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건강제품’에 몰리는 국내 해외 직구 수요

가격대 높아 평소 구매 어려운 명품·가전제품, 직구 판매 신장률 돋보여 전통적 강자 ‘건강기능식품’, 해외 직구 입지 여전하면서 전 연령대 수요 꾸준 직구 수요 국가 범위 넓어지자 국가별로 ‘특정 물품’에 직구 수요 몰리는 경향 관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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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직구 인기 품목이 가격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7일 G마켓이 11월(11/1~23일) 해외 직구 상품 판매를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명품, 가전기기, 건강식품 등이 인기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해외 직구 주요 카테고리별 판매 신장률을 살펴보면 소비자는 평소 가격대가 높아 구매가 망설여지는 명품, 가전기기 등을 할인 폭이 큰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직구 전통 강자인 수입 명품(229%)이 가장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고, 이어 음향기기(140%), 주방가전(136%), 계절가전(92%), 모바일/태블릿(70%), 영상가전(68%) 순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건강식품도 전월 대비 판매량이 83% 증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G마켓 ‘해외 직구 빅세일’ 행사의 판매 수량 기준 베스트셀러 1위~5위는 모두 건강식품이었다. 특히 쏜리서치, 캘리포니아 골드 뉴트리션, 자로우 등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3대 브랜드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해외 직구 전통적인 인기 상품은 건기식 (건강기능식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해외 직구(직접구매) 시장이 주목받기 전부터 전통적인 직구 인기 상품이었다. 지난해 한국인이 해외 직구 시장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품목도 비타민, 보충제 등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웰니스 이커머스 기업 아이허브(iHerb)와 모바일서베이 전문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12월, 6개월 이내 해외 직구 경험이 있는 500명(2050 남녀, 복수 응답 가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구매 경험이 가장 많은 해외 직구 품목은 건기식(51.2%)이었다. 그 뒤를 이어 ▲패션 잡화(41.0%), ▲의류ㆍ패션 관련 상품(39.4%) ▲생활용품(23.2%) ▲운동ㆍ취미 용품(21.6%) 순이었다. 특히 건기식은 2020년 동일 기준 조사에서도 해외 직구 구매 품목 1위(52%)를 기록한 바 있다. 건기식의 해외 직구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는 ▲가격의 저렴함(70.8%) ▲제품의 좋은 품질(66.2%) ▲높은 할인율(46.9%) ▲빠른 배송(14.6%) 등이 지목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59.3%)이 해외직구로 건기식을 구매하는 비율이 남성(42.9%)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50대(57.7%)가 해외직구로 건기식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그 뒤를 이어 30대(55.6%), 40대(50.0%), 20대(41.6%) 순이었다. 특정 연령층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에서 건기식 구매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건강기능식품 직구 쇼핑몰 아이허브 홈페이지/사진=아이허브

계속해서 증가하는 해외 직구, 국가별 선호 물품도 ‘뚜렷’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는 20%대 고성장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전년보다 26.4% 뛴 5조1,404억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외직구가 63.6% 급증한 것을 비롯해 미국(15.0%), 유럽연합(10.9%) 일본(40.0%) 등 모든 국가 해외 직구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팬데믹 기간 해외 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직구 자체의 편의성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의 선호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에 따르면, 과거 해외 직구가 일부 국가를 통한 특정 품목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직구 수요가 유럽 및 아시아 등 여러 국가로 확대되며, 소비자들이 국가별로 선호하는 제품도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몰테일의 미국, 독일, 영국 등 총 6개 물류센터를 거쳐 간 제품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폴로, 갭 등의 브랜드 의류와 헌터 레인부츠 △중국은 가성비 좋은 소형 전자기기와 의류 △독일은 일리 커피 캡슐, 오쏘문 이뮨(비타민) 등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에서는 식기 세트, 러쉬 바디용품 △스페인은 자라, 마시모두띠의 브랜드 의류와 패션 상품 △일본은 컵라면, 간장소스, 커피와 같은 식품과 기미 개선 및 피부 보호에 유용한 화장품 등의 수요가 눈에 띄었다.

직구 채널이 다양해지며 국내에서 저가에 구매하기 힘들거나,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직구 수요의 증가가 내수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나쁘게 보아야만 할 문제는 아니다. 결국 직구란 수출입을 기업이 아닌 개인 수준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해외의 가격·품질 경쟁력을 갖춘 상품 소비가 편리해졌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면모가 더욱 크다.

단 수입 명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수 소비재가 아닌 사치재로 소비가 몰릴 경우 일각에서 우려하는 ‘사치세’ 등이 부과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점차 일상에 자리 잡고 있는 해외직구가 차후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