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수익 다각화 플랫폼 ‘빅크’ 50억 프리 A 투자 유치

크리에이터 라이브 서비스 제공·콘텐츠 재가공 통한 수익 다각화 도모 크리에이터 유치, 콘텐츠 차별성 확보가 가장 큰 난관 콘텐츠 자체가 돈이 되지 않는 시장, 수익성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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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크

크리에이터 테크 스타트업 빅크가 5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주도했으며 펄어비스캐피탈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는 지난해 시드 투자에 이어 이번 후속 투자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빅크는 크리에이터와 팬이 실시간 소통하는 라이브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브랜드 홈 빌더, 라이브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빅크 스튜디오’ △팬들이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빅크 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빅크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VOD와 아티클 등의 형태로 재가공해 콘텐츠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 지난 2월 베타 출시 후 3개월 만에 1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아이키, 이슬아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합류했다.

빅크는 이번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정식 출시하고 공격적으로 크리에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신규 크리에이터 전원에게 0% 수수료 혜택, 가입자당 100만원 상당의 크리에이터 정착 지원 포인트 지급 등 유인책을 통해 크리에이터 유치에 힘쓰고 있다. 김미희 빅크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정식 출시를 통해 적극적으로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크리에이터의 수익화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터 유치와 콘텐츠 차별성의 벽

빅크와 같은 서비스의 공통적인 도전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치’다. 빅크는 이슬아, 정육왕, 브랜드보이, 세진쌤 등 이름을 알린 크리에이터들을 섭외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빅크 플랫폼을 통해 이들이 눈에 띄는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추가적으로 얼마나 이름을 알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 외 빅크에 협력한 크리에이터 대부분은 이름을 알리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 뛰어든 신규 인플루언서다. 이들이 빅크에서 전달하는 내용도 그간 유튜브 등 주요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전달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빅크만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현 상황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이는 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류 플랫폼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위해 굳이 콘텐츠 소비자들이 빅크에 유입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성의 부족은 경쟁자가 많은 콘텐츠 시장에서 상당히 치명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포스트’라는 방식으로 특정 분야에 조예가 깊고 글을 잘 쓰는 작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유튜브가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 콘텐츠의 경우 클래스101, 탈잉 등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일반인 대상의 가벼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 성인 콘텐츠 등 일부 주제에서 아프리카TV, 트위치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위치해 있다.

유튜브와 같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지 않은 이상 각종 콘텐츠 플랫폼은 ‘특화’된 분야에 집중해 독보적인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 존재하는 콘텐츠를 2차 가공해 ‘재생산’하는 빅크의 서비스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진=빅크

‘콘텐츠’만으로 수익성 확보 가능할까

이에 더해 콘텐츠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콘텐츠를 통해 사업을 키운 스타트업으로는 ‘리디북스’, ‘왓챠’ 등이 있다. 각각 글, 영상 분야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업 성장에 성공한 예다. 하지만 웬만큼 인지도를 쌓고 서비스를 고도화한 이들 기업 역시 ‘콘텐츠’만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리디북스’ 관계자는 “왓챠플레이는 최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성장을 포기한 상태로 운영 중”이라고 귀띔했다. 투자 없이는 콘텐츠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가 어렵다는 의미다. 콘텐츠 그 자체가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시장 상황의 방증이기도 하다.

문피아,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유명 콘텐츠 플랫폼 역시 역량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치보다는 성인 콘텐츠 등 자극적이고 이용자를 쉽게 끌어모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성장한 사례다. 크리에이터 유치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빅크’가 차후 자극적인 콘텐츠를 내세우지 않고도 콘텐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