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선지급 서비스’ 페이워치, 900만 달러 대규모 투자 유치

급여 선지급 EWA(Earned Wage Access) 서비스 제공, ‘사회 안전망’ 역할 기대 기업은 도입·유지 비용 없이 금융 복지 제공, 근로자는 금리 걱정 없이 현금 이용 가능 말레이시아 진출·투자 유치 등 가파른 성장세, 안정성에 집중한 사업 확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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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페이워치>

급여 선지급 서비스를 운영하는 페이워치가 9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뉴욕 기반 벤처캐피탈(VC) 서드프라임(Third Prime)이 리드했으며, 미국의 밴더빌트 대학과 일리노이 대학의 기금 재단, 하나벤처스가 참여했다.

페이워치의 급여 선지급 EWA(Earned Wage Access) 서비스는 근로자들이 신용 조회 없이 무이자로 사용 가능한 서비스로, 고금리 단기 대출을 대체할 사회적 금융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페이워치는 이번 투자를 통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내년에는 필리핀과 홍콩 등 신규 해외 진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휘준 페이워치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는 가운데 많은 저소득 근로자들은 재정적·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며 “급여 선지급이 국내외 기업 근로자들에게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이클 김 서드프라임 투자파트너는 “페이워치가 올해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이뤄낸 성과는 인상적이다. 이 서비스가 근로자에게 재정적 기회와 함께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과 협업 통한 EWA 서비스로 ‘사회 안전망’ 구축 

국내에는 급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신용평가 모델 등이 없다. 금융취약계층 근로자들은 급전이 필요할 경우 대출 문턱이 낮은 고금리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금리 상품 이용이 증가할 경우 근로자들의 생활이 위태로워질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가 늘어 국가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 속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 직원들이 일한 시간 만큼 급여를 먼저 지급하는 EWA(Earned Wage Access) 서비스다. 페이워치의 EWA 서비스는 급여 지급일 전, 일한 시간만큼의 급여를 먼저 지급하는 서비스다. 근로자는 직접 급여선지급을 신청해 일한 시간 만큼의 급여를 언제든 인출할 수 있다. 페이워치 서비스는 제1금융권 또는 그에 상응하는 금리를 제공하는 각종 금융기관과 협력해 저소득 근로자 등 금융취약계층도 저금리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페이워치는 은행의 저금리 대출을 중개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 수익을 취한다.

<출처=페이워치>

페이워치 EWA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입장에서는 도입·유지 비용 없이 직원 복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직원 입장에서는 이자 및 신용 점수 하락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시작으로 △매드포갈릭, T.G.I.F 등을 운영하는 MFG KOREA △다운타우너, 카페 노티드 등을 운영하는 GFFG가 페이워치의 EWA 서비스를 도입했다. 2022년 8월 기준 페이워치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은 68개에 달한다.

페이워치는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자금융업 등록을 승인받았으며,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에서도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 서비스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20년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유엔 자본 개발 기금 2020 긱 이코노미 챌린지 TOP 3’, ‘2020 홍릉은행 런치패드’ TOP 2에 선정되는 등 대외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 말레이시아 진출 성공으로 성장에 박차 가한다

올 초 페이워치는 해외 투자사들이 주관하는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63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900만 달러(약 118억 원) 모금에 성공하며 페이워치는 추가 성장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페이워치의 성장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글로벌 진출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금융 계좌를 보유한 인구는 전체 인구의 30% 수준에 그친다. 평균 5%대의 빠른 경제 성장률 대비 심각한 금융 소외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페이워치는 말레이시아에 페이워치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첫 글로벌 진출지를 말레이시아로 정했다.

페이워치는 말레이시아 홍릉은행 등 주요 은행과 협력해 급여일 전 연 5~6% 저금리 대출 방식으로 급여를 선지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말레이시아 최대 규모 마트인 로투스 기업 △말레이시아 최대 영화관 프렌차이즈 GSC Movies △최대 쇼핑몰 그룹인 MUI 그룹 △피자헛, KFC 등을 보유한 F&B 대기업 QSR Brands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Kenny Hills Bakery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페이워치는 지난 2021년 말레이시아 첫 인터넷 은행 후보 중 하나인 ‘퍼타마 디지털’ 컨소시엄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퍼타마 디지털 버하드(PDB)는 정부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전문으로 하는 말레이시아 회사인 DAPAT 비스타의 지주 회사로,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말레이시아인을 지원하는 디지털 은행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4개 컨소시엄 파트너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페이워치’는 긱 이코노미 분야에서 포용 금융 혁신을 함께 만들 파트너로 확정됐다.

<출처=페이워치 말레이시아>

후불결제 서비스와의 유사성, 사업 확장에 주의 필요

후불결제(BNPL) 서비스는 먼저 상품(돈)을 지급하고, 차후 지불을 받는 페이워치와 유사한 사업 모델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의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토스의 후불결제 누적 가입자는 75만 2,824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네이버파이낸셜이 55만 1,186명, 카카오페이가 1만 2,901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BNPL 서비스는 청년·주부 등 신용이 부족한 신파일러가 타깃이다. 비교적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연체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토스 후불결제의 연체 건수는 8월 말 기준 1,203건, 연체 채권은 1억 6,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1.15%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체 건은 740건이지만, 연체율은 1.48%로 토스보다 높다. 두 서비스의 연체율은 카드사의 일반적인 연체율(0.37~0.96%)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선불 전자지급 수단을 기반으로 하는 BNPL이 신용카드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이들 사업자가 규제 샌드박스 속에서 후불결제 업무를 영위하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여기에 전자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전자금융업자의 후불결제 겸영을 추가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은 물론 쿠팡까지 BNPL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페이워치는 현재 ‘근로 범위 내’ 단기 대출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부실의 위험으로부터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차후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다고 해도, 위험성이 큰 BNPL 방식이 아닌 현재와 같은 임금채권 방식에 중점을 두어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