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 30억 투자 유치.. AI를 기반으로 기존 금융을 뒤집을 것

금융 AI 스타트업 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유치 모든 자산관리의 단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현실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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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

지난 9일, 금융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로스테크놀로지스(이하 아크로스)가 내년 시리즈A 투자라운드를 앞두고 3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제트벤처캐피탈(이하 ZVC) 단독으로 진행됐다. ZVC는 Z홀딩스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라인’과 ‘야후재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아크로스는 2021년 1월 설립된 후 머신러닝(기계학습)과 직접 구축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크로스 ETF를 출시·운용 중이다. B2B 고객이 이러한 자산운용 인프라를 활용해 금융상품의 설계부터 출시, 운용 등 과정을 손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PMaaS(Portfolio Management-as-a-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후속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사들과 협업해 아크로스 PMaaS를 통한 펀드 출시 및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ZVC 한유식 이사는 “기술 및 인프라 발전에 따라 그간 금융시장은 큰 변화를 맞이하였으나 지불, 결제 대출 등의 분야에 비해 자산운용·관리 영역은 상대적으로 변화 단계의 초입으로 판단한다”며 “아크로스의 AI기술 기반 PMaaS 솔루션이 금융권, 비금융권 기업들 모두가 차별화된 양질의 금융상품들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출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크로스 문효준 대표는 “기술이 본질적으로 자산운용업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을 항상 고민하고 기존의 경계를 허물어 자산운용업의 외연 자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로보어드바이저’로..

아크로스는 ‘기술이 금융을 뒤바꾸다(Engineering disruptive finance)’라는 미션을 갖고,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 접근으로 기존의 자산운용업에 존재하는 구조적 비효율 요소들을 제거하여 금융소비자들의 투자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먼저 금융투자상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수익을 받기까지 여러 금융사들을 거치며 누적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 수수료를 AI기반 투자상품 직접 개발과 판매과정 단축을 통해 80% 이상 제거하여 소비자 혜택으로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술을 통한 금융의 본질적 진화를 추구하는 아크로스는 AI 기술 및 금융 투자 역량과 증명된 성공 경험을 갖춘 3명의 전문가가 공동 창업했다. 회사 설립 후 아크로스는 1910년부터 현재까지 10TB 이상의 자체 정밀 데이터 인프라 및 분산컴퓨팅 환경을 구축해 글로벌 퀀트 헤지펀드사 수준의 데이터 기반 투자 기술과 AI 모델을 완성했다. 이어 아크로스는 향후 데이터 기반 ETF 상품의 운용 퍼포먼스를 최대화하기 위해 자체 AI모델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아크로스는 B2C 서비스 및 헤지펀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1년 12월에는 투자자문사 인수 및 사명 변경을 통해 아크로스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문효준 아크로스 대표는 “막대한 데이터 인프라와 AI 기술력으로 기존의 금융을 뒤바꾸기 위해 설립된 AI기반 금융 스타트업”이라고 아크로스를 소개하며 “아크로스의 내재적 강점인 자산운용 분야부터 집중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투자자분들이 반드시 선택해야할 최상의 투자옵션을 제공하는 한편, 투자상품의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비용들을 제거해 소비자의 혜택으로 환원해 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존 증권사 소속 자산운용사와의 차이점?

기본적인 자산 관리의 과정은 이렇다. 먼저 자산운용사가 운용 상품을 만들고, 증권사를 통해 해당 상품이 판매 중개되고, 자문사·PB센터·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세일즈가 일어난다. 고객과 맞닿는 부분의 서비스는 대부분 세일즈만을 담당한다. 보통 사람을 위한 세일즈 채널에서는 다들 비슷한 운용 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별화하기가 어렵고 투자의 본질보다는 마케팅과 비용 경쟁에만 집중하게 되는 구조다.

아크로스는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풀기 위해 모든 단계를 AI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진행한다. 이 점이 기존의 자산운용사와는 다른 차이점이다. 좋은 상품도 직접 만들고, 유통 마진 없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판매를 하며, 고객에게 개인화된 상품을 세일즈 하는 것이다. 기존의 증권사, 운용사, 세일즈 채널의 구조를 거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하기란 어려운 문제이지만 아크로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AI가 운용하는 상품,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까?

로보어드바이저는 증권사를 이용해서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하던 투자업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데, 헤지펀드도 단순 패턴 매칭 알고리즘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독특한 모델을 갖고 있다. 경제학의 산업조직론 이론 중 하나인 Cournot 모델에 따라 특정 산업의 시장점유율대로 비중을 맞춘 펀드도 있고, 기술발전이 예상되는 몇몇 Tech Growth 자산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심지어 이미 다들 자동화되어 있다.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서 인간 펀드매니저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잘 모르겠다. 자산 수익률은 정규분포를 따른다는 대명제가 깔려 있다는 것이 논리에 뒷받침이 되어준다. 물론 여러 이슈들을 이유로 모든 순간에 정규분포를 따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수익률이 높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고려할 요소가 많아 항상 높을 수는 없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다는 것은 인간 펀드매니저의 투자 전략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과거 주가 수익률 움직임이 특정 조건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만든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냥 증권사 Quant들이 만들던 자동 트레이닝 시스템에 불과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높은 수익률을 핵심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펀드 상품의 유통 채널을 완전히 개선하겠다면 그것은 아크로스가 도전할 만한 과제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춘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영되길 바라며 아크로스의 비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