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온 30개사 육성해 수출 활로 뚫는다
농식품부, 2027년까지 1천억원 규모의 푸드테크 전용 펀드 조성 미국·유럽연합 등 푸드테크 시장의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 지원 다수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ESG 경영에 관심 있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농림축산식품부가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사를 육성하고, 1천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해 푸드테크 수출액 2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국정과제인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푸드테크 산업을 본격 육성한다고 밝혔다. 푸드테크 발전 방안은 △푸드테크 혁신기업 육성 △푸드테크 저변확대 △푸드테크 성장기반 마련을 골자로 한다.
푸드테크 혁신기업 본격 육성
우선,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할 혁신기업을 육성한다. 2027년까지 1천억원 규모의 푸드테크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푸드테크 기업에게 사업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3년 6월까지 ‘푸드테크 투자정보 플랫폼’을 구축하여 투자자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사업계획 수립 자문 및 투자 중개 수수료를 지원하여 엔젤 투자와 대중 투자 유치도 적극 지원할 계획도 포함됐다.
또한 미국·유럽연합(EU) 등 푸드테크 시장의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푸드테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지원한다. 식품 첨가물·표시기준 등 각종 규제 정보 및 인증, 시장 동향 등 기업이 해외 진출 준비 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별 시장 선호를 고려한 유망상품 개발, 통관·검역·상표 부착 등에 대한 자문도 지원할 예정이다. 더불어 K-푸드테크 제품에 대한 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해외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판촉 확대와 소비자 체험 행사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현재 농식품분야는 컬리, 오아시스 등 유니콘 기업 2개사가 있고 29개 예비유니콘 기업이 있는 만큼 5년 안에 30개 유니콘 기업 육성하겠다”며 “로봇 보도주행 허용 등 기준과 제도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저변 확대 지원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음식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이른바 ‘푸드 스캐닝’ 기술을 보유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은 AI 스캐너는 식판을 식사 전후로 스캔하고 비교·분석해 음식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누비랩은 자동으로 음식을 인식·측정하는 효율적인 급식 관리 방법에 대해 총 22여 개의 관련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 번의 스캔으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구분할 수 있으며, 부피 감지 기술을 통해 섭취량 측정 및 섭취 칼로리, 영양 성분까지 도출할 수 있다. 매일 식사할 때마다 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스캔 정확도가 계속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용 고객은 누비랩 서비스를 통해 섭취율과 잔반율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적정한 식사량을 계획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누비랩에 따르면, ESG 활동에 적극적인 대기업과 정부 및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누비랩 솔루션 도입을 통해 평균 약 26%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였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누비랩은 도입처를 현재 70여 곳까지 확보했다. 한편, 누비랩은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할 예정이다.
대체식품 푸드테크 스타트업 인테이크의 경우, 식물성 대체 계란 ‘베그(VEGG)’를 출시했다고 지난 10월 31일 밝혔다. 베그는 녹두 단백질과 효모 단백질을 활용해 계란 고유의 맛과 향, 식감을 구현했다. 300ml 베그 1병 당 단백질 42g(삶은 계란 7개 분량)이 함유되어 있으며, 18종의 아미노산은 1,350mg 배합돼 있다.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은 없고 식용색소는 첨가되지 않았다. 또한 인테이크 측은 국내에서 자체 기술로 액상형 식물성 대체 계란을 출시한 것은 최초라고 밝혔다. 이번 대체 계란 상품 개발은 농식품부에서 주관하는 ‘2022년 고부가가치 식품기술 개발사업’의 ‘계란 대체 식물성 소재 개발’ 과제로 진행됐다.
푸드테크 성장 기반 마련, 각종 지원책 확대
수제맥주 전문점 브롱스가 지난 10월 26일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인 리하베스트와 함께 친환경 푸드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월 31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수제 맥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맥주박을 수거 및 원료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푸드 업사이클 원료인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친환경 푸드 제품을 개발하고 식품·외식업계의 자원 선순환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을 위해 협력을 이어간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대체제분을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대표 제품은 맥주박, 식혜박 등 곡물 기반의 부산물을 가공해 만든 ‘리너지 가루’다. 오비맥주, CJ푸드빌, MP대산 등 ESG 경영에 관심 있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협력하고 있으며, 업사이클 원료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 및 활용 부산물의 범위를 점차 확장할 예정이다.
푸드테크 업계에서는 농식품부의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에 크게 환영의 뜻을 보였다. 정부 계획이 가시화되면 청년창업 기회 확대와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등 국내 농식품 산업이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년 층에 의지하고 있는 현재의 농업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어 한국도 단위면적당 생산단가를 낮추는 기술 농업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출됐다. 미국, 칠레 등의 농업 생산력이 높은 국가와 FTA 협상을 맺던 당시 국내 농가의 반대와는 다른 형태의 농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푸드테크가 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