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SNS 뒤흔든 알디프,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
자체 개발한 블렌딩 티로 SNS서 화제… 2030 여성 타깃으로 인기몰이 젊은 세대에게도 부담 없는 맛, 세분화된 커스텀 옵션으로 경쟁력 제고 차에 개성적인 이야기 담는 ‘스토리텔링’ 전략, 온라인·오프라인 전부 먹혔다
티(TEA)&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알디프’가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13일 밝혔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이번 투자에는 스트롱벤처스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알디프는 차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차 원료의 효능, 원산지, 성질, 맛, 향, 색 등을 고려해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블렌딩 티 제품 ‘오리지널 티’가 주력 상품이다. 특히 오리지널티 중 ‘스페이스 오디티’는 색이 변하는 우주차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누적 판매량 20만 잔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은빈 알디프 대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대로 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알디프의 온라인 매출도 코로나 이전 대비 500% 이상 상승했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진출, 사업 방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며, 매장 오픈 및 플랫폼 확대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알디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험과 도전 중시하는 젊은층 공략
알디프는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문화인 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티 문화를 선보였다. 주요 고객층은 2030 여성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자신의 좋은 경험을 쉽게 공유해 바이럴이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알디프는 첫 출발선으로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이들이 주목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했고, 목표 금액의 1,598%를 초과하며 펀딩을 마무리해 성공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알디프의 대표적인 제품인 ‘블렌드 티’는 누구나 쉽고, 맛있게 차를 즐길 수 있도록 전문 티 블렌더가 재료의 성분과 성질을 연구해 개발한 오리지널 상품이다. 식물 성분으로 제조된 생분해(PLA) 필터를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고, 땅속에서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현재 알디프는 시그니처 블렌딩 티, 라이프 블렌딩 티부터 시작해 기업 납품·협업·컨설팅, 라이프 스타일 제품, 티 퍼퓸 등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신규 브랜드 ‘크림차’를 런칭하기도 했다. 크림차는 100% 식물성 비건 크림, 저칼로리 대체당 옵션 등을 제공하며 음료의 베이스와 크림, 당도, 당 종류 등을 취향에 따라 커스텀할 수 있다. 소비자가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시대다. 이를 고려한 커스텀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편, 알디프는 올해 세계 최대 식음료 대회인 ‘국제미각대회’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수상하며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젊은 감성 담은 ‘스토리텔링’ 전략… ‘피케팅’ 열풍 불렀다
알디프의 블렌딩 티 상품에는 감각적인 문구가 따라붙는다. △우주는 무슨 맛일까 ‘스페이스 오디티’ △달콤하고 오래된 마법의 주문 ‘올드 블랙 매직’ △서울 밤하늘 아래 그레이 씨 ‘서울의 달 그레이’ 등, 문학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이다. 블렌딩티마다 차의 맛과 향기를 떠오르게 하는 상황 설명을 덧붙여 색다른 의미를 더하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상품마다 담긴 개성적인 이미지는 특히 2030 여성의 수요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스토리텔링 전략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유효했다. 알디프는 자체 개발한 블렌딩 티를 활용한 독창적인 차 메뉴를 코스로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 ‘알디프 티 바’를 운영하고 있다. ‘티 오마카세’라고도 불리는 알디프 티 바는 보통 5~6명 가량의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2시간 동안 스토리텔링과 함께 티 메뉴 5가지를 제공한다. 3개월마다 시즌 테마가 바뀌어 계절마다 색다른 티를 접할 수 있다.
알디프 티 바는 기존 ‘차’의 어렵고 전통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내던지고,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차 취향 테스트’다. 알디프 홈페이지에서는 무료로 차 취향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차 취향 테스트는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와 유사한 일종의 ‘성격 테스트’로, 테스트 결과에서 나타난 개인 성향에 따라 어울리는 차를 추천해준다.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젊은층은 각종 테스트 결과를 SNS 등에 공유하는 일이 잦다. 테스트 하나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 밖에도 차의 아름다운 색감, 차에 담긴 특별한 의미, 티 마스터와의 섬세한 교감 등은 차별화된 감성과 SNS 업로드 등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재 알디프 티 바는 20대 고객 위주의 탄탄한 고정 팬층을 보유 중이다. 코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뒤로는 방문을 위해 한 달 전에 공지되는 스케줄을 확인하고, 예약이 오픈되는 날 피케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케팅)을 해야 할 정도다. 방문 예약 피케팅은 젊은층 사이에서는 인기의 방증이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희소성이 부각되며 오히려 더욱 입소문이 나고,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알디프의 주력 상품, ‘블렌딩 티’는 무엇인가
‘블렌딩 티(Blending Tea)’는 주재료가 되는 차에 다른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차를 섞어 만드는 차다. 차 외에도 계피·생강·감초와 같은 한약재, 복숭아·유자·귤과 같은 과일, 우유·두유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차 블렌딩을 하는 이유는 차의 맛과 풍미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차는 농작물이기 때문에, 같은 생산지에서 재배된 차일지라도 품질이 늘 동일하기는 어렵다. 원재료의 컨디션에 따라 마실 때마다 차의 맛이 달라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언제나 일정한 맛과 향을 내기 위해서 티를 블렌딩하는 것이다. 또한 작황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 수매가에 대응해 차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블렌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블렌딩 티의 가장 큰 강점은 새로운 맛과 향을 가진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블렌딩을 통해 개발된 ‘오리지널 티’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이 끊임없이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블렌딩 티의 수요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알디프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