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9일 실적 발표, 쇼크 vs 서프라이즈? 핵심은 ‘이것’
주가 반등의 동아줄은 구독자 증가율 새로 도입한 광고 요금제 효력 없다지만… 당당한 경영진 요금 인상 가능성 있지만 구독자 하락 감안해야
넷플릭스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넷플릭스 주가는 판데믹 당시 구독자 증가세 둔화 우려로 주가가 76% 급락했다가 다시 두 배로 반등하는 등 격렬한 요동을 보이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가 이 반등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점이 될 전망인 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들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가 있다. 2023년이 2022년에 비해 넷플릭스에 더 우호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믿을 만한 이유도 있다. 월가가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높은 광고 단가와 갈수록 높아지는 구독자당 평균매출(ARPU)에 힘입어 올해 수익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독자 증가율이 정체돼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건은 구독자 증가율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지표는 가입자 증가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물던 2020년은 넷플릭스의 황금기였다. 비대면 플랫폼 열풍에 힘입어 주당 700.9달러까지 급등했다. 2021년에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해 2022년 첫 9개월 동안 더 둔화했다. 지난해 5월, 가입자 수 둔화 우려에 주가가 162.7 달러까지 급락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광고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비밀번호 공유 단속을 약속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V자 반등을 이뤘지만 고지 탈환에는 어림없는 수준이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여전히 작년 이맘때보다 40% 가까이 하락한 주당 33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총가입자는 2020년 전년 대비 약 22%, 2021년 9%, 9월 30일까지 12개월간 약 4%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4분기 실적 발표에 이 추세가 이어질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다만 3분기 가이던스에 따르면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강력한 성장을 시사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판데믹으로 인해 수요 견인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넷플릭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3년 가입자 성장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언급했다. 헤이스팅스는 “콘텐츠 측면이든, 마케팅 측면이든, 가격 인하, 유료 계정 공유 등 우리는 사려 깊게 접근하고 있다”라며” 회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모든 것이 내년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경영진의 4분기 신규 유료 회원 450만 명에 대한 가이던스는 3분기의 240만 명 증가와 비교하면 상당할뿐더러 3분기 증가량은 2분기에 잃었던 100만 명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광고 요금제 도입은 온램프 전략?
광고 요금제 도입의 효과도 초미의 관심사다. 2022년 11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광고형 베이식 멤버십(Basic with Ads)은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4,000원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월 5,500원, 미국에서는 월 6.99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 가끔 나오는 광고 시청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대부분을 시청할 수 있다. 투자 업계는 광고 요금제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마크 마하니(Mark Mahaney)는 이 제품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긍정적으로 꼽았고, 코웬(Cowen)의 존 블랙리지(John Blackledge) 는 2023년에 넷플릭스가 430만 명의 가입자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주식의 가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전히 주가 대비 수익률(per)이 28이라는 싸다고는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시장 선두 주자에게 새로운 자금원이 탄생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이었다.
하지만 광고 요금제가 출시되고 시간이 좀 지나자 많은 사람의 예상과 달리 즉각적인 효과가 없다는 징후들이 있다. 리서치 회사 안테나에 따르면 2022년 11월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중 9%가 광고 요금제를 선택했다. 해외 언론사 디지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계약된 광고 노출량을 달성하지 못해 일부 고객사에게 환불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넷플릭스는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다. 5일 개최된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 행사에서 제러미 고먼(Jeremi Gorman)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광고 의장(President of Worldwide Advertising)은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가입률에 관심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있는 성장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구체적 숫자를 언급하지 않은 고먼의 말은 직접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광고 요금제에 대한 부정적 보도에 대해 부드럽게 반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관점도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가입자들을 더 비싼 요금제를 위한 잠재적 고객들로 보기 때문에 적당한 성장에도 만족한다는 것이다.
온램프 전략(on-ramp strategy)이라는 용어가 있다. 기업이 고객을 더 높은 가격 또는 더 포괄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할 목적으로 더 낮은 가격에 제한된 버전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전략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광고가 포함된 저가 구독 옵션인 ‘광고 요금제’가 바로 온램프 전략이다. 이번 저가 광고 요금제는 고객을 광고가 포함되지 않은 고가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하고, 여러 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기능과 오프라인 시청을 위한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 등 추가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이러한 기능은 광고 요금제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이 전략은 넷플릭스가 더 넓은 고객층을 유치하고 고객을 더 높은 가격의 요금제로 유도해 잠재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한다.
여전히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4번째 구독료 인상?
여러 국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사업 비용을 증가시키고, 많은 회사는 그 비용을 가격 인상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워너 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는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의 월 가입비를 월 1달러(7%) 즉시 인상했다. 과연 넷플릭스도 자체 가격 인상 트렌드를 따를 준비를 하고 있을까? 넷플릭스 가입자 모두의 관심사다. 넷플릭스도 가입자들에게 최근 4년간 3차례 가격 인상 등 가격 인상 전례가 있는 만큼 또 한 번의 가격 인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의 가격 상승이 가입자 손실을 촉발했다는 분석도 있어 넷플릭스가 2023년에 가격 인상에 또 도전하기는 어렵다는 평이다.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거의 정확히 1년 전에 11%의 가격 인상을 포함하여 지난 4년 동안 월 비용 상승을 세 번이나 경험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전에,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요금의 광고 요금제를 출시했다. 따라서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은 광고 기반 버전으로 내려가도록 하고 나머지 민감하지 않은 고객들이 더 비싼 요금을 내준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이 더 낮은 가입자 비용을 벌충할 수 있다면 넷플릭스 처지에서는 더 이득이다. 하지만 광고 매출이 가입자 손실을 벌충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알파벳, 디지털 비디오 광고 전문 기업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 등 온라인 광고 전문가들은 광고 구매자들이 마케팅 예산을 보류하고 있어 수익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 결과 알파벳의 주가는 작년 한 해 동안 35% 하락했고, 넷플릭스 상황과 유사한 TTD는 45% 하락했다. 이러한 징후들은 전설적인 거대 기업이지만 디지털 비디오 광고계의 상대적 신인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관리하는 넷플릭스 광고의 수익에 적신호로 보인다.
작년 12월 16일 UBS 제50회 글로벌 TMT 컨퍼런스에서 넷플릭스의 우선순위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CEO는 올해 회사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수익 성장을 다시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넷플릭스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목요일 미국장 마감 후 경영진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