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긱이코노미.. 요즘 시대에 맞는 일자리 플랫폼 ‘급구’, “미래채용시장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할 것”
실시간 아르바이트 매칭 플랫폼 ‘급구’ 운영사 니더, 70억원 투자 유치 원티드랩과 손잡고 알바몬-잡코리아에 대응할 경쟁마로? 단기 일자리 특화 플랫폼인 만큼, 주휴수당 폐지 시 생길 변화에 대비할 필요도 있어..
지난 15일, 실시간 아르바이트 매칭 플랫폼 ‘급구’ 운영사 니더가 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코나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 원티드랩이 신규 투자사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 BNK벤처투자, K브릿지벤처스도 추가로 투자했다.
‘급구’는 아르바이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와 아르바이트 근무를 원하는 구직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단순한 아르바이트 중개에 그치지 않고 채용 제안부터 모바일 근로계약서 작성, 근태 관리, 급여 송금, 원천징수영수증 발급 등의 모든 과정을 서비스 내에 구현한 ‘원스톱’ 서비스가 특징이다. 배민장부, 배민커넥트, 쿠팡로지스틱스, 티오더, 캐시노트, 키친밸리 등 기업들과도 제휴하고 있다. 편의점 CU의 운영사 BGF리테일과는 업무협약을 체결, 당일 구인 서비스 ‘CU급구’를 운영 중이다.
투자에 참여한 정한빛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상무는 “단순 채용 연계가 아닌 채용 전후로 발생하는 인재 추천, 근로계약서 작성, 출근 인증, 송금 등 절차를 내재화한 점에 주목했다”며 “급구 서비스 내에 축적되는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고 자동화, 소득·금융관리 기능을 더해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현식 니더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단기 아르바이트 채용 서비스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라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며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뤄낸 투자 유치인 만큼 급구의 성장과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에 맞춘 구인구직 플랫폼, ‘급구’
2014년 설립된 니더는 단기 아르바이트 매칭에 특화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급구’를 출시했다. 현재 급구에서는 50만 명 이상의 구직자가 활동 중이며, 월평균 2만여 건의 구인·구직이 이뤄진다. 급구는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약 100만 건 다운로드됐다.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이후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출시 초기 월 100여 건이던 구인 글은 현재 월 5000여 건으로 늘었다.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찾는 자영업자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빨리 구하길 원하는데, 기존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들은 구인 글을 온라인에 게시해 주는 수준이라 만족도가 낮았던 부분에서 급구만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신현식 니더 대표는 “머지않아 필요할 때 채용하고 원할 때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배송 대행과 물류 분야를 위주로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늘고 있는데 이처럼 유연한 일자리가 미래 노동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코로나19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단기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시장에서 N잡을 뛰거나 아예 전업으로 삼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그는 “미래에는 좋은 일자리와 검증된 구직자를 신속하게 연결해 주는 플랫폼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채용시장에 필요한 인력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존 일자리 플랫폼들과는 다른 장점, 뭐가 있을까
후발주자인 급구의 차별화 전략은 모바일과 데이터다. 구직자의 이력서를 바탕으로 구인자에게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여 빠른 채용을 돕고, 인터넷 사이트를 모바일 앱으로 옮겨온 수준인 기존 플랫폼과 달리 경력 사항, 활동 지역은 물론 근태 이력, 지인 추천서 등을 통해 구직자의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할 수 있도록 근무 제안부터 면접, 근로계약서 작성, 원천징수영수증 발급, 임금 송금 등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급구에 구직자 평가 및 추천 제도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구직자가 과거 어떤 일을 했고 무단결근을 한 적 있는지 등 사업자가 직접 매긴 평가 정보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지역, 경력, 성별 등 사업자가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 구직자를 추천해 주고 있다. 구직자가 꾸민 이력이 아니라 검증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니 사업자들은 구직자 이력을 의심할 필요 없이 채용을 할 수 있게 됐다. 경력자라면 일을 가르치지 않고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고, 구직자들은 과거 경력을 인정받아 시급을 더 받거나 일자리를 빨리 구할 수 있어 서로 ‘윈윈’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실제 구직자의 후기를 보면, 간단하게 프로필을 만들어 놓을 수 있어서 나를 어필을 할 수 있고, 일이 끝나고 나면 고용주가 추천서도 써줘서 다음 일자리를 구할 때 좋은 평을 얻어 갈 수 있다는 점을 좋아했다. 또한 알람 설정을 해두면 실시간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내 위치 중심 반경 9km 이내 일감이 나와서 구하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으로, 회원들이 작성한 사업장 리뷰가 있어서 그 사업장의 근무자 수, 평균 연령, 성별, 바쁜 정도 등이 나와 믿고 일하러 갈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인력이 항상 필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 때마다 종종 필요한 고용주 입장에서도 다른 사이트는 잘 묻혀서 안 구해지는데 급구는 바로 구해지고, 지원자들 정보도 미리 볼 수 있어서 유용하다는 평을 줬다.
거기다 이번에 HR 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니더에 투자하면서 사업 제휴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있던 알바몬-잡코리아에 대응할 만한 경쟁마가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있다. 원티드랩은 정규직 이직 시장을 매칭 시장으로 혁신한 경험을 미루어 볼 때, 니더가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칭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24세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고 , 최근 N잡러 트렌드 등으로 직장인의 아르바이트 시장 진출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고려해 원티드랩과 니더 양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신현식 니더 대표는 “니더는 급구를 통해 모두가 편리하게 사람을 구하고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있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해 빠른 아르바이트 채용 뿐 아니라 인력 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니더와 원티드랩 모두 데이터 기반으로 ‘사람과 일’을 매칭하는 기업”이라며 “사업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니더가 AI(인공지능)매칭 등 신기술을 통해 시장 혁신을 주도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점 많은 ‘급구’, 그런데 주휴수당 폐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급구의 성공 요인 중 하나를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15시간 미만으로 여러 명 아르바이트를 쓰던 회사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주휴수당 폐지’ 관련 말이 나오면서 만약에 주휴수당이 폐지된다면, 시장 구조가 바뀔 거라 예상되어 지금처럼 상황이 좋을지는 확신이 안 서는 부분이다.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에 발맞춰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이하 연구회)가 권고문을 발표했다. 연구회는 “정시에 출퇴근하고 같은 장소로 출근하는 전통적인 공장형 노동과정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며 “노동시간 선택권을 확대하고 산업‧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다수 있었다”고 근로시간 개혁의 배경을 밝혔다. 그중 주휴수당 폐지 관련에서 짚어보자면, 연구회는 “‘주휴수당’은 근로시간 및 임금 산정을 복잡하게 하고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계약을 유인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고 주휴수당의 문제점을 밝혔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구직하는 한 대학생은 “최저시급도 많이 높아져서 업주 입장에서는 주휴수당이 부담됐는지 주 15시간을 넘지 않는 아르바이트가 올라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많은 돈이 필요한 친구들은 2개씩 아르바이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연구회는 “2022년 현재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87년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며 “자율적인 협의와 합의를 통해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노동 개혁 권고 방안의 취지를 전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주휴수당 폐지’ 관련해서는 연구회의 권고문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그러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급구’가 단기 아르바이트 매칭에 특화되어 있는 만큼, 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