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약 15조원 투자 ‘범부처 스케일업 연구개발 투자전략’ 발표

’27년까지 기술혁신을 통한 딥테크 유니콘 기업 창출 정부와 민간 간 ‘협업 투자’가 중요 과기정통부 “세계적인 거대신생기업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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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화 단계별 및 부처별 스케일업 R&D 예산/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스케일업(Scale-up) 연구개발(R&D) 분야에 약 15조원을 투입한다. 이에 첨단기술(딥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10곳을 육성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제16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혁신 기술 기반의 거대신생기업을 창출하기 위한 ‘범부처 스케일업 R&D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스케일업은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고도화하는 ‘기술 스케일업’과 새싹 기업의 규모를 성장시키는 ‘기업 스케일업’을 포괄하는 의미다.

‘한국의 창업생태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제 비교 연구(2021)’에서 한국, 미국, 영국, 중국, 일본 5개국을 비교 진단한 결과, 우리나라는 기술개발 역량과 창업률은 높지만, 아이디어 기반 가벼운 창업·창업기업생존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역 특성을 살린 창업 밸리가 잘 구축되어 있고, 혁신을 장려하는 정부의 창업기업 대상 공공 조달 정책이 강점이다. 또 일본은 총리 중심의 범부처 Top-down 형태의 창업 정책을 수립, 대학 중심의 산·학 협력 체계가 공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첨단기술 창업 활성화를 하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 간 협업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그간 한국의 이미지였던 ‘Fast follower’를 극복하고 ‘Global leader’가 되려면 결국은 기술력으로 앞선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번 정책이 딱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과학기술혁신본부는 R&D 30조원 시대를 맞아 스케일업 R&D 지원체계를 마련해 국가연구개발 성과가 경제적 성과로 연결되는 고리를 공고히 하고자 민간 전문가 및 관계부처와 협업해 ‘범부처 스케일업 R&D 전담반(TF)’을 구성했다. 전담반 운영 등을 바탕으로 △민간 주도·참여 확대 △범부처 함께 달리기(협력 강화) △기업 지원방식 다각화 △생태계 중심 지원 등 4대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민간 주도·참여 확대

기존 정부 R&D는 민간 투자 마중물 역할이 부족했다. 출연금 중심 지원과 민간투자 연계 R&D사업(TIPS 등) 지원의 경직성, 일률적인 기업 부담 연구개발비 등 민간투자 유도가 미흡했다. 민간과 정부 모두 중‧후기 단계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등 성장단계별 지원 불균형이 발생했다. 이에 민간투자 유도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R&D사업 확대, 정부 R&D는 초기 혁신형 기업 등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스케일업 R&D 투자를 강화한다. 연구개발과 연계한 정책기금(업력 3년 이내 초기기업 기금, 연구성과 스케일업 기금 등) 등을 통해 초기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을 중점 지원한다. 국가 기술 전략센터 신설 등 스케일업 분야의 전략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범부처 통합 관점에서 진행한다. 또한 R&D 예산 배분·조정을 추진한다. 여기서 국가 기술 전략센터는 스케일업 R&D 투자 현황분석 및 전략성 강화 등 스케일업 R&D 분야의 국가 차원의 두뇌집단 역할을 수행한다. 관행적 계속사업에 대한 일몰 또는 구조 개편, 스케일업 특화사업에 대한 재투자 등을 통해 스케일업 R&D 투자의 효율화를 추진한다.

협력 강화, 범부처 함께 달리기

정부와 민간 간 협업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된 만큼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이해관계자가 함께 목표 문제를 설정하고, 기술개발·사업화를 통해 솔루션 도출할 예정이다. 민간의 수요를 바탕으로 스케일업 R&D를 추진해 사업화 대상 기술의 수요-공급 간 불균형을 해소한다.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유망기술 발굴부터 기술 고도화, 기술창업 및 기업 성장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지원체계 구축에 나선다.

