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獨 슈타인바이스,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술 거래 및 사업화를 위한 교두보 마련
기보, 독일 슈타인바이스 재단, 이디리서치와 ‘우수중소기업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한 MOU’ 체결 슈타인바이스, 중소기업에 필요한 기술이전 및 상용화 컨설팅, 재교육·훈련 등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슈타인바이스의 ‘프랜차이징 방식’, 기보와 전략적 제휴 활성화도 기대돼
지난 20일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은 독일 슈타인바이스 재단, 이디리서치와 ‘우수중소기업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바이스는 4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문기관으로, 약 1,000개의 센터와 베를린 슈타인바이스 대학을 운영한다. 한국 센터를 맡고 있는 이디리서치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기술거래 및 사업화 전문 회사다.
협약에 따라 기보가 지원 대상 중소기업을 발굴·선정하면, 슈타인바이스는 선정된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필요에 따라 해외 전문가를 매칭하는 등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을 지원한다. 세 기관은 온오프라인 국제 기술교류회, 웨비나 등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우수기술 중소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기보는 내년부터 글로벌 기술사업화 프로그램을 구체화하여 혁신 전략 세미나, 국제 공동 R&D 등 시범사업을 기획·운영할 계획이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은 “이번 협약은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술거래 및 사업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기보는 앞으로도 기술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고 해외 기술협력 모델을 확산시키겠다”라고 말했다.
‘히든챔피언’의 든든한 배경, 슈타인바이스 재단
독일은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의 나라다. 히히든챔피언은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의미하는데, 여기엔 ‘슈타인바이스재단(이하 재단)’이 역할을 굳건히 하고 있다. 1983년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에 설립된 재단은 중소기업에 필요한 기술이전과 상용화에 관한 컨설팅, 재교육·훈련 등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전 세계 15개국에 918개의 슈타인바이스 기업을 설립, 각 지역의 필요에 의해 기술이전센터(STC), 기술혁신센터(SIC), 기술컨설팅센터(SCC), 기술이전교육기관(STI), 자산관리회사(SBT)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교수를 포함한 총 6,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재단은 대학 및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지식·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대가를 받고 전달하는 ‘중개자’ 역할을 해준다. 여기서 차별점은 바로 재단이 직접 연구개발(R&D)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이 의뢰한 R&D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재원을 민간으로부터 100% 자체 조달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리버 담닉(Oliver Damnik) 슈타인바이스 재단 기술이전센터장은 “설립 이래 기술이전에 관한 비용은 단 한 번도 국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무조건 100% 기업의 몫이다. 재단은 국가 산하가 아니다. 기업들은 비용 지불에 있어 전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여기서 나온 인재 중 98%가 해당 기업들에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재단의 비결은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 고객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슈타인바이스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슈타인바이스 기업은 철저하게 수익성 원칙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지향 사업모델이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원칙적으로 재단은 슈타인바이스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슈타인바이스 기업은 고객이 납부하는 사업화 로열티만으로 운영된다. 둘째, 기술이전 계약과 기술사업화 교육을 고객맞춤형으로 접목한다. 직업교육은 재단의 철학이며 기술이전교육은 재단의 차별화 전략이다. 재단은 이원화 교육에 따라 최초로 직업학교를 설립한 인물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양성, 이를 위한 평생 교육을 강조한다. 재단은 기술이전 계약체결 단계에서 이론과 방법론을 함께 가르쳐 고객의 중장기적 기술사업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기술이전 계약에 교육서비스가 접목되면서 고객 만족도가 향상했다
국내 기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이디리서치’
이디리서치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기술거래 및 사업화 전문 회사로,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운영 기관 및 스케일업팁스 운영사이다. 서주원 이디리서치 대표는 “특허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인큐베이팅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무선충전기업체를 비롯해 국내외 2개 업체에 직접 투자, 엔젤투자자 역할에 앞으로 더욱 많은 지식재산권(IP) 보유 기업을 발굴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수 특허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나 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IP컨설팅,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인큐베이팅하는 데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최근 외국계 특허괴물(Patent Troll)이나 ‘특허 비실시수익기업(NPE)’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특허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인 특허 방어 전략을 세워야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개발된 기술이 한순간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외국의 특허기술을 매입하거나 특허 방어풀을 구성해 외국 업체들의 특허기술을 중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 해외 특허를 더욱 적극적으로 취득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래야만 국내 기업의 특허가치가 제고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MOU를 통해 히든 챔피언 발굴 및 해외 시장 진출 기대
이디리서치는 창업 초창기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왔다. IP사업의 특성상 우수한 국내외 IP기술을 소개하고 다리를 놔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 기술거래 관련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유럽네트워크(EEN)’를 비롯해 독일 기술사업화 전문기관 슈타인바이스재단, 미국 IP비즈니스 전문업체 오션토모 등 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기보는 이전부터 슈타인바이스 재단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디리서치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술 거래 및 사업화를 실현하기 위한 협력임을 알 수 있다.
슈타인바이스 재단의 사업모델은 기술 서비스 가맹점을 운영하는, 즉 ‘프랜차이징 방식’이다. 기술이전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회사를 만들면 재단 사무국이 심사하고 ‘슈타인바이스 기업’이라는 브랜드 사용을 허가한다. 재단 사무국은 전문가의 기업가정신을 최우선으로 심사하고, 고객이 재단에 문제 해결을 의뢰하면 재단 사무국은 적합한 슈타인바이스 기업을 의뢰인에게 소개한다. 슈타인바이스 기업이 고객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고객으로부터 사업화 수익이 발생할 시 수입의 약 7~8%가 재단에 수수료로 납부되는 방식이다. 이렇듯 여러 나라를 연결시켜주는 슈타인바이스의 프랜차이징 방식이 이번 기보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 낼 전략적 제휴 활성화에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