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니콘팜, 스타트업 덮친 개인정보법 해결사로 나선다

유니콘팜, 스타트업 성장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련 정책 발굴 강 의원실 관계자, “스타트업 성장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국회의원 연구모임 될 것” 신규 서비스 규제를 통해 성장을 저해시킨다면 스타트업 생태계 역동성 잃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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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이 개최한 ‘스타트업 덮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강훈식 의원실>

정부규제에 어려워하는 스타트업들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나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블루앤트(올라케어), 닥터나우,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스타트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지난 5일 스타트업들의 목소리를 담은 국회 공식 소모임 ‘유니콘팜’의 출범식이 있었다.

스타트업 옥죄는 정부규제 해결사 ‘유니콘팜’ 설립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은 단순한 의원 친목모임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는 정부규제를 해결하가 위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유니콘팜은 이날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 및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비상임위원인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업계의 입장을 전달받았다.

김성현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블루앤트 대표는 국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련 규정에 따라 수집하는 정보일 뿐 과도한 수집이 아니며,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보안관리에도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개인정보 이슈는 과거 말이 많았던 액티브엑스(ActiveX) 때와 유사한 점도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스타트업들에겐 액티브엑스와 같은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훈식, 박상혁,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김성원, 이용,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을 이루었다. 이들은 “업계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만큼 추후 유니콘팜 의원들끼리 모여 추가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유니콘팜, 비공식 모임에서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공식 등록

한편 강훈식 의원은 2020년 12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당시 신산업 관련 주요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 중심의 비공식 모임으로 유니콘팜은 설립했다. 강 의원에게는 유니콘팜 대표의원을 뜻하는 ‘농장주’라는 별칭이 붙었다.

유니콘팜은 지난 1년여간 현장 방문과 공유경제 활성화 등 규제개선 관련 법안 발의 및 플랫폼과 전문직 업계의 갈등 중재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 초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정책 안건들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더불어 전반기 국회가 끝나 원 구성이 새롭게 이뤄지고, 유니콘팜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도 바뀌며 동력을 잃은 상태였다.

강 의원의 상임위도 보건복지위원회로 변경돼 유니콘팜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에 강 의원은 유니콘팜을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공식 등록하는 절차를 통해 국회에서 스타트업을 계속 지원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았다. ‘국회의원연구단체지원규정’에 따라 의원 연구단체는 2개 이상 정당 소속의 의원 10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국회사무처에서 연구활동비를 지원받아 이를 간담회 및 세미나, 연구보고서 발간 등 다양한 정책 활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유니콘팜 창립을 맞이해 우리 사회의 스타트업이 전통산업과의 충돌 속에서 어떻게 생존·발전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라며 “스타트업과의 교감을 통해 성장을 연구하고 지원하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유니콘팜은 스타트업 성장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책 발굴을 해나갈 계획이다. 크게 3단계로 구분된 계획안에 따르면, 현장방문을 포함한 간담회로 건의사항을 듣는 것, 정책 연구 측면에서 학계 또는 산업계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 입법 공동체라는 취지에 맞게 여야가 함께 협력해서 구성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니콘팜 설립 발단은 스타트업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관련 조사

국회에서 유니콘팜이라는 조직이 생긴 이면에는 개보위의 조사가 스타트업 생태계 죽이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여론이 스타트업계에 빠르게 확산되었던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의 증언이다.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위해 전략을 다하고 있는 양당 정치인들에게는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개보위는 국내 5대 비대면 의료 플랫폼 조사와 관련하여 플랫폼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자료제출을 요구해 스타트업계의 공분을 샀다. 업체들에 보낸 공문을 통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관련 운영 현황에 대해 구체적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고자 한다”며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또다시 정부가 스타트업을 괴롭힌다는 입소문이확산되면서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스타트업계 전반에 오르내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면 진료 위주로 운영되는 일부 병원 관계자가 고객 유출에 불만을 표현하며, 모 비대면 진료 업체가 ‘개인 민감정보의 수집 및 이용 목적’에 ‘맞춤형 회원 서비스 개발’을 포함시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제보했던 것이 발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의 개인정보 침해 제보도 고객 이탈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세무사들이 제보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스타트업계에 공분을 샀다. 자비스앤빌런즈는 현재 영국 진출을 위해 기술협상을 논의하는 단계에 있어, 이번 타격은 해외 수출을 강조해온 정부의 그간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