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전문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 99억 투자 유치

‘서빙로봇’ 중심, 국내 요식업 맞춤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 제공 자체 기술 개발·대규모 투자 유치 등 글로벌 서빙로봇 기업 ‘질주’ 최저가 경쟁, 중국산 기기의 압도적인 점유율 등 전망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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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이디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서빙로봇 전문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가 99억원 규모의 첫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하나벤처스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2019년 2월 창업한 브이디컴퍼니는 3년 8개월 만에 1,449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이번 투자금을 최근 시작한 태블릿 메뉴판 ‘브이디오더’의 브랜딩 강화 및 F&B 토털 솔루션 개발 등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벤처스 조경훈 이사는 “서빙로봇 이용점주 만족도 조사에서 매년 놓치지 않고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을 제치고 1등을 하는 등 브이디컴퍼니의 프런티어 정신과 고객 지향적 기업 DNA로 투자 매력을 느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김덕진 브이디컴퍼니 이사(경영혁신실장)는 “이번 투지 유치 성공은 서빙로봇 시장의 개척자이자 점유율 1등 기업의 입지, 앞으로 시장 성장성과 자체 개발 외식업 토털 솔루션의 성장 잠재력 등을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브이디컴퍼니, 국내 서빙로봇 시장 선점

브이디컴퍼니는 서빙로봇을 국내에서 최초로 상용화해 현재 약 9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2019년 설립된 이후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으며 현재는 인공지능과 비전기술을 이용한 아마존고 방식의 무인 판매 시스템 및 자율주행기술을 이용한 서빙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서빙로봇을 중심으로 한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 패키지인 ‘서빙로봇2.0’은 호출벨, 진동벨, 태블릿오더, 룸 도착 알림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 및 솔루션들과 서빙로봇을 연동해 매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오랜 기간 다수의 음식점에서 가장 많은 서빙로봇들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음식점 환경에 맞게 서빙로봇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최적화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반찬과 국물 음식이 많은 만큼, 브이디컴퍼니의 서빙로봇은 많은 반찬들을 한 쟁반에 담을 수 있으며 국물을 중간에 흘리지 않고 서빙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대의 서빙로봇이 한 공간에서 서로 협업하며 효율적인 서빙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 유지보수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 서빙로봇의 고장 중 80%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원격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나머지 20%의 출동이 필요한 업무도 전국 4개 직영지사, 14개 서비스센터, 100여 명의 로봇 전문인력 네트워크를 통해서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 만약 현장에서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경우 대체 로봇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진=브이디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글로벌 서빙로봇 기업의 질주

서빙로봇의 수요 증가는 코로나19로부터 출발했다.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 인력난이 발생하며 서빙로봇 공급이 확대된 것이다. 고용이 힘든 업주 입장에서는 점점 서비스 성능이 진화하고, 가격 부담이 낮아지는 서빙로봇 도입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서빙로봇 시장은 2018년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9년 시장 규모는 약 2억 2,000만 위안이었으나 2020년에는 약 11억 6,000만 위안(잠정치)으로 337.5%가량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의 서빙로봇 제조 업체 푸두테크는 2016년 설립된 이후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뿐 아니라 50개 이상 국가에 진출, 10만 대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렸다. 중국 서빙로봇은 핵심 부품인 레이저 센서, 카메라 등에 자체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로봇 스스로 위치를 인식하는 슬램(SLAM) 등 핵심 기술의 개발이 활발한 상황이다. 생산 원가를 낮추고 정밀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미국 역시 중국과 함께 서빙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서빙로봇 기업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베어로보틱스로, 한국인인 하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앞서 베어로보틱스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리즈 A를 포함해 약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기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5,000여 대의 서빙로봇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가 경쟁 붙는 저수익 구조, 국내 시장은 ‘중국산’이 장악

하지만 서빙로봇 시장의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당초 예상에 비해 사업 수익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브이디컴퍼니가 제공하는 서빙로봇 제품은 국내산이 아닌 중국산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중국 기업 푸두테크의 서빙로봇을 한국으로 수입하고 국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리를 잡았다. 이는 한국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브이디컴퍼니가 기술업체가 아닌 ‘유통업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사실상 중국산 로봇이 국내 서빙로봇 시장을 장악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푸두테크는 작년 기준 중국 내 음식 서빙로봇 2위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25.9%에 달하지만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푸두테크의 장 타오 최고경영자(CEO)는 “사업의 본질은 돈을 버는 것인데 상업용 로봇 시장은 전반적으로 거의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며 “산업 전체가 아직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 CEO가 언급한 ‘근본적인 문제’는 다름아닌 서비스 로봇 기업들 사이의 가격 경쟁이다. 음식점 주인 등 소상공인들이 서비스 로봇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절감으로, 수요자가 비용 절감을 위해 로봇을 찾고 있어 가격을 올려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가격 메리트가 없으면 애초에 로봇을 들일 이유가 없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기업을 누르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서빙로봇은 최저가 경쟁이 더욱 심각하다. 이동 경로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반복 작업이 많은 데다 기술적인 차별화도 어렵기 때문이다. 로봇 전문매체 로봇리포트는 푸두테크의 한 직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로봇 시장은 완전히 포화 상태”라며 “유일한 승부수는 가격 뿐인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