각 부처의 기술 데이터베이스(미래 기술 마당, 국가기술은행, 테크브릿지 등)에 빅데이터·인공지능을 적용하여 유망기술 선별 및 집단을 구축한다. 민간과 공유 등을 바탕으로 사업화·기획 창업 활동을 지원 국가전략 기술 분야 등의 글로벌 우수특허 창출·선점을 위해 표준특허를 확보한다. 이어 혁신기업의 지식재산권(IP) 종합전략 수립 및 국내·외 특허 출원·관리 등 지원 강화한다. 우수한 연구성과에 대해 시작품 제작터, 출연금 지원을 통해 시작품을 제작하고, 이후 투자 연계 등을 통해 시작품 제작까지 지원한다. 여기서 시작품 제작터는 연구자의 시작품 제작 의뢰에 대응해 시작품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을 말한다. 공공 혁신조달을 위해선 수요 역제안 방식(기업이 보유 기술을 기반으로 공공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혁신수요를 역으로 제안)을 확산한다. 공공수요와의 연계 강화, 전용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기저 기술 분야에 맞춘 공공 혁신조달 신설 및 강화에 나선다.

맞춤형 기업연구개발 지원 체계 구축

그동안 기업 혁신역량에 맞춘 성장지원체계가 미흡했다. 중소‧벤처 R&D 지원 기준이 매출액, 업력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과제별 소규모 지원으로 혁신적 기업을 창출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기업의 혁신역량 진단에 기반해 민·관 역할 분담을 고려한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해준다. 기업의 R&D 자원, 혁신 활동 수준 등을 평가해 그룹화하고 수준별 맞춤형으로 정부 R&D를 지원해 기업의 혁신역량을 제고한다.

업력·매출액 중심의 지원구조에서 벗어나 부처별 특성을 고려한 기업 혁신역량 진단체계를 도입해, 기업의 혁신역량에 맞춰 전략적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기업연구소 연구개발 역량 진단을 통한 그룹별 맞춤형 기술개발 체계를 구축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혁신 역량지수(인프라·투입·활동·성과 요소 등) 기반 사업 효과성을 점검하고 성과 관리한다.

투·융자 연계형 R&D를 신설·강화도 나선다. 이를 통해 특례 보증 등 융자를 받은 기업에 대해 매칭해, 연구개발 수행 등을 위한 출연금을 지원한다. 후불형·경쟁형·이용권형 R&D,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한 기업의 연구비 부담 비율 탄력 적용 등 민간 주도에 기반한 혁신적인 기업 지원방식 도입 후 확대한다. 민·관 간 협업의 중요성이 높은 국가전략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투자 유도를 촉진하기 위해 민·관 협업 바탕의 대규모 R&D 프로그램을 신설 및 추진한다.

기술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

딥테크 창업과 성장을 위해서는 신기술‧아이디어와 대학과 기업 간 유기적 협력 강화가 필요한데, 한국은 산·학·연 협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여러 클러스터 사업이 있지만, 실질적인 산‧학‧연 협력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케일업 생태계 조성 지원과 기존 혁신 클러스터의 산·학·연 협력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국가전략 기술 분야 등을 중심으로 거점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기업이 집적해 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산·학·연 스케일업 밸리’를 육성한다. 기존 지역 협력 지구 활용 등을 통해 스케일업 밸리 내 기술 발굴·고도화, 사업화·창업까지 지원해 기술·자금·인력의 선순환 강화에 나선다. 프라운호퍼 방식을 도입, 현장 밀착형 전문인력 양성 및 예비·기획 창업 활동 지원 등 기술·인력·자금과 연계된 묶음형 지원을 강화한다. 여기서 프라운호퍼 방식은 지역 대학과 연구소 간 상호 보완적인 연합체를 구성해, 신기술 육성, 인력양성, 스케일업 등 학·연 협력 플랫폼 형태로 지역혁신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정부 연구개발(R&D) 30조원 시대를 맞아, 우리의 연구개발(R&D) 성과와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스케일업 강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기”라고 언급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그리고 관계부처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정부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진 유망기술 씨앗을 키워서, 세계적인 거대신생기업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