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전환’ 노리는 쏘카, 3Q 영업익 662% 급증
준수한 3분기 실적, 대부분 매출 ‘카셰어링’ 부문에서 발생 모두의주차장·일레클 등 활발한 M&A 진행, 사업 다각화 성과는 ‘아직’ 투자자들 반응 긍정적, 주가 20% 이상 ‘껑충’ 일각에선 고평가 비판 여전
쏘카가 3분기 매출 1,170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3%, 662% 증가한 수준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카셰어링 사업이 1,120억원, 플랫폼주차서비스(모두의주차장) 14억원, 마이크로모빌리티(일레클) 36억원을 기록했다.
슈퍼앱 도약을 선언한 쏘카는 4분기부터 자체 앱에서 KTX 티켓 예약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쏘카는 코레일과 협력해 코레일 앱에서 쏘카 차량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 800만 카셰어링 이용 고객에게 숙박, 액티비티 등 다양한 결합상품을 판매해 이용 건당 매출 확대,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최대 1만9,000여 대의 차량을 직접 운영하는 카셰어링 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쏘카의 독보적인 시장경쟁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M&A 진행, 매출 다각화 성과는 미미
쏘카의 주력 사업은 카셰어링이지만, 현재 다수의 운송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쏘카는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을 운영하는 모두컴퍼니를 인수한 바 있다. 모두의주차장은 2013년부터 주차장 정보 안내, 주차 제휴, 스마트파킹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쏘카는 내년부터 서비스 예정인 수도권 지역 30분 내 부름 편도 서비스, 전기차 충전 등의 서비스 영역에서 모두의주차장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통합 모빌리티 멤버십 ‘패스포트’에 주차장 관련 혜택을 추가, 구독 서비스 이용자 유치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이에 더해 모두의 주차장이 확보하고 있는 주차 인프라 및 관련 정보를 활용해 카셰어링에서의 탁송 및 반납 편의성을 높인다.
이에 더해 쏘카는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을 운영하는 ‘나인투원’을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700만 명에 달하는 쏘카 이용자와 40여만 명의 일레클 이용자가 카셰어링(차량공유)과 공유 자전거를 편리하게 연계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일레클을 통해 전기자전거 외 킥보드 등 다른 퍼스널모빌리티(PM) 서비스 제공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방면의 M&A(인수합병)은 쏘카의 비전을 완성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현재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넘어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이동 수단을 쏘카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3분기 매출액 1,170억원 중 1,120억원이 카셰어링 사업부에서 발생한 만큼 아직 유의미한 매출 다각화가 실현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타 서비스 대비 고평가 받고 있다는 비판도
쏘카는 10일 장 마감 후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11일 장 개장 직후에는 주가가 20% 이상 뛰며 주당 20,0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8월 상장 당시에는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난다는 회사의 주장에 의구심을 품는 투자자도 적지 않았지만, 3분기 실적 개선이 확인되며 시장 반응은 긍정적으로 변했다. 단, 쏘카 내부적으로 30~40% 하향했다고 알려진 공모가 28,000원 선에 도달하기에는 상승세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쏘카가 동종업계 타 서비스에 비해 여전히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쏘카는 IPO 시장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등이 포함돼 우버(Uber), 리프트(Lyft) 등 글로벌 차량 공유 플랫폼 선두 기업들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모가는 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적정한 시가총액을 산출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을 사용하지만, 쏘카는 적자 상태였기 때문에 당시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배수(EV/Sales) 방식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당시 쏘카의 공모가 범위 하단인 3만4,000원은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배수가 3.78배, 상단인 4만5,000원은 5.05배였다. 글로벌 기업인 우버의 배수가 2.3배, 리프트 1.1배, 그랩은 2.3배였던 상황에, 쏘카의 공모가 하단이 우버보다 50% 이상 고평가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아직 동종업계 주식보다 고평가, 성장률이 받쳐줘야 밸류에이션 정당화된다
이러한 비판은 양호한 실적이 발표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잇다. 동종업계 중 가장 덩치가 큰 롯데렌탈의 시가총액은 1조원, 영업이익은 700억 수준이며 PER(주가수익비율)는 7.19배다. 영업이익이 229억원인 SK렌터카, 192억원인 AJ네트웍스의 PER은 각각 13.05배, 3.8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이익이 116억원인 쏘카의 PER은 자그마치 77.33배에 육박한다.
물론 배당주보다 성장주의 기업가치가 훨씬 더 높게 평가되는 것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기는 하나, 쏘카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시간 단위의 차량 대여가 확장될 수 있는 시장의 최대치는 결국 렌탈 업계 서비스의 최대치와 같기 때문이다. 저비용 단기 렌탈을 찾는 수요자가 무한히 늘 수는 없는 만큼 ‘슈퍼앱’을 통한 서비스의 수평계열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출 성장세는 곧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선은 영업이익이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 장부 작성일에 맞춰 회계적으로 날짜 조정을 통해 실질을 숨기는 것)’이라는 8월의 논란을 잠재우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단순히 마케팅 비용 등을 절약해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인지, 쏘카의 주장대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인지 명확히 판별할 방법은 아직 없는 만큼 차후 쏘카의 실적 동향과 서비스 확장 추이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