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의 농촌과 상생하는 ‘리플레이스’, 이번엔 광주·전남지역 재생 나선다

용도 불분명한 지방자치단체 전통 가옥, 카페나 셰어하우스 등으로 재탄생 도시 청년들의 도전, 새로운 시도 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로컬 리크리에이터’ 양성 프로젝트 통해 전국의 농촌과 상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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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플레이스

지난 19일, 호텔산업 디지털 전환 기업 H2O호스피탈리티의 자회사 리플레이스가 광주법인 ‘광지주’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광지주는 광주·전남 지역의 지방 소멸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광주광역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10억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투자해 광주·전남의 지역 재생을 위한 문화산업과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광지주가 지역 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각종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광지주가 문화산업 투자진흥지구 지원 사업과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리플레이스는 인구가 급감한 경북 문경·영양에서 한옥 스테이 및 카페 ‘화수헌’을 비롯해 모두 6곳에서 용도를 찾지 못한 지방자치단체의 전통 가옥을 카페나 셰어하우스, 스튜디오 등으로 재탄생시킨 바 있다. 광지주는 광주시 동명동의 오래된 한옥을 ‘아우르’라는 이름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조해 내년 2월 문을 연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의 카페와 그로서리 마켓 등이 아우르에 들어설 예정이며, 지역 재생을 이끌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이린 광지주 대표는 “모회사 H2O호스피탈리티와 함께 지역 특성을 살린 관광 산업 활성화와 지역 재생을 꾸준히 추구해 왔다”며 “음식과 예술의 고향인 광주·전남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인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 밝혔다.

청년에게는 기회를, 농촌에는 활력을, ‘리플레이스’

리플레이스는 ‘We are local creators’라는 슬로건 아래 소멸 위기 지역에 청년들만의 감각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로 지역에 맞는 색을 입혀 특별한 가치를 재탄생시켜주는 일을 하고 있다. 청년에게는 또 다른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의 유휴공간은 한옥스테이·카페 등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키며 지역과 청년 모두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로 인해 지역은 문화적·경제적 활력이 되살아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농촌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에 관심을 보이며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첫 시작으로 도시에서 살던 5명의 청년이 2018년에 문경에 들어와 한옥 카페 화수헌, 편집숍 산양정행소, 포토 스튜디오 볕드는 산, 봉오리 상회 등 3년 만에 농촌의 유휴공간을 일궈냈다. 지금은 직원 15명으로 이루어진 주식회사로 성장했다. 나아가 농촌 지역에 잠재된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거나 지역의 버려진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관광 상품이나 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리플레이스 도원우 대표는 “문경 외에도 소멸 위기 지역이 많다. 그런 지역의 공간을 발굴해 운영하고, 지역 청년을 고용하고, 지역 특산물을 팔면서 상생하고자 한다. 공간 외에도 디자인, 로컬 소품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라고 사업 확장의 포부를 밝혔다.

2018년 화수헌 오픈 당시 리플레이스 구성원/사진=리플레이스

문화콘텐츠로 마을과의 상생을 만들어가는 청년들

리플레이스의 대표 사업 중 하나인 ‘화수헌’의 메뉴들은 모두 문경시의 농산물과 가공품으로 만들었다. 소규모 농장 및 가공 업체와 직접 수매 계약을 하여 농산물과 가공품을 납품받고 있다. 리플레이스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신경 써서 납품해 줄 수 있는 곳을 고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규모 업체들 위주로 계약을 맺게 되었다. 예를 들면, 리플레이스가 원하는 레시피를 만들어줄 수 있는 방앗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설탕을 안 넣고도 단맛을 낼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소분 포장 및 배달 서비스가 가능한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지역 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농산물과 가공식품의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작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또한 리플레이스는 지역의 볼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기획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카페 화수헌을 찾아온 고객들이 지역 구석구석을 관광하면서 좀 더 오랜 기간 이곳에 머물게 하기 위해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화수헌의 존재가 파급효과가 되어 지역 자체가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대표적인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2020년부터 시작한 ‘문경 십(十) 선비 여행’과 ‘문경 멍선비의 풍류 여행’이 있다. 십선비 여행은 마을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이루어진 10개의 장소를 선정하여 안내 책자로 제작하고, 관광객들이 이곳을 다닐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자유여행 패키지여행 상품이다. 관광객들이 리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의상 대여소인 ‘볕드는 산’에서 선비 옷으로 갈아입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10개의 장소를 둘러볼 수 있다. 멍선비의 풍류 여행은 반려견과 함께 이 10개의 장소를 둘러보는 여행 상품으로, 여행 시작 전 심리 테스트를 통해 반려견과 관광객 간 관계가 ‘막역지우, 천생연분, 수어지교, 견마지심’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도 확인한다. 십선비 여행은 온라인의 여행 상품 판매 전문 사이트를 통해 예약받고 있으며 연간 200명 정도가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전국의 농촌과 상생한다, ‘로컬 리크리에이터’ 양성 프로젝트

도시 청년 5명으로 시작한 리플레이스는 경영전략팀, 공간 기획팀, 매장 관리팀, 디자인팀, 콘텐츠 마케팅팀으로 조직을 구성하여, 각 팀이 전문성을 갖고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활동의 영역을 문경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리플레이스는 “문경 외에도 전국에는 유휴공간을 개발하고 지역 콘텐츠를 발굴을 통해 관광 명소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농촌 지역이 많다”며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른 지역에서도 청년들이 문화콘텐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이들이 문경에서 사업을 일구며 체득한 각종 노하우 교육을 통해 전수한다.

아울러 지역 주민과의 관계 맺기에서부터 지역의 문화콘텐츠 발굴 방법, 효율적인 공간 기획, 상생의 중요성 등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포괄적으로 교육하고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과 함께 경북 영양군에서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문화복합공간을 오픈할 예정이다. 공간의 대여나 인테리어 등의 공간 오픈을 위한 모든 작업은 리플레이스가 주관하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로컬크리에이터’가 실질적으로 공간을 운영하게 된다. 운영의 수익금은 리플레이스와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리플레이스는 농촌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청년들에게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더 큰 성장을 하고자 한다. 문경 ‘화수헌’과 같은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광지주를 통해 광주·전남 지역을 어떻게 재탄생해 낼지 지역민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