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천하는 스튜디오 미르, 한국의 지브리 될까

글로벌은 애니메이션 콘텐츠 투자 확대중… 22년 137조원 규모 차별화된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 전 공정 자체 제작 가능 IP사업 진출로 주도적인 사업구조 확보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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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튜디오미르

애니메이션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소구하는 장르 중 하나다. 슬램덩크가 극장가를 제패했다.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중요한 영향을 끼친 회사 중 하나는 바로 스튜디오 미르다. 스튜디오 미르는 한국에 본사를 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로 고품질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넷플릭스, 디즈니 등 굵직한 업체들과 협력하며 애니메이션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최초로 넷플릭스와 장기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스튜디오 미르 상장, 공모가는 1만 9,500원

최근, 스튜디오 미르는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6~27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다음 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스튜디오 미르의 상장은 애니메이션 업계에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스튜디오 미르 관계자는 “지난 16~1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701.62 대 1로 나타났다”라며 “신청물량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1만 9,500원) 이상에 몰렸다”라고 밝혔다.

공모가는 1만 9,5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195억원이고 예상 시가총액은 1,004억원이다. 이번 공모로 확보된 자금은 지식재산권(IP) 콘텐츠의 애니메이션화 흐름에 따라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협력 업체 인수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직접 IP를 확보해 수익구조를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Osmg(one source multi use)기업으로의 변신 꿈꾸는 미르

사진=스튜디오미르

설립부터 지금까지 계속 북미 매출이 100%를 차지하고 있다. OTT가 나오기 이전에는 케이블 채널에서 주로 애니메이션이 방영됐다. 편성표에 콘텐츠들이 배정되는 모습이었다. 콘텐츠의 수가 제한이 되어 있어서 플랫폼 사들이 제작사를 엄격히 선정했다. 스튜디오 미르를 포함하여 최고의 제작사들 위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었다. 일정 수준 이하의 업체에는 사실 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OTT 시장이 열리면서 특정 편성표에 맞춰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무제한으로 올리게 됐다. 그렇다고 신생 기업이 들어오는 일은 드물었고 기존의 플랫폼 업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최고급 제작사들이 그대로 수혜를 받게 됐다. 단적인 사례로 2018년도에서 19년으로 넘어올 때 스튜디오 미르는 넷플릭스에서 5년짜리 장기계약 제의를 받았다.

사진=스튜디오미르

OTT 시장이 발전하며 디즈니, HBO 맥스 등이 출범했다. 공통점은 각자 어느 정도 애니메이션에 예산을 배정한다는 점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니메이션이 부족해진 넷플릭스가 북미에 흥행했던 게임사들에 접촉하게 된다. 이것이 스튜디오 미르가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던 도타,위쳐와 같은 게임 기반의 애니메이션을 발표하게 된 배경이다. 이렇게 작업이 진행되던 와중 플랫폼 사들이 아니라 게임사들로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을 직접적으로 제안받게 됐다. 같이 협업해서 콘텐츠를 제작한 다음에 다시 OTT 플랫폼에 판매하자는 제안이었다. 플랫폼 사가 아니라 콘텐츠 사에게 직접 제안받는 입장이 됐다. 스튜디오 미르의 새로운 활로가 보이며 국내 상장사와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튜디오 미르는 주로 보수적인 경영으로 현금 확보에 주력했던 기업이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공모 자금이 들어오게 되면 보유한 현금을 가지고 IP로도 확보를 하게 되고 능력도 확장할 계획이다. 과거 엔터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레이블 화를 꾀한다. 장르별로 레이블 화도 진행하고 동시에 캐파도 확장할 전략이다. 또 미국 법인 같은 경우는 녹음을 진행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비용만 나가는 부서였다. 공모를 통해 추가 자금이 생기면, 현지 작가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IP를 직접 매입하여 자체 제작을 진행할 계획도 있다. 타 업종과의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서 IPO를 계기로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서의 강점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는 뽀로로나 핑크퐁 같은 어린이 전용 콘텐츠를 만드는 어린이 콘텐츠 제작사다. 반면 스튜디오 미르 같은 경우는 슈퍼맨이나 배트맨, 진격의 거인 같은 성인 대상의 제작사다. 어린이 제작사와는 결이 다르다. 어린이 콘텐츠 기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IP 소진 속도가 빠르다. 스튜디오 미르 같은 경우는 주로 장편을 제작한다. 오히려 에이스토리나 스튜디오 드래곤처럼 드라마 제작사와 비슷한 성격의 제작을 하고 있다.

