 낫다”는 반응이다. 이어 “일부 고급 기술 보유 기업들을 대상으로 1억 보상이 아닌 수백억원의 보상이 가능한 상품이 출시되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