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노트, 결국 시총 1조원 밑으로 상장 결정
바이오노트, 2조원 바라보다 결국 1조원 이하에 상장 결정 코로나-19 이외 매출액만 놓고보면 2천억원대라는 혹평도 체급에 맞는 성장 먹거리 발굴하는 것이 밸류에이션의 관건
바이오노트가 결국 18,000원~22,000원 밴드의 공모가를 포기하고 9,000원에 상장을 결정했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37개 기관이 참여했다. 당초 바이오노트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18,000 ~ 22,000원으로 공모를 통해 최대 2,86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공모가 하향조정으로 공모금액은 공모금액은 936억원으로 축소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70억원수준이다. 2조원 몸 값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축소된 셈이다. 바이오노트는 오는 13일, 14일에 청약을 거쳐 12월 22일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어려운 시장 여건 속, 굳이 상장을 택해야 했나?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바이오노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미국 발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며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마른 상태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미루고 있는 추세다. 바이오노트 상장 관련 사항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오노트 내부적으로도 IPO를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8일 기관수요조사에서 12,000원으로 공모가를 낮춰도 수요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자 9일 오후까지도 공모가 재산정과 IPO 자체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오노트가 지난 2020년, 2021년에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급 덕분에 매출액 400억원대의 기업이 6천억원대 기업으로 껑충 뛰어오른 효과가 2023년부터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이번 상장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가능성과 적정 주가로 논의를 이어갔던 기관투자자들도 코로나-19 특수가 내년 이후에는 완전히 사라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상장을 강행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적정 가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여전히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 8월의 쏘카 사건 재현 우려도
여의도 증권가 일각에서는 9,000원으로 낮춘 공모가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9천억원으로 지난 8월 쏘카가 1조8천억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다 무리한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가치평가를 일컫는 여의도 증권가 용어)’이라는 평에 공모가를 결국 9천억원대로 크게 내렸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밸류에이션 대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쏘카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8월 상장 때부터 10월까지 2달 간 지속적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다 10월부터 주가 상승의 모멘텀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재료’가 나오며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공모가였던 28,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12일 종가 기준 쏘카의 주가는 공모가에서 약 20% 하락한 22,550원이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재발 등의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경우, 내년 이후의 바이오노트는 코로나-19 특수 이전인 2019년과 유사한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9년의 바이오노트는 동물진단과 바이오콘텐츠 사업에서 합계 400억원의 매출액을 만들어냈다. 2020년이후 연간 6천억원대의 매출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볼 때, 코로나 특수 후의 바이오노트가 과연 9천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기업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쏘카도 흑자 전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10월 공시까지 시장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 바이오노트도 내년 2월까지 새 먹거리 발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9천억원대의 기업가치가 부족한 평가였다는 시장의 궁색한 변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