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키햐’, 프리A 투자 유치

웹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스마트오더’ 서비스 온라인 주문해도 번거로운 ‘신분증 검사’ 절차 여전해 프로모션으로 쌓아올린 매출 성과, 플랫폼 성장 교두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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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햐 공식 홈페이지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키햐가 서울대기술지주회사, TBT파트너스 등에서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9일 밝혔다. 키햐는 앱 설치 없이 웹에서 원하는 술을 주문한 뒤 자신이 지정한 식당이나 매장에서 직접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영욱 키햐 대표는 “서울, 경기 일부 픽업 매장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출범 한 달 만에 특가 상품들이 1분 만에 완판되는 등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상품과 더 많은 픽업 매장으로 확대하여 단기간에 전국 서비스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승환 서울대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온라인 주류 시장의 혁신이 결국 사회에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으로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람 TBT 대표는 “키햐의 박영욱 대표 등은 창업부터 M&A까지 두루 경험해본 창업자들”이라며 “특히 플랫폼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온라인 주류 시장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분증 검사’의 벽

가수 박재범이 만든 전통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2017년부터 ‘전통주 보호·육성’을 위해 요건을 충족한 제품에 한해서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원소주 양조장에서는 100% 원주에서 생산된 쌀만 사용하기 때문에 전통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의 벽을 넘었다.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하며 신분증 검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한편 키햐의 서비스는 통신판매법 개정안에 따라 주류를 영업장에서 소비자에게 인도하는 방식이다. 위스키, 와인, 보드카 등과 프라브다 보드카처럼 희소성이 있는 상품도 판매하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결제 이후 배송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원소주와는 달리 직접 픽업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또한 회원 가입 시 본인 및 성인 인증을 완료한 후에도 픽업 시 한 번 더 신분증 검사를 거친다.

프로모션 매출 외 플랫폼 성장 교두보 필요

키햐는 ‘출범 한 달 만에 특가 상품들이 1분 만에 완판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판매된 주류 상품은 지나친 할인율이 적용된 프로모션 상품 위주였다. 사실 특가 할인 상품은 국내 커뮤니티, 커머스 등에 ‘초특가 상품’으로 홍보하면 빠르게 판매된다. 프로모션 상품은 부담 없이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이들도 많은 만큼, 단기간의 수요를 플랫폼의 안정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키햐는 온라인 주류 판매 금지 탓에 발생하는 ‘법적 한계’를 이용한 사업 모델이다.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르면 정부 지정 쇼핑몰(제4조 7항, 8항), 전통주(제4조 11항)를 제외한 주류는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원소주는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백걸리는 허용되지 않는 등 그 기준이 모호해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온라인 주류 판매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차후 신분증 검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키햐 서비스는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도 있고, 차별성을 갖추지 못해 시장에서 잊혀질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