사진=스튜디오미르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IP가 있으면 애니메이션 공정 과정은 다음부터 프리 프로덕션, 메인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 3단계로 나눠진다. 프리 프로덕션 같은 경우는 연출과 기획, 화면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작 전에 모든 생각을 감독님들과 간부들이 다 회의하는 부분이다. 건축에 비교하면 설계도를 만드는 공정이다. 메인 프로덕션 같은 경우는 실제로 시공에 돌입한다. 작화를 그리고 원화를 그리고 배경 동화를 그리는 부분이다. 마지막 과정인 포스트 프로덕션은 그림에 성우들의 목소리를 입히는 과정이다. 마지막 마감 인테리어를 생각하면 쉽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프리, 메인, 포스트를 전부 다 제작할 수 있는 부분을 총괄 제작, 메인 프로덕션만 제작하면 일반 제작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일반 제작에 비중을 많이 뒀다, 거칠게 표현하면 그림만 그렸다고 볼 수 있다. 부가가치 창출이 적은 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가격 경쟁이 심할뿐더러, 기획에 참여할 수도 없다.

스튜디오 미르 같은 부분은 바로 총괄 제작으로 시작했다. 규모에서도 차이가 난다. 이윤율도 초반 7%로 시작했지만, 기술이 쌓이고 검증된 작품들이 나오면서 그대로 제작비 및 이윤으로 바뀌며 협상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스튜디오 미르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1편당 일반제작의 수주 평균 단가는 약 227만 달러로 총괄 제작의 수주 평균 단가 약 1085만 달러보다 현저히 낮다.

또한 모든 콘텐츠 회사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인력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유재명 스튜디오 미르 대표 같은 경우는 최근에 오징어 게임이 수상하기도 했던 에미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그 실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회사 설립 초반에는 간부들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하며 어느 정도 회사의 기틀을 잡았다. 현재는 인원이 200명 이상 늘어났다. 감독 육성과 작품 제작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진 회사다.

사진=스튜디오미르

작품 제작에 대한 노하우도 훌륭하다. 작품 라인업마다 사이에 공백이 비게 되면 결국에는 인건비는 매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회사가 예상치 못했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얼마나 촘촘하게 그리고 임직원분들이 가장 효율적인 일정으로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게 짜느냐. 그 부분이 PD들의 메인 역량이다. 스튜디오 미르는 이 부분을 10년 이상 시스템화했다. 신생 업체가 생긴다면 이 부분이 가장 큰 진입 장벽이다.

실적도 훌륭하다. 그간 협업해왔던 고객사들의 이름값이 쟁쟁하다.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등 사실 글로벌 최고 플레이어들과 계속 협업해 왔다. 케이블 TV로 방영됐던 코라의 전설은 당시에 전미 케이블 4등까지도 올라갔다. 도타나 위처 같은 경우는 넷플릭스 탑텐 안에도 들어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장르 안의 탑텐이 아니라 전체 순위 탑텐에 들어갔었기 때문에 흥행성에서도 검증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려도 크다. 북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인력이 유출되면 타격이 크다. 특히 한국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은 원더풀 데이즈 등, 그간 많은 실패를 해 왔다. 일본 애니메이션만큼 인지도나 호평받지 못하고, 대규모 팬층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큰 한계로 꼽힌다. K-드라마나 K-pop과 같은 실사 K-콘텐츠와 달리 애니메이션은 한국의 주요 문화 수출품으로 여겨지지 않으며, 국내외 관객들의 관심과 관심을 유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스튜디오 미르는 총 100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 희망 밴드는 1만 5,300~1만 9,5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1,004억 원이다. 이날부터 17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오는 26~27일 일반청약에 나선다. 다음 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고,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유재명 스튜디오 미르 대표는 “스튜디오 미르의 기업 가치를 믿고 성원을 보내주신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라며 “상장 후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IP 사업에 진출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