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만성 질환 고친다… 메디푸드플랫폼, 프리 A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인사잇(INSIEAT)’, 건강 상태 진단부터 식단 추천까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메디푸드’, 만성질환자 영양 보충으로 증상 개선 효과 차후 전망 밝은 시장, 국내 제품 경쟁력 키우기 위해서는 품질·기술력 제고해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메디푸드플랫폼이 파마리서치로부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2019년 설립된 메디푸드플랫폼은 임상·기초·세포의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을 분석하고 임상 푸드 테라피(식품의학)로 치료하는 특허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식품으로 처방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 ‘인사잇’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기호 대표는 “20년 간의 임상과 연구 끝에 비 검사와 일반검사를 세포 수준의 분석 데이터와 결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담았다”며 “질병, 건강, 식사의 상관관계를 통해 모두가 음식으로 질병을 다스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투자사인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기업, 병원,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헬스케어 유니콘 등을 자문하며 식품 처방의 독보적인 통찰력을 갖고 있다. 인사잇은 식품처방의 독보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분석 활용한 헬스케어 솔루션 ‘인사잇’ 개발
메디푸드플랫폼은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인사잇(INSIEAT)’을 개발했다. 인사잇은 건강과 관련된 모든 의학적 데이터를 입력·분석해 개인의 건강과 질병 유무를 진단하며, 섭취해야 할 영양소와 피해야 할 영양소, 나아가 음식과 식재료까지 추천해준다. 의학적 검사, 세포생물학적검사, 생화학검사, 건강검진결과, 영상의학결과, 증상정보 등 현존하는 3000개 이상 모든 유형의 의학데이터를 고유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최적의 식사 및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사잇 서비스에는 △ 임상·세포 의학 분석 알고리즘 △식재료 분석 알고리즘 △식품 분석·처방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있다. 임상·세포 의학 분석 알고리즘은 임상의학, 기초의학, 예방의학, 진단의학 등 임상의학 데이터를 분석하고, 면역학, 유전학, 분자생물학, 생화학등 세포 의학 데이터를 분석해 세포 수준의 진단과 질병 예측까지 가능한 특허 알고리즘이다.
식재료 분석 알고리즘은 검증된 식재료의 성분과 특징을 분석하고, 성분·함량 별 데이터를 가공하는 역할로, 대사 영역과 식이에 관한 논문, 임상 연구 및 축적된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의 건강 상태에 최적화된 영양소와 식재료를 선별한다. 이후 식품 분석·처방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에게 적합한 영양과 식재료를 최적의 조리법으로 만든 먹거리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메디푸드’의 제도적 정의
국내에서 메디푸드는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또는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손상된 환자 또는 질병이나 임상적 상태로 인해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특별히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진 사람의 식사를 대신할 목적으로 제조·가공된 식품’으로 정의된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26일 독립된 식품군으로 분류되었으며, 표준형 영양조제식품, 맞춤형 영양조제식품,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등 3가지로 나뉜다.
국내에서 특수의료용도식품은 질환별 영양 요구 특성에 맞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 성분 함량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가공하여 환자의 식사 관리 편리를 제공하는 식사 대체 목적의 일반식품으로 분류된다. 질병의 예방 및 치료, 증상 경감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 및 건강에 관한 관심의 증가로 메디푸드 산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 실적에 따르면, 2021년 환자식 국내 판매액은 약 3,70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8.59% 성장한 수치다.
국가마다 다른 ‘메디푸드’의 성격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용 식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에서 메디푸드는 ‘의학적 평가를 거쳐 설정된 영양 요구량에 따라 특정 질병이나 상태에서 식이조절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사의 감독하에 섭취하거나 장관으로 투여하도록 가공된 식품’으로 정의된다.
미국에서 메디푸드는 중환자 및 고령자의 생명 유지 양식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의료 종사자들은 빠른 속도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일반식보다 메디푸드를 처방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의료용 식품 채택률이 높은 편이다.
미국에서는 메디푸드 대해 별도로 판매 전 검토나 등록 절차가 없다. 대신 제조시설 등록 및 감사프로그램, 식품 라벨링(Labeling) 등을 통해 전반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FDA에서는 메디푸드를 위한 자율준수프로그램(Medical Foods Program-Import and Domestic)에 따라 제조 과정을 감시하고, 위생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메디푸드를 특정의료용도식품(Foods for Special Medical Purposes (FSMPs))이라고 칭한다. 특정의료용도식품(FSMPs)은 유아를 포함한 환자의 식이 관리를 위해 특별히 가공 또는 제조된 특수영양식품의 한 종류로, 미국과는 달리 처방에 의해 구매할 수 있어 보다 의약품에 가까운 성격을 띤다. 일상적인 식사나 특정 영양소를 섭취하고 소화 및 흡수, 대사 또는 배설하는 능력이 손상되었거나 장애가 있는 환자, 특별히 의학적으로 필요한 영양 요구량을 가진 자 등을 대상으로 하며, 반드시 의료진의 관리 하에서 사용해야 한다.
일본은 메디푸드를 ‘특별용도식품제도’라고 칭한다. 특별용도식품은 환자, 영유아, 노인 등 정상적인 식사를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용도를 목적으로 한 식품이다. 일본의 건강증진법 제26조의 규정에 따라, 특별용도식품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성분이 특정 질병에 기여하는 식사요법 상의 근거를 담은 자료 등의 서류를 갖춰 소비자청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별용도식품의 종류는 ‘병자용식품’, ‘임산부 및 수유부용 분유’, ‘유아용 조제분유’, ‘연하곤란자용 식품’으로 분류된다. 이 중 연하곤란자용 식품은 고령자용 식품으로도 불리며, 고령화율이 높은 일본의 국가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 고령자가 아닌 여러 가지 질병에 의한 장애가 있는 사람도 연하곤란자용 식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자 증가 추세, 차후 글로벌 시장 전망 밝아
특정 질환의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한 메디푸드는 전 세계에서 만성질환자의 약물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장기 복용이 필수적인 만성 질환 의약품의 경우,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인해 더욱 메디푸드의 필요성이 각광받는 추세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메디푸드 시장 규모는 약 172억 7,000만 달러로 확인됐다. 차후 2026년까지 연평균 6.9%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시장이다. 미국은 높은 기술력 발전과 알츠하이머병 환자 등 메디푸드 수요자 증가로 글로벌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2019년 총 34개의 메디푸드 제품이 승인되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메디푸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성질환은 당뇨신경병증과 신장 장애다. 당뇨신경병증 관련 메디푸드는 신경 기능을 돕는 비타민B를 공급해 당뇨신경병증의 주요 증상인 신경 장애를 완화한다. 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단백질을 섭취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육류, 생선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신장질환 관련 메디푸드는 단백질 함량이 낮고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해준다.
전 세계 당뇨 환자는 2045년까지 7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며, 신장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수 역시 전 세계 인구의 약 10% 수준이다. 전 세계 만성질환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메디푸드의 수요는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품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메디푸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품질 및 기술 경쟁력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