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속 코넥스 노크하는 벤처기업…상장기업 두 배 늘어

올해 들어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8곳으로, 지난해 기록(7곳) 뛰어넘어 매년 10%가량의 기업들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코넥스시장의 가격제한폭은 전일종가대비 ±15%로 코스피, 코스닥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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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코넥스 홈페이지>

오늘(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8곳으로, 지난해 기록(7곳)을 뛰어넘었다. 연내 코넥스 상장을 앞둔 기업(6곳)을 합치면 지난해의 2배가 될 예정이다. 코넥스 신규 상장사 수가 증가한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코넥스시장 찾는 벤처·스타트업

벤처투자,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 속에 코넥스시장을 찾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스닥에 비해 비교적 상장이 수월한 코넥스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5,598억원으로, 전년 대비(9,518억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금액도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4,401억원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코넥스 상장 규제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이전상장 관련 수수료 면제, 기술평가 부담 완화 등 금융당국의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한 것이 코넥스 상장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코넥스 상장사의 자금조달도 제한적이다. 올해 10월까지 126개 코넥스 상장사의 자금조달 규모는 총 2,720억원으로 지난해(5,38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이전부터 코넥스 상장사의 연간 자금조달 규모는 2,000~3,000억원대 수준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은 우량한 기업이라면 코넥스가 아니라 코스닥 직상장을 택하지 않겠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라며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으로 코넥스에 우량 기업들이 상장된다면 벤처투자가 활발하겠지만 아직은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로 개인투자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

코넥스는 2013년 7월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식시장이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코스닥·코스피 상장사와 달리 공모청약이 아닌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또한 코넥스는 내부적으로 지수를 산출하고 있으나 시장규모가 작고 매년 약 10%의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 때문에 지수가 실제 시장상황을 반영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코넥스시장 초기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3억원 이상의 장기 개인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었다. 이는 코넥스시장이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2년 5월 말부터 개인투자자가 투자할 때 적용됐던 기본예탁금 규제(3천만원 이상 예탁 필요) 및 소액투자 전용계좌(3천만원 한도) 제도가 폐지되어 누구나 코넥스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상장 심사와 공시 등 규제가 최소화된 시장인 만큼 증권사는 처음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투자 유의사항을 알려야 한다.

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로 코스피, 코스닥과 동일하다. 가격제한폭은 전일종가대비 ±15%로 다르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가격제한폭이 2015년 30%로 늘어날 때 코넥스시장은 15%로 유지됐다. 다만 호가단위 실시간 경쟁매매 체제인 코스피, 코스닥체제와 달리 코넥스는 30분 단일가매매로 거래가 이뤄진다. 30분마다 사람들의 매수/매도 주문을 받아 일치하는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는 방식이다.

신규 상장신청기업의 심사 절차

코넥스시장은 지정자문인이 신규 상장신청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고, 한국거래소에서는 해당 기업의 상장이 공익과 투자자보호에 적합한지 여부를 위주로 심사하고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지정자문인이 제출한 상장 적격성 보고서를 토대로 경영진의 시장 건정성 저해 행위 여부 및 경영투명성, 회계정보 투명성, 투자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공익과 투자자보호에 부적합 사유가 없는지에 대해 심사하고 있다.

코넥스시장의 상장 승인과 매매거래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신규상장 신청회사가 제출한 서류의 정정, 보완이 있는 경우와 상장심사 결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 발생 등을 제외하고는 상장희망일 이전에 심사결과를 회사와 지정자문인에게 통보한다. 상장일이 되면 신규 상장회사 대표이사 및 지정 자문인,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신규상장식을 개최하고 코넥스시장 상장과 동시에 매매가 개시된다.

흥미로운 변화는 코넥스시장으로 진출해서 기회를 보는 중소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코넥스는 투자자 접근성이 낮고 조달 규모가 작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올해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 기본예탁금 제도 폐지 및 코스닥 이전상장 요건 확대 등의 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을 통해 코넥스시